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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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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정성현 / 해인사 행자 2007년 03월 301호
출가하기 위하여 집을 나서던 나는 머리모양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었다. 늘 하고 다니던 올백 머리를하고 가면 아마 문전박대를 당하리라는 걱정에 순진하게 보일 수 있도록 2:8가르마를 했다. 처음 그렇게 2:8가르마를 하고서 해인사에왔을 때 원주시자실을 찾을 수밖에없었다.
원주시자실에서 어느 스님과 면접 같은 것을 보았는데 그분이 알고보니 행자반장님이었고, 주변에 있던 두 분이 바로 원주시자님과 원주시자보님이었다.
뭔가 번잡스럽고, 물품이 많은 군대의 PX 같았던 곳, 원주시자실에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원주시자보가되어서말이다. 조금 있으면 원주시자가 된다고 한다.
벌써한달이다되어간다.원주스님을 뵙고, 독성각에서 삼천 배를 하고, 원장스님으로부터 머
리 깎던 날“성불하십시오!”라는 외침과 함께 눈물이 핑 돌던 그날로부터벌써한달!
나는 왜 여기 와서 이러고 있는것인가?
수많은 서울의 직장을 놓아두고졸업하자마자 이렇게 이 해인사에와 있는 것인가? 그것은 바로 내 영혼의봄을맞이하기위해서이다.
30년간을 잠들어 있던 본연의 나를깨우기위해서이다.
추위에 떨어본 자만이 봄의 고마움을 아는 것과 같이, 영혼의 공허함을 느껴본 자만이 출가의 고귀함을 알 것이다. 아무리 잘 먹고, 오래자고, 재미있는 것을 보아도 육체의 만족만으로는 오히려 추워지는 영혼의 겨울은 뼛속까지 시려워 무언가 한줄기 빛이라도, 온기라도 보
고, 느끼길 갈구하게 만든 것이다. 단 한줄기의 빛과 조금의 온기라도 고마울 내게 불교는 내 영혼을 모두 태워버릴 만큼의 빛과 열을 선사하였다.
출가, 불교에의 귀의는 내 영혼의 봄이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인 것이다.
사실인가? 진실인가? 정말이란말인가?
나의 말라버린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를 정도로 나의 영혼은 진리를갈구하고있었단말인가?
불교는 그러한 갈증을 해결해줄 참된진리란말인가?
그냥 맹신으로 출가까지 하지는 않았으리라.
사회에 있을 때 불교는 높은 절벽의 철옹성 같아 쉬 접근하기 어려웠고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볼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진리에의 해갈을 위해 교회도 다니고, 책도 구해보고, 인터넷 카페를 열어 토론도 해보고 스스로의 글도 올려보았다.
성경공부 동아리에서 성경공부도 2년간 했었다. 히브리서 11장 1절에“믿음이 모든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이니”라는 말씀이 있다.‘ 믿음의 실상’이란 뜻이다. 얼마나 명쾌한 말인가? 정신분석학과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잠재의식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잠재의식은 성경에서 강조한 믿음과 연결됨을 발견했다.
잠재의식이 순수한 믿음체, 의식체임을 알게 되었고 그 뒤 현대 물리학의‘양자론’을 접할 수 있었다.‘양자론’은 최소립자가 실험자의 의도에 따라 어떨 때는 물질의 성질을 띠고, 어떨 때는 비물질의 성질을 가지게 된다는 놀라운 이론으로써 이 우주의 근원이 물질이 아닐지
도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하게 하였다. 양자론은 물질이면서 동시에 비물질인 진공묘유의 색즉공을 말하려고하는것이아닐까?
아주 어렵던 공사상과 유식사상을 엉뚱하게 다른 학문을 통해 이해하게 된 것이다. 양자론은 곧 파동설과 연결되면서 일체가 거대한 파동체 곧 의식체일 수 있다는 생각을하게 만들었고 그전에 알던 잠재의식과 자연히 연결되었다. 우주 전체가 거대한 의식체 곧 잠재의식이라
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고 이는 불교의 유식사상 - 오로지 의식체뿐이다. - 과 공사상으로 다시 연결되었다. 공사상은 그냥 빈 것이 아니고진공묘유의공일것이다.
19살 때부터 천태종 본사 구인사에서 일 년에 한두 번 4박 5일로 기도를 하곤 했는데 위와 같은 이치를알게 된 20대 말에는 기도를 통해무아지경에 들곤 했다. 서른 살 여름의 기도3일째 날에 앉아서 3분이지난듯 했는데 3시간이 지난 것을 발견하고서 시간이란 것도 원래 자성이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럼 이것! 이 전체는 대체 무엇이란말인가?
삼매의궁극은무엇이란말인가? 혼자서 부단히 수행하려 하고, 삼매에 들려 해도 번잡한 일상이 내버려두지 않았다. 나에겐 선원이 너무나 절실했다. 가르침을 주실 스승이 너무나 그리웠다. 새롭게 거듭날 터전이 간절히 필요했다. 해인사로의 출가는 가장 복된 길이었다. 지금 생명의 봄날이 대자연의 봄과 함께시작되고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