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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회향 廻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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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설연화 2007년 07월 305호
천도와 수행과 공부를 가능케 했던 경전 사경집 6월의 푸르름이 홍류동 계곡을 덮을 때면 가야산 아름드리 노송들은 수백 년 동안 다듬어온 우아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기에 여념이 없다. 끝없이 긴 계곡을 굽이굽이 돌아 나온 우렁찬 물소리와 이름 모를 산새들의 작은 지저귐이 깨끗한 산소를 몰고 달려 나오는 바람소리와 어우러져 홍류동 합창단의 환상의 하모니가 가야산을 향해 울려 퍼진다.
계곡에 취해 넋이 빠지다보면 어느새 차는 해인사 일주문 앞에 와서 멈춘다. 고속도로 이정표에서 해인사라는 글자만 보고도 가늘게 떨리기 시작하던 가슴이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벅찬 설렘으로 바뀐다.
이 작은 떨림과 설렘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전생에 해인사는 나에게 어떤 인연으로 왔었는가? 일주문을 지나서 대적광전으로 향하는 저 많은 불자들은 또 어떤 인연이었을까?
모든 인연은 내가 만들고 내가 이어가는 것이기에, 이 순간 해인사 불자들과 함께 할 수 있음도 전생에 분명 함께 한 인연이 있었음이리라 짐작해 본다.
천도법회 7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신 대구의 마하성 보살님, 적심화 보살님, 언제나 일찍 오셔서 독경에 여념이 없으신 부산의 법심화 보살님, 오직 자식에 대한 간절한 기도로 검은 가운 하나, 흰 가운 셋(판사, 의사)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신 무상음 보살님, 산이 있고 절이 있어서 올 뿐이라며 경내의 힘든 일을 도맡아 하시는 진주에서 오신 거사님, 법화경 50독 사경을 회향한 후 108독 사경의 원을 세우시고 사경기도에 온갖 정성을 기울이시는 원덕화 보살님, 천도법회 참석 때마다 3,000배 기도로 부처님께 향하는 논공 보살님, 언제나 큰 법당에서 2시 예불까지 드린 후 돌아가시는 법계성 보살님 등 천도 법회에 동참하시는 모든 불자들 또 한 분명 처음이 없는 영겁의 전생 동안 쌓아온 공덕으로 해인사 천도 법회와 큰 인연이 닿았음이리라.
매주 월요일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 대적광전에서는 1,029일 천도 법회가 봉행奉行된다. 조계종 종정스님의 해인삼매 법문으로 시작된 해인사 천도법회는 2001년 1월 ~ 2003년 11월, 1차 천도법회 회향, 2003년 11월 ~ 2006년 8월, 2차 천도법회를 회향하였다.
현재 3차 천도법회(2006년 매주 법회시 대중스님들의 동참으로 축원문을 읽고 있다 8월~ 2009년 6월)를 봉행 중으로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하여 종단의 큰스님들을 모셔서 깨달음의 법문을 이어오고 있다.
대구, 부산, 마산, 울산, 포항,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가야산을 멀다하지 않고 달려오신 불자님 2,000여명과 스님 50여 명이 오전 9시에서 오후 1시까지 노전스님의 집전으로 관욕灌浴, 사시불공, 영가법문, 49재 관음시식觀音施食순으로 해인사 1,029일 천도법회가 진행된다.

사람은 죽고 나면 생전에 지은업식業識에 따라 제 갈 길을 찾아간다. 극히 착하거나 극히 악한 업業을 지은 사람의 경우, 죽으면 곧 다음 생을 받기 때문에 중음(中陰:죽은 후 다음 생을 받기까지의 기간)이 없으나 보통사람은 이 중음에 있을 동안 다음 생의 과보果報가 정하여진다고 한다.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 49일 동안 이 중음의 상태를 맞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다음생을받을연緣이 정해지기 때문에 좋은 생을 받기를 바라는 뜻에서 7일마다 불경을 읽고 법문을 듣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린다.

영가는 현생의 부모뿐만 아니라 먼저 가신 조상과 모든 인연자를 말한다. 살아 있는 자는 육신을 지닌 영靈이고 죽은 자는 육신을 떠난 영이다. 즉 살아 있는 사람은 영을 생각이나 마음이라 부르고 죽은 사람은 영혼이나 식識이라 부른다.
그래서 살아 있는 사람은 마음으로 움직이고 죽은 사람은 식으로 움직인다.
영가는 생전에 가지고 있던 온갖습習과 생전의 의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죽어서도 생전에 집착하던 모든 것에 착着을 둔다.
물론 생전의 마음자리 역시 그대로 가지고 있게 된다. 즉 천도법회는 생전의 업식으로 인해 생에 집착하고 있는 영가에게 세상은 집착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일러주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의 마음자리가 하나임을 바로 깨치게 하고, 생전의 업식에 끄달려 집착하지 않도록 마음을 바꾸어주어 밝은 지혜로 바른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의식이다.

오늘은 1,029일 천도법회 제6회 08_0949재 중 여섯 번째 법회일이다.
법당 안에는 절을 하시는 불자님, 염주를 돌리며 염불을 하시는 불자님, 경전을 독송하시는 불자
님, 법당 뒤편에서 참선을 하시는 불자님 등 많은 불자님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기도하시며 법회를 기다리고 계셨다.
오전 10시 초제 스님이 집전하여 부처님에 대한 예경禮敬과 천수경을 시작으로 부처님께 예불을 드린 후 위패가 모셔진 영단靈壇을 향해 마음을 모으고 자리를 고쳐 앉는다.
“나무 극락도사 아미타불,
나무 관음세지 양대보살,
나무 접인망령 인로왕보살.”
노전스님의 거불擧佛로 관음시식이 진행된다.
불자님들은 선망부모, 일가친척, 인연 있는 모든 영가를 위해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지장보살의 대원력에 합당하는 참된 불자의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서원을 세운다.
부처님 생애의 합송으로 위대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나 자신도 부처되기를 발원한다.
스님들의 영가 축원문 낭송과 장엄염불이 이어지고 불자님들은 한 분 한 분 정성을 담아 영가 전에 잔을 올리고 예禮를 드린다.
‘어려운 시절을 살다 가신 모든 영가들이시여, 옥구슬처럼 청정한 마음을 담아 이 잔 올리오니 편안한 마음으로 이생에서 맺어진 모든 연緣을 놓으소서.’‘나 또한, 우주법계 참성품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깨우쳐 무거운 집착의 무게를 하나씩 하나씩 덜어 내리리다.’
‘나의 마음자리를 찾기 위해 욕망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더 이상 물질의 인연을 끌어당기지 않으리라.’불자님들은 자신의 깨우침이 곧 영가의 깨우침이기에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따라 청정한 마음으로 하나 되길 간절히 서원한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이生滅滅已
적멸위락寂滅爲樂이라.
부처님 말씀을 되새기며 천도법회 동참 불자님 모두가 청정한 마음으로 하나 되어 염불을 이어 나간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 무 ~ 아~ 미~ 타~ 불…
일곱 번의 큰 화재에도 팔만대장경을 모신 장경판전만은 훼손되지 않고, 800년의 유구한 세월을 변함없이 이어온, 살아 있는 부처님의 원력을 증명하는 해인사 천도법회 이기에, 불자님들의 깊은 신심과 흐트러짐 없는 자세에 천도법회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천도법회를 마치고 신심 깊으신 불자님 몇 분을 청화당으로 모셔서 천도법회에 참석하시어 기도드린 수행담과 불자들이 지녀야할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