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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이 그리운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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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의 방 - 박기영 2007년 06월 304호
하긴 가끔씩은 무대에 서는 게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관객들의 안목과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게 느껴져요. 인터넷이 보편화된 후부터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많은 공연후기들이 줄줄이 올라오곤 하죠. 그중에는 탁월하고 독특한 감수성이 엿보이는 날카로운 지적이나 해박한 음악적, 인문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한 전문가 뺨치는 논평, 혹은 객관적인 시각임을 누누이 강조하는 분석적인 비평도 많아서, 모니터 앞의저를긴장하게도했다가웃음짓게도하지요.


본의 아니게 언젠가부터 곡을 쓰고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보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보
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들의 젊고 신선한 감각 덕분인지 팽팽 눈 돌아가는, 롤러
코스터와 같은 일상도 그럭저럭 견딜 만한 것 같네요. 하지만 음악을 하는 사람은 녹음실이
나 공연장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나는 법, 그래서인지 학생들과 함께 한 생활이 벌써 5년이 넘
어가는데도뭔가어울리지않는옷을걸친것같은어색함은여전합니다.
하긴가끔씩은무대에서는게두려울때도있습니다. 해가갈수록관객들의안목과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게 느껴져요. 인터넷이 보편화된 후부터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많은 공연후기
들이 줄줄이 올라오곤 하죠. 그중에는 탁월하고 독특한 감수성이 엿보이는 날카로운 지적이
나 해박한 음악적, 인문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한 전문가 뺨치는 논평, 혹은 객관적인 시각임
을 누누이 강조하는 분석적인 비평도 많아서, 모니터 앞의 저를 긴장하게도 했다가 웃음짓게
도하지요.
작년 12월에는 저희들의 음악들로만 엮은 뮤지컬‘동물원’을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젠과거의이야기들, 추억속의음악들이라고만생각했던그노래들이21세기초의어느겨
울날에도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지요.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
금 이 순간, 마침 그 공연을 기획했던 후배의 한 마디가 떠오르네요.“ 형, 우리 공연에는 뮤지
컬 마니아들이 덜 왔으면 좋겠어요.”그때 저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묻지 않았습니다. 그
녀석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저도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스토리 구조가 어떻고,
연출의 의도가 어떻고, 무대 세트나 배우들의 연기력은 어떻고…’그 녀석은 우리 공연이 그
렇게‘객관적’으로, 또 비판적으로 분석되길 원하지 않았나 봅니다. 무대 위의 장면들을 지켜
보다가‘아, 맞다, 나도 어렸을 땐 저랬었는데’하며 공감할 수 있는 이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저런 시절이 내게도 있었지’하며 가슴이 젖어들 수 있는 이들,
철저하고 완벽하게 짜인 구성이나 높은 수준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
하고 - 저희 공연의 수준이 그러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 저희들 음악과 시대적인 감수성
을공유할수있는그런이들이함께해주길바랐던거지요.
소통과 공감이 그리운 봄날입니다
하긴 가끔씩은 무대에 서는 게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관객들의 안목과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게 느껴져요. 인터넷이 보편화된 후부터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많은 공연후기들이 줄줄이 올라오곤 하죠. 그중에는 탁월하고 독특한 감수성이 엿보
이는 날카로운 지적이나 해박한 음악적, 인문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한 전문가 뺨치
는 논평, 혹은 객관적인 시각임을 누누이 강조하는 분석적인 비평도 많아서, 모니터
앞의저를긴장하게도했다가웃음짓게도하지요.
물론그경계는모호할것입니다. 주관적인감동이라는것도당연히어느정도수준의객관
적인 조건들이 갖추어져야 느껴질 수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
유는 언젠가부터 우리 모두가‘객관적’이라는 관념하에 서로에게 더욱 엄격해지고 있는 것
같다는, 그래서 나누고 공감하려 하기보다는 점점 더‘나’와 타인을 구분하려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누구하고도 소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날들’,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아도, 따듯하게 마주보는 시선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날들’, 우리에게도그런날들이있지않았던가요?
노래나 공연도 그래요. 좋은 노래란 서로‘소통’하고‘공감’할 수 있는 노래 아닐까요? 폭
발적인 가창력과 눈부신 연주, 화려한 눈요기로 가득한 공연들이야 당연히 볼 만하겠지요.
하지만 어떠세요, 저희와 여러분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 어눌하지만 진정성을 지닌 삶의 이
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그런 공연은요? 때로는 귀와 머리로 듣는 음악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음악이더그리울때가있지는않으신지요?
내 마음과 정신의 수고나 동요 없이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주는 대로 받아들이기
만 하면 되는 것들은 그만큼 쉽게 대하고 또 쉽게 버릴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아마도 음악이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지요. 비닐 재킷의 앨범 형태로부터 더욱 편리하고 작아진CD를거쳐,
이제는 무형의 파일로 음악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그렇게 되면서 음악은‘중심’에서
‘배경’으로 밀려났고,‘ 감상하는 음악’이 아니라‘소비되는 음악’,‘ 배설되는 음악’이 되었
죠. 재킷에서 LP 디스크를 천천히 꺼내들고 원반 위에 내려앉은 먼지들을 닦아낸 후 턴테이
블에 디스크를 얹고 조심스레 바늘을 떨어뜨리던, 마치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것 같은 자
세로 음악을 대하던 그런 날들은 이미 잊혀진 지 오래지요. 원반 위에‘치익~’하고 바늘이
얹힌 뒤 스피커에서 첫 번째 비트가 터져 나오기까지의 그 찰나가 억겁의 세월을 농축한 무
게로다가오던그런날들은이미전설이된지오랩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현대 문명의 총아 휴대폰이 탄생하기 전에 우린 어떠
했었나요? 연인과 약속이라도 했다 쳐요. 만약 남자가 늦으면, 행여 나타나지 않기라도 한다
면 여자는 영문도 모른 채 어느 봄날 밤을 하염없는 기다림으로 보내겠죠. 또 남자는 행여 그
녀의 모습을 놓치기라도 할까봐 노을 진 거리 이편저편을 불안한 설렘으로 기웃거리겠죠. 그
러다결국먼발치에서다가오는그이를발견한그순간의안도와감사란….
‘지금가고있는데, 나좀늦을것 같아…’,‘ 그래? 그럼나요앞PC방에가 있을께. 그리로
와…’글쎄요, 휴대폰 덕분에 일언반구 없이 사람을 막막하게 만드는 만행이나, 영문도 모른
채 마냥 그이를 기다려야 하는 불행은 더 이상 없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기다리고 있을 그이
만을 생각하며 부리나케 발걸음을 재촉하던 날들, 온전히 그이만을 기다리면서 온갖 불안한
상상으로안절부절못해야했던날들, 그날의애틋함마저도함께사라져버린건아닌지요.
생각난 김에 오늘은 휴대폰을 집에 놓아두고 나가볼까 합니다. 그것이 주는 편리함에 제가
얼마나 길들여져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또한 그 편리함을 잃음으로 인해 대신 제게 어
떤일들이일어나게될는지기대되기도하구요.
어느새날이무척더워졌습니다. 확실히요즘봄은예전만큼의향기를지니고있는것같지
는 않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요?^^) 이제 곧 무성한 여름입니다. 건강하시구요, 언제
나몸과마음모두평안한날들되시기를진심으로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