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사랑하는사람들의이야기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동화서도東話西道 - 이겸 2007년 05월 303호
얼마 전 이곳 엘에이에 온 부부가 있다. 그 부부는 이곳에 살고 있는‘정아’라는 이와의 인연으로 긴 여행을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부부는 그 여인을 존경하고 따랐으며, 그들은 서로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랐고, 많은 시간을 곁에서 그렇게 보낼 수 있었다. 이들 셋은 서로에게선의를 전하는 사이였으며, 가족이었다. 부부에게 여인은 존경하는 스승이었으며, 친구였다. 부부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는 부부를 위해 보이는 곳이나 보이지 않는곳에서나 그들을 아끼고 살펴주었다. 행복으로 충만한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부부 사이에서 여자 아이가 태어났고, 고귀한 생명의 신비가 모두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한 달 동안, 여인은 아이 엄
마를 집에 머물게 하여 보살폈었다. 아이가 태어나는 날수술실밖에서는두여자가있었는데, 스승과더불어‘숙희’라는 이가 함께 했다. 이들은 수술실 밖에서 밤을 꼬박 지새며, 아이와 부부를 위해 기도를 해주었다. 첫아이를 낳는 동안 엄마의 울음은 마치 깊은 산중에서 들려오는 짐승의 산통 같았으며,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남편의마음 또한 산모와 같은 것이었다. 새 생명이 태어나 탯줄이 잘려 엄마의 배 위에 올려졌다. 새 생명은 엄마의 배위에서 꿈틀대며 젖을 빨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여인 모두 한없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아이를‘밝은 땅’이라는 뜻의‘지오址旿’라고 불렀다. 아이는 새 생명의 신비와 더불어 당당함을 지니고 있어 주
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백일이 되어 아이를 축복하는시간이 마련되었고, 부부에게도 또다른 좋은 인연들이생겨났다. 지오를 보기 위해 정아와 숙희, 두 여인은 하루가 멀다 할 만큼 부부의 집을 오갔다. 아이는 모두에게풍요로운 빛을 주었으며, 삶을 기쁨으로 충만케 했다. 부부가 존경하는 스승‘정아’는 10여 년 전 신장을 이식받고 다시 태어난 이이다. 그녀는 그 후‘사랑의 신장협회’를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생명의 기쁨을 돌려주었으며,언제나 소외된 이들을 위해 마음과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무용평론가요 시인이며, 화가요 사진가였다.
행복이 이어지던 날, 아이와 부부 그리고 스승‘정아’는 동쪽을 향해 여행길에 올랐다. 그날 하늘은 청명하여,신선한 공기가 가득했다. 넷은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받으며,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막의 길게 뻗은길을 달리고 있을 때, 어둠의 기운이 그들을 덮쳤다. 이사고로 인해‘지오와 정아’는 하늘에 머무는 존재가 되었다. 너무도 빠르게 어둠이 그들을 쓸어버렸다. 아이가다시 하늘의 천사가 되던 시각, 부부는 그 자리에 있을수 없는 상태였다. 그곳엔 지오를 가장 사랑했던 세 명이함께 했는데,‘ 숙희, 명진, 승자’이다. 지오는 하늘로 올라가는 순간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내어 보이며, 조용히 떠났다. 남은 이들이 부부를 대신해 아이의 손과 발을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얼마 후 부부는 식지 않은 주검을가슴에 끌어안고 한없이 울었다. 이후 부부는 죽은 상태로 숨을 쉬며 있다. 부부에게 두 사람은 사랑의 근원이었으며, 빛의 시작이었다. 이제 부부는 어둠의 사막에 슬프게 있다. 빛이 없는 사막에서 매일 기도를 하며, 숨을 쉰
다. 나는 지금 남은 자들을 본다. 모든 빛과 사랑을 잃은부부, 자식을 잃은 부모, 어미를 잃은 자식. 지금 이들에겐 한 줌의 빛이 필요하다. 부부는 모든 빛을 잃었지만,사막을 빠져나올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게 될 것이며, 그의 스승처럼 빛을 잃어버린
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을 하게 되리라.“ 지오야!사랑한다. 사랑한다. 정아 누이 사랑해요. 지오와 함께밝은곳에있다는것을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