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쪽 가락성에 무상승 장자가 계신다는 것을 들은 선재동자는 또 다시 여행을 계속하여, 많은 날이 지난 뒤 가락성에 이르렀다. 가락성에 들어간 선재는 서둘러 무상승 장자를 찾으니, 그 장자는 성의 동쪽 끝에 있는 무우수숲 속에서, 한량없는 백천 거사들에 둘러싸여 의자에 앉아 있었다. 무엇을 하는지 가까이 가 보니, 여기저기 도성의 사법사무를 결재하며, 또 여러 사건들의 분쟁에 대해 부탁받고 있었다. 장자를 둘러싼 사람들은 큰 상인이나 부호 같았다. 그 장자는 사업의 운과 불운을 통해 물욕이 무엇인지,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아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히 말하여,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마음을 청정히 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지니게하였다.
선재동자는, 장자가 대중에게 법 설하는 것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서, 찾아온 까닭을 알리며, 불법의 진리를 어떻게실천할수있는지에대해여쭈었다.
“착한 이여, 그대는 보리심을 내었구나. 나는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하는 문과 의지함이 없고 지음이 없는 신통한 힘을 성취하였다. 어떤 것을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하는 문이라 하는가. 나는 삼천대천세계의 구석구석까지, 이를테면 천계나 신계나 인간계나, 마을과 성중과 도시의 모든 곳에 있는 중생들 가운데서 법을 설한다.
그래서 그른 법을 버리고, 다툼을 쉬고, 원수를 풀고, 분쟁을 수습하고, 성냄을 그치고, 간탐과 질투를 멸하고,공포를없앤다.
나는이세상에서악업없애는것을목표로한다.
악업이란, 생명 있는 것을 죽이는 것, 주지 않는 것을 취하는 것, 음욕 하는 것, 거짓말하는 것, 한 입으로 두 말하는것, 아첨하는것, 나쁜말하는것, 이에탐, 진, 치를넣어 10악이라한다. 내가중생들에게이러한행위를버리게 하고, 그 대신 기술을 배우고 익혀, 세간에 이익을 짓게 하는 논서를 설하여, 중생들에게 기쁨을 준다. 이와같이불법과인간의도를설하는것은보살의공덕을나타내고자함이다.
착한 이여, 나는 오직 모든 곳에 이르는 보살의 행하는 문과, 의지하고 지음이 없는 신통력을 알 뿐이다. 다른보살들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여기보다 남쪽에 수니라는 국토가 있고, 거기에 사자빈신이라는 비구니가 있다. 그 비구니에게가서보살이어떻게보살의행을배우며, 보살의도를닦으면좋을지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