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여름, 박물관근무가 결정되고경내를둘러보다뵙게 된, 보경당에모셔져있던 옻칠상태의두 분비로자나 부처님의모습은여간해서는지워지지않을것같다. 화려한금박옷을벗어버리고근엄하게앉아있는모습은그어떤 불상보다도경이롭고경외심을느끼게 했다. 물론, 옻칠을한부처님모습을처음 보았기때문일수도있겠지만천 년이넘는인고忍苦의시간을겪어온우리나라최고最古의목불木佛이었기때문일것이다.
법보전 비로자나 부처님 복장에서 중화 3년이라는 묵서명이 발견되 고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불이라는 주장과 함께 당시에는 금방이라도국보 승격이 이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불상 조성연대를 두고 다양한의견이 제시되고 그 논쟁이 사그라지면서 그 관심 또한 줄어들었다. 이에 그 동안 제시된 비로자나 부처님의 조성연대가 통일신라시대라는 주장들과 나름대로 정리해본 조성연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법보전 비로자나부처님의의미를되새겨보고자한다.
먼저 우리나라 불상에서 나타나는 시대적 특성을 고려해 양식적으로살펴본 비로자나 부처님의 통일신라시대 조성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알맞은 신체 비례와 풍만함을 살린 표현방식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8세기 중엽에 제작된 석굴암 본존양식에서찾을 수 있으며 형식화된 작품으로 도피안사 비로자나불 계통의 불상들을 들 수 있다. 특히 법보전 비로자나 부처님 의경우가까운청량사석조여래좌상(8세기후반)의짧은목에뚜렷하게나타낸삼도三道와우견편단右肩偏袒의법의法衣, 넓은어깨를그대로닮아있다.
두 번째로 국립중앙박물관소장의 석조비로자나불상(9세기 초)이나 취서사 석조비로자나불상(9세기) 등에서 나타나는 몸에 비해 다소 작게 표현된 손은 법보전 비로자나 부처님에서도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표현은이후각연사석조비로자나불상(10세기초)에서도나타난다.
세번째로 나타나는특징은둥글고풍만한얼굴에 기다란눈썹, 알맞게솟은 코, 우아한윤곽과 더불어미소를표현할듯하면서도숭엄화해버린얼굴모습, 당당하게튀어나온가슴등이있다.
이 밖에 현재까지 법보전 비로자나 부처님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들의 공통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9세기 중엽 잠시 동안의 정국 안정기에 전국에 걸쳐 새로운 사원이 건립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해인사와 동화사 등을 들 수 있다. 당시 건립된 사찰들은 왕실이나 귀족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원당願堂의 성격을 띠고 이루어지며 주존불로서 지권인智拳印의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신다는 특징이 있다. 그 예로 경문왕景文王 3년(863) 무렵에 민애왕을 위해서 조성한 동화사 비로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과 취서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보림사 비로자나불좌상등은조성기를통해그성격이법보전비로자나부처님의조성이유와같은성격을띠고있다.
물론 위에서 제시한 주장들 중 앞으로 보다 정확하고 심도있는 조사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이상에서 살펴본 바를 바탕으로 법보전 비로자나 부처님이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목불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두 분 부처님이 모셔질 때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목불로서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으며 모셔졌으면 하는 바람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