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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시간판의 세계기록유산 지정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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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칼럼 - 남권희 2007년 07월 305호
200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제된 해인사 팔만대장경 세계유산(World Heritage)과 세계기록유산(World Documentary Heritage)

유네스코 기록유산 국제자문회의(IAC)는 2007년 6월 11일에서 15일 4일간에 걸친 제 8차 정기총회에서 <조선왕조 의궤> 및 해인사의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결정하였다.
세계기록유산이란 세계유산과 더불어 유네스코에서 인류의 유산인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승할 목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인정되는 기록물에 대하여 엄격한 사전심의를 거쳐 지정하게된다.
이러한 지정을 통하여 UNESCO는 의미있는 유산들을 자연재해나 전쟁 등 파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 인류 유산의 파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유산을 온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하여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삼분하여 관리하고 있다.
문화 유산(Cultural Heritage)은 다시 역사와 예술, 과학적인 관점에서 세계적인 가치를 지닌 비명碑銘, 동굴생활의 흔적, 고고학적 특징을 지닌 건축물, 조각, 그림이나 이들의 복합물 등의 유적(Sites)과 건축술이나 그 동질성, 주변경관으로 역사, 과학, 예술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닌 독립적 건물이나 연속된 건물로서의 건축물(Earthen Architecture), 그리고 인간 작업의 소산 물이나 인간과 자연의 공동 노력의 소산물이나 역사적, 인류학적 관점에서 세계적 가치를 지닌 고고학적 장소를 포함한 지역의 관점에의 장소(Cities)로 세분되어 지정된다.
자연 유산(Natural Heritage)은 무기적 또는 생물학적 생성물로 이루어진 자연의 형태이거나 그러한 생성물의 일군으로 이루어진 미적 또는 과학적 관점에서 탁월한 가치를 지닌 곳이나 과학적 보존의 관점에서 탁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닌 지질학적, 지문학地文學, 생성물과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서식지 또는 과학, 보존 또는 자연미의 관점에서 탁월한 세계적 가치를 지닌 지점이나 구체적으로 지어진 자연지역이 지정 대상이다.
그 밖에 복합 유산(Cross-Cutting Heritage)은 위의 두가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을 그 지정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UNESCO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산의 현황은 2007년 6월 현재 전세계 137개국 830건에 달하여 이 가운데는 한국의 종묘(1995), 해인사 장경판전(1995), 불국사 및 석굴암(1995), 창덕궁(1997), 수원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2000)이 포함되었고 북한의 고구려 고분군도 2004년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였다.
한편 UNESCO에서는 세계유산의 지정과는 별도로 기록유산(Documentary Heritage)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1995년부터 <Memory of the World>사업을 시작하여 기록유산의 보호에 앞장서서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별 기록물의UNESCO 유산 등재 및 프라하 원고본 사업, 성 소피아 사업, 러시아의 기억 사업, 아프리카 엽서 사업, 빌니우스 대학 사업 등을 추진하였으며 이를 통한 기록물의 체계적인 정리 및 보존, 라벨링 및 디지털화 작업, 그리고 필요한 자금의 조달 및 지원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기록유산(Documentary Heritage)은 단일기록물 또는 기록의 집합으로 인류의 문화를 계승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기록을 담고 있는 정보와 그 기록을 전하는 매개물을 말한다. 즉 여기에는 필사본, 도서, 신문, 포스터 등 기록이 담긴 자료와 플라스틱, 파피루스, 양피지, 야자잎, 나무껍질이나 돌 등 기록이 남아 있는 자료와 그림이나 지도, 음악 등 비문헌자료 그 밖의 오디오, 비디오, 아날로그와 디지털 형태의 모든 종류의 전자 데이터까지도 포함하는 광의 적 개념이다.
이렇게 시작된 <Memory of the World> 사업 결과 1995년 이후 현재까지 수행된 시범사업만 10여건 이상이 완료되었고 이와 더불어 2005년까지 전세계 57개국 120건 의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었으며 여기에는 1997년 10월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 2001년 9월 지정된 승정원일기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2007년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과 조선왕조 의궤가 포함 되어한국은 모두 6점의 기록유산이 등재된 상황이다.
이로서 한국은 7곳의 세계유산과 더불어 6점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되었고 해인사로 보아서도 이는 1995년 12월 해인사 장경판전이 건축물로서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데 이어 그 내부를 구성하는 역사적 기록물로서 대장경각판 및 제경판(사간판등)이 다시금 기록 유산으로 재조명되어 불교유산인 사찰 건축물과 그로 인해 발생된 문화유산으로 대장경이 동시에 가치를 인정받는 의미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여 진다.

