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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도다, 옳지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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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조계종정 해인총림 방장 법전 스 2007년 06월 304호
불기 2551년 하안거 결제일 금상포화삼오중錦上鋪花三五重하더니
금차가상갱착추今次枷上更着杻로다
비단위에세겹다섯겹의꽃을수놓더니
이제는칼을쓴데다가족쇄까지차고있구나

마곡선사가석장錫杖을들고서장경화상의회상으로갔습니다.
그리하여장경이앉아있는선상을세바퀴돈후에석장을한번흔들고는우뚝서있었습니다.
그러자장경이말했습니다.
“옳도다. 옳도다.”
이후선사는다시남전화상에게가서똑같은동작으로스님이앉아있는선상을세번돌고서석장을한번흔들자남전이말했습니다.
“옳지않도다. 옳지않도다.”
마곡보철麻谷寶徹과장경회휘長慶懷暉그리고남전보원南泉普願은모두가마조도일의기라성같은제자들로조사선의가풍을떨친종문에서일가를이룬대표적선지식들입니다.
그리고마곡의법을이은무염낭혜無染朗慧선사가신라의구산선문중성주산문을열었던인연때문에마곡보철은해동선문의법맥과도직접적인인연을가진다고하겠습니다.
무염선사는운력으로자급자족하는가풍으로 2000여명의제자를길러낸당시가장융성한산문이기도했습니다.
무염선사는“말에얽매이거나이론에의지하지않으며곧장심법心法에직입直入한다”고하여
무설토론無舌土論을주장하였습니다.
무설토란혀를댈수없는땅을말합니다. 즉선禪을이렇게표현했던것입니다.
그의손상좌인현휘玄暉는“좌선하여번뇌의흐름을그치게하는것이납자의본분”이라고 한것에서보듯선종의가풍을잘드러내고있다고하겠습니다.
이문답과정에서마곡선사는처음에는사형인장경으로부터인정을받자 득의양양하여유명한남전화상의처소에갔으나정반대로‘틀렸다’는대답을듣게됩니다.
마곡선사가사형인장경화상과남전화상을찾아가동시에석장을흔들어보였는데 그대답이 각각달랐던것입니다. 장경선사는옳다고하고남전선사는그르다고하여,똑같은행동에이렇게각각다른답이나온것입니다.
그렇다면장경의대답이옳습니까? 남전의대답이옳습니까? 혹둘다잘못된대답입니까?
아니면둘다옳은대답입니까?
석장은수행자가행각할때가지고다니는지팡이로서 위쪽에는둥글게만든큰쇠고리에작은쇠고리를몇개씩달아소리가나도록만든것입니다.
납자가행각할때짐승이나벌레들이미리피해갈수있도록소리를내게만든것입니다.
또그소리는수행자에게경각심을주어늘성성적적하게깨어있도록하는수단이되었습니다.
그래서분양선소선사는‘석장을제대로알면일생에참구했던일을끝마친다’고하였고, 영가선사는‘석장은멋을내느라고괜히가지고다니는것이아니라 여래의보배지팡이를몸소본받음이라’고하였던것입니다.
일찍이영가永嘉대사께서조계산에이르러육조혜능선사를친견할때 선상을세바퀴돌고는석장을한번치며우뚝서있었습니다.
그러자이모습을본혜능선사는“사문이란삼천위의三千威儀와팔만세행八萬細行을모두갖추어야하는데
납자는어디에서왔길래그처럼거만스럽게구는가?”하며크게꾸중하였습니다.
그때영가의참문을받은혜능선사는옳다고하지않았고옳지않다고하지도않았습니다.
사실냉정하게따지고보면옳으니그르니하는것은모두스스로를속박하는분별심일따름입니다.
그런까닭에다만혜능선사는‘무슨까닭에그렇게거만을떠느냐?’고나무랐을뿐입니다.
하지만마곡은이에그치지않고다시제방諸方으로나가점검을받고자하였습니다.
그리하여남양혜충국사를찾아가게되었습니다.
그자리에서또선상을세바퀴돌고석장을한번굴렸습니다.
그러자혜충은“이미그정도로공부가되었다면무엇때문에나를보고자하는가?”
하고그대로쏘아붙였습니다.
하지만아랑곳없이마곡이다시석장을굴리니
“이죽은여우요정같은놈아! 당장나가거라”라고하면서대갈일성을내질렀습니다.
사실장경이옳다고한것도마곡의껍질에빠진것이요, 남전이옳지않다고한것도마곡의껍질에빠진것입니다.
그래서설두중현선사는옳다고한것과그르다고한것이모두‘틀렸다’고착어着語한바있습니다.
장경은왼쪽눈이반근이요남전은오른쪽눈이여덟냥밖에되지않습니다.
눈썹사이에피묻은칼날을간직하고있긴합니다만세치혀위에서바람과우레를일으켰을뿐입니다.
따라서참으로눈밝은선지식이었다면 그가선상을 돌기전에먼저삼십방을때려야했습니다.
옳다해도옳을것이없고그르다고해도참으로그를것이없기때문입니다.
올빼미와닭은밤과낮을따라공연히갈라질뿐입니다.
만약몸속에제대로피가흐르는납자라면당연히언구위에서이해하려고하지않았을것이고,
속박하는말뚝위에서이러쿵저러쿵대꾸하지않았을것입니다.
총림에구구하게시비가일어날때, 그걸듣고서망설이게된다면바로해골앞에서귀신을보게될것입니다.
따라서한사람은 옳다고하고한사람은 옳지않다고한것을듣고서는 동의한다거나동의하지않는다고분별지어말해서는안될것입니다 이 공안에 대하여 개선선섬開先善暹의 법을 이은 천장보월天章寶月선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옳다고말하든지그르다고말하든지간에그말을듣자마자선상을다시한번돌고서나가버려야했다.”
그렇다면총림의결제대중에게이산승이묻겠습니다.
도대체한바퀴를다시돈것은어떤장처長處가있는것입니까?
이번한철동안옳고그름을떠난‘한바퀴더돈그도리’의낙처落處를잘참구해보시기바랍니다.
차착피착절기염각此錯彼錯切忌拈却하라 사해낭평백천조락四海浪平百川潮落이로다
석장가풍고십이문錫杖家風高十二門에 문문유로공허소삭門門有路空虛蕭索이로다
이래도틀렸다저래도틀렸다고절대로말하지말라.
사해에물결이잔잔하고모든강물에썰물이빠졌구나.
석장의가풍이열두대문보다도더높은데 문마다장안에이르는길이있건만텅비어쓸쓸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