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한유명작가가거지를주인공으로하는소설을쓰고자했다. 거지에대해별로아는
바가 없었던 그는, 얼마 동안 자신이 직접 거지노릇을 해보기로 작정을 했다. 모든 사람들과
연락을 두절한 채 거지생활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약간의 물질적인 불편을 느꼈지만, 시간
이지날수록거지생활이야말로편하기짝이없다는것을점차알게되었다.
누가원고를빨리써내라고독촉을하나, 쥐꼬리만한고료를받았다고세금을내라고하나,
늦잠을자건술을마시건누가간섭을하나, 체면을차릴필요도없고, 처자식에대한걱정도,
내 것에 대한 걱정도 할 필요가 없으니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유명작가로
서의명성이고뭐고다팽개치고계속거지로살아가기로했다고한다.
말하자면 무소유의 삶을 직접 체험해 본 것이리라. 석가모니 부처님은 길에서 태어나서 평
생을 길에서 사시다가 길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철저한 무소유의 삶이었다. 오늘날에도 진
정으로 출가한 모든 스님네들의 삶이 그러하다. 옛말에‘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 만석꾼은 만
가지걱정’이라고했는데, 많이가질수록그만큼근심걱정도늘어난다는것이다.
무소유의 삶, 더 나아가서 베푸는 삶에서 우리의 뇌에 엔돌핀(endorphine)이 나온다고 한
다. 그런데 누구든 무소유의 삶을 살지 말라고 말린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대부분의 사람들
은조그마한소유욕에걸려오도가도못하는중생의신세가되어살아가고있다.
남녀간의 사랑이란 것도 지극한 소유욕, 독점욕에서 나온 것이고 맹목적인 집착이다. 이런
남녀간의 사랑에는 결코 엔돌핀이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투쟁이나 긴장과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neurotransmitter) - 예컨대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 phrine) 같은 물질이 나온다. 흔히
무조건적이고 성스럽다고까지 하는 모성애에도 엔돌핀이 아닌 옥시토신(oxytocin)이란 호
르몬이 나온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아낌없이 희생하는 모성애도 그 형태가 변형된 것일 뿐
자기자식이라는대상에국한된사랑이며대단한소유욕의일종이기때문이다.
부부간의 의심증을 보면 상대방 배우자가 실제 바람을 피워서 그 결과 의심을 하게 되었다
면 엄밀한 의미에서 의심증이 아니다. 배우자가 그런 사실이 없는데도 스스로 자기 내부의
각본에 의해 의심을 하는 경우가 진짜 의심증이며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이다. 이런
무조건 행복
소유의 세계에서는 경쟁이 따르게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경쟁
을 북돋우는 나라라고 하겠다. 그것은 곧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직결되는데,‘ 내 자
식만은 특별한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자식들은 또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 자식의 의사와 관계없는 부모의 욕심에 의한 자식사랑은 사랑이
라기보다독이되며그런사랑과간섭을많이받은자식일수록병에걸리기쉽다.
의심증, 망상장애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이 불분명했던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엄마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인가, 나보다 딴 형제나 일, 돈 버는데 더 관심을 갖고 있지 않나,
나를 위해 뭘 했다는 것이 진짜일까 생색일까, 끊임없는 의심과 집착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
들이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사랑과 관심을 완전 독점을 해야 하는데,‘ 혹시나 배우자가 나 이
외 다른 데에 더 관심을 갖지 않나’하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의심이 심해지면 자신과 만나기
전의 배우자의 과거까지 의심을 하게 된다. 또 남편이 자신보다 딸을 더 사랑하지 않나 의심
과질투를하는부인도있었다.
드물지만 위와는 반대로 어머니의 집중적이고 편애적인 사랑을 받았던 사람도 배우자를
의심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들은 어머니가 그랬듯이 배우자도 당연히 자신에게만 관심과
사랑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내게는 지금도
배우자나자식보다어머니가더소중하다’는말을한다.
이와 같이 인간끼리 하는 대부분의 사랑은 독점적이고 배타적이며 소유욕에 의한 것이며,
그것이 좌절이 되면 사랑했던 만큼 의심과 질투심을 일으키게 된다. 상대방에게 의심할 만한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경험에 의한 각본 때문에 끊임없이 의심을 하는 것은 대
단한 자학이다. 어떤 사람은 이것이 자학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해야만 하고 심지어는 즐기
기까지한다.
소유의 세계에서는 경쟁이 따르게 마련인데 우리나라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경쟁을 북
돋우는 나라라고 하겠다. 그것은 곧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직결되는데,‘ 내 자식만은 특별한
무엇인가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자식들은 또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 자식
의 의사와 관계없는 부모의 욕심에 의한 자식사랑은 사랑이라기보다 독이 되며 그런 사랑과
간섭을많이받은자식일수록병에걸리기쉽다.
소유의 세계에서 행복은 조건이 지워져 있다.‘ 저 사람과 결혼을 해야’,‘ 이 시험을 합격해
야’,‘ 10억의 돈을 가져야’행복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 조건이 충족되면 일시적인 기쁨을 느
끼지만조금만지나면또다른조건이나타나고그것을향해또다시발버둥을치게된다.
무소유의 행복은 무조건적인 행복이어야 한다. 아무런 조건도 없고 상황이 변화되는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 존재 자체만으로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 무소유의 생활을 정
치적인 수단에 의해 집단적으로 강요해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 인류는 20세기에 그것에 대
한 크나큰 희생을 동반한 기나긴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인간의 소유욕을 완전 무시해서는
모든 발전적 동기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강제적인 분배와 평등의 실현은 경제적인 무소유상
태, 즉 거지가 될 뿐이다. 그런 강요에 의한 평등의 세계는 수도인의 집단에서조차도 달성되
기어렵다고본다.
자발적인무소유의세계, 무조건적행복. 이점에있어서는인도인들이가장탁월하다고본
다. 그들은 앉은 자리에서 스스로의 마음챙김(mindