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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동자 구도의 길 (26)바수밀다녀 - 최고의 창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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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삼매華嚴三昧 - 최옥자 2007년 08월 306호
그림 /  오정희 다음으로 찾아갈 선지식 바수밀다가 창녀라는 말을 들은 선재는, 좀 곤란하다는 의심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사자빈신 비구니가 권한 분이니 필시 기품 높은 여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목적지인 험난국의 보장엄성으로 향했다.
보장엄성에 도착한 선재는 가는 데마다 창녀 바수밀다를 찾았더니,
“청정한 얼굴을 하며, 마음에 한 점 의혹과 동요가 없고, 산란하지 않으며, 흐트러짐이 없어 보이는 너는 수행자임에 틀림이 없는데, 어째서 여인을 구하러 다니는가. 혹시 친척이라도 되는가”
하며 빈정거리고 상대해 주지도 않았다.
할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까닭을 말하니,“ 네가 수행의 일로 바수밀다를 만나려 하는가. 그 여인을 만나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 여인은 멋진 분이다. 단순히 창녀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중앙대로를 똑바로 따라가 면 광장이 나오고, 그 북쪽에 훌륭한 담으로 둘러싸인 집이 그곳이다”라고 가르쳐주었다. 이 말을 듣자 선재는 마음의 의혹이 일시에 사라져 환희 용약하며 여인의 집에 이르렀다.
집을 보니 담만 훌륭한 것이 아니다. 주변에는, 궁전과 누각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고, 백천 가지 보배로 두루 장엄하였으며, 해자에는 향물이 가득하고, 그 안에는 갖가지 색의 연꽃이 아름답게 피었으며, 침수향을 태우고, 보배 방울을 달아 바람이 불면 화창한 소리를 내어, 가지가지 아름다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니, 창녀 바수밀다가 수많은 권속들에 둘러싸여 앉아 있었다. 여인의 얼굴은 단정하고 엄숙하며, 피부는 금빛으로 빛나고, 눈동자는 감청빛이며, 미묘한 음성은 옥이 굴러가는 듯하고, 여러 보배 영락과 장엄구로 그 몸을 장엄함이, 무엇하나 사람을 매료시키지 않는 것이 없었다. 이때 여인의 몸에서 광대한 광명이 나와 그 집의 궁전
을 비추니, 이 광명을 받는 자는 모두 몸이 상쾌해졌다. 선재는 여인의 앞으로 나아가 합장하며 멀리서 찾아온 까닭을 알렸다.
“착한 이여, 잘 오셨습니다. 나는 욕망을 여읜 보살의 해탈을 얻었습니다. 나를 구하여 오는 모든 중생들, 사람이나, 신들이나, 귀신이나, 아수라나 긴나라나, 나는 그들의 욕망에 따라 모습을 바꾸어 나타내게 됩니다. 그 중생들의 마음에 드는 키, 용모, 피부색으로 그들은 각각 나를 보게 됩니다. 만약 천인이 나에게 오면, 나는 천녀가 되고, 인간의 남자라면 인간의 여자가 되고, 귀신이라면 귀녀가 됩니다. 어떠한 중생이든, 어떤 자는 나를 보는 것만으로, 어떤 자는 나를 껴안는 것만으로, 어떤 자는 나에게 입맞춤하는 것만으로, 어떤 자는 나와 함께 자는것만으로, 그 중생들은 욕망을 다 벗어나게 됩니다.”
“나는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만, 당신을 품으면 더욱 욕망에 사로 잡히는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모든 중생이 욕망을 벗어날 수 있도록 언어로, 때로는 신체로써 법을 설합니다. 그러면 중생들은 제각기 보살삼매의 세계, 즉 망아의 세계로 들어가 욕망을 버리는 궁극에 이르게 됩니다.”
선재는 아직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 또 물었다.
“성자시여, 어떤 선업을 심었기에 이러한 보살의 해탈을 얻을 수 있었습니까?”
“착한 이여, 아득히 먼 기억을 더듬어 보면, 과거세에 고행불이라는 부처님이 출현하셨습니다. 그 부처님이 중생들을 애민히 여기시어 왕성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성문의 턱을 밟는 순간, 도성 전체가 크게 진동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도성이 갑자기 넓어지며, 무수한 보배로 장엄되었습니다. 하늘에서는 보배 꽃이 빤짝거리며 흩날리어 떨어지고, 미묘한 음악이 들려왔습니다.
그때, 나는 어떤 장자의 아내였습니다.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 마음을 깨달아 남편과 함께 부처님께 한 장의 보배 돈을 공양했습니다. 그때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의 시자로서 시중들고 계셨는데, 그 문수사리보살이 나에게 법을 설하여 보리심을 발하게 하였습니다.
착한 이여, 이렇게 해서 나는 탐욕을 여읜 해탈을 얻었습니다만, 다른 보살의 공덕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선도성이라는 도성이 있고, 거기에 비실지라라는 거사가 항상 전단 불탑에 공양하고 있습니다. 그분에게 가서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닦으면 좋을지물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