해인사 대장경판이 갖는 의미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대장경판(Printing woodblocks of the Tripitaka Koreana)>은 해인사의 장경판전에 보관되었던 경판으로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전체 수량은 모두 81,258장, 새겨진 글자 수만 무려 5천 2백만 자로 조사되었고 이들 글자 하나하나가 오자나 탈자 없이 모두 고르고 정밀하다는 점에서 그 보존 가치가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현존 대장경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와 내용의 완벽함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는 문화재로서 경판이 새겨진 시점 또한 대체로 고려 고종 23년(1236) ~ 고종 38년(1251) 사이임을 감안할 때 판각에 소요된 가간만도 16년이나 되는 거질의 판각 작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대장경판이 갖는 의의와 가치는 개태사의 승통인수기守其스님이 북송관판과 거란본 및 우리의 초조대장경을 대조하여 오류를 바로잡고 철저한 고증과 교감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부각 된다.
경판의 본문은 그 동안의 조사나 연구를 통해 볼 때 초조대장경을 바탕으로 하고 송본이나 거란본 대장경을 비교하여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고쳤으며 초조대장경에 도 없었던 경서도 참고하여 본문을 다양하게 보완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 판각 및 그 과정에 동원된 인력이나 물자면에서 보면 더욱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경판 34_35을 판각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판을 만들 수 있는 목재를 확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대략 40cm 굵기에 1~2미터짜리 통나무 한 개당 대여섯 장의 목판을 만들 수 있으므로 8만여 장의 경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통나무 1만5,000개이상이 필요하였을 것이다.
또 벌채한 나무를 각판장으로 운반하여야 하고 목판에 붙일 판하본도 작성하여야 한다. 그런 다음 가장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판각 작업이 이어지는데 이는 경판제작의 핵심과정으로 능숙한 기술자가 하루 종일 매달려도 40~50자를 새기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한 달에 유능한 각수 1명이 경판 두 장을 만들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전체 5,200만여 자를 모두 새기기 위해 동원 된 인원은 가히 짐작하기 쉽지 않을 정도이다.
게다가 추가적으로 부식 방지를 목적으로 경판에 옻칠 작업을 거치고 경판의 본문을 교정하는 사람과 마구리 장식을 만드는 사람 등 많은 보조인력이 소요되었음을 감안할 때 실제 제작에 동원된 인원과 물자는 당시 가장 큰 국책사업으로 고려의 국운을 걸 만큼 모든 백성들이 혼신의 힘을 들여 일구어낸 국가적인 사업이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과 인내로 이루어진 대장경판은 장구한제작의 기간면에서나 시기적으로 고려가 가장 어려웠던 국가적 위기의 시점에 이루어졌으며 마침내 거질의 판각작업을 완수하였다는 점에서 경판의 의미가 더욱 부각된다.
결과적으로 대장경의 판각은 불교 문화국으로 우리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한편 인쇄와 출판의 관점에서도 각판 자체가 당시 목판인쇄술의 실증적 자료를 제공하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당대의 문화를 상징하는 기록유산 및 예술품으로 가치를 더할 뿐만 아니라 이번 세계기록유산의 등재로 말미암아 명실상부한 세계기록문화재로 인정받게 되었
음은 우리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사간판寺刊板의 의의

대장경판과 더불어 세계기록유산으로 함께 지정된 해인사 고려 사간판寺刊板은 대장경판을 제외한 본사 소장 다른 불교경판과 조선시대 문집경판들로 그 수량은 5천장에 이른다.
내용상 주로 고려시대의 불교경전과 유명한 승려들의 저술, 시문집 등으로 구성된 사간판의 구체적인 수량은 2003년 조사에 따른 목판은 모두 154종 5,987판으로 조사되었고 이 가운데 이미 28종 2,725판이 국보로 지정되었고 26종110판이 보물로 지정된 상황이다.
이 사간판들은 국가기관인 대장도감에서 새긴 해인사 대장경판과는 달리 사찰이나 지방관청에서 새긴 것이며 현재 해인사 대장경판전 사이에 있는 동서 사간판전에 보관되어있다.
이 가운데는 특히 재조본국간판再彫本國刊板보다 100여년 이상 앞서는 <진본화엄경晉本華嚴經> 판본(1098년)을 비롯해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상집기四分律刪繁補闕行事抄詳集記>, <금강경金剛經>, <능엄경요해楞嚴經要解>등 귀중한 판 본도 다 수 포함되어 있다.
특히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상집기>는 도선 율사가 지은 <사분율산번보궐행사초四分律刪繁補闕行事抄> 12권에 대해 징연澄淵이 찬술한 것으로 해인사에만 남아 있는 유일한 자료이다.
이러한 사간판은 당대의 고승 및 개인의 시문집과 저술 등에는 간행기록이 남아 있지 않거나 훼손된 것들이 많아 그 내용이 전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사료로 의미가 깊고 또한 경판들 대다수가 역사적으로 희귀한 자료들이 많아 당시의 불교사상과 문화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나아가 고려시대 불교경전의 간행과 유통 등 불교신앙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어서 기록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을 한층 더 하고 있다.

향후 과제

대장경판과 해인사 소장 목판에 대한 체계적 조사 및 보존 사업은 1996년 <고려대장경 보존을 위한 기초학술연구>를 필두로 2002년 <해인사 고려대장경 경판 기초조사 자료집>과 같은 해 <해인사 고려대장경판 디지털영상화 작업 및 기초자료 데이터베이스화 작업>, 이듬해(2003)에는 <해인사 고려대장경 경판 현황 자료집>이 발간되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조사작업이 확대되어 <해인사동서사간판전경판 및 유가문집목판 현황 자료집>이 발간되는 등 현재까지 활발히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조사 및 사업을 통하여 장경판전에 소장된 모든 목판을 대상으로 경판의 수종과 길이, 폭, 경판 두께, 마구리 두께, 무게 그리고 내용적으로 경전별 권별 경판 매수와 판전내의 위치자료, 판가별에 따른 경전 명이나 경판 현황 등 이체계적으로 조사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간판의 경우 사찰 자체적으로도 해인사 사간판 전체가 완질로 인경되어 보관한 곳이 없고 복원 자료 확보가 시급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그 해결책으로 전질을 대상으로 인경사업을 시작하였고 2000년에는 이미 사간판 전체에 대한 디지털 DB화가 완료된 상태이다.
그 밖에도 보존상의 어려움으로 활용이 거의 제한되어 있는 팔만대장경의 엄밀한 보존과 폭넓은 활용을 위해 <동판 팔만대장경>의 조성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으며 인경작업이나 관람객의 직접적 체험, 다양한 행사, 교육 및 홍보 등 고려대장경 본연의 가치를 확인하는 다양한 활동이전개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경전 활용의 실천적 노력으로 진행 중인 팔만대장경 전산화 작업은 한국 출판문화의 우수성과 그 보존에 기울인 과학기술의 탁월성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물로 완성된 속칭 <전자대장경>은 불교문화유산의 보존차원을 넘어 정보화시대를 선도하고 불교문화 보급을 선도 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을 돌아볼 때 심각해지는 대기오염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문제, 목재 경판의 자연 수명을 고려할 때 장경판전 및 경판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변화들에 대해서 유의하지않을 수 없게 되었다.
주변의 환경파괴나 댐 건설에 따른 지역의 평균기온 상승으로 말미암아 환경변화를 가져오게 되었고 무분별한 개발로 자칫<장경판전>이 고립된 문화유산으로 남겨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장경판전을 찾으면서 일으키는 먼지 등을 비롯한 직접적인 원인들 또한 경판 보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의 대비책으로 사찰 자체적으로 2005년 5월부터 탐방제한제도를 실시하기도 하고 사전 예약이나 안내제도를 통한 철저한 인원통제 등 제도적인 보존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개개인이 역사상, 문화상으로 훌륭한 전통유산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며 적극적인 자세로지켜가고자하는자세가요청된다. 요컨대 세계의 문화유산인 대장경과 장경판전의 가치는 장경판전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데 이어 그 내용물인<고려대장경및사간판>이 재차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됨으로 다시금 그 중요성을 세계가 공감하게 되었다.
정보화, 국제화 시대의 21세기에 해인사가 보관하고 있는 세계의 기록문화유산인 대장경 및 사간판들은 불교정보의 총집합으로서 한국문화의 세계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5천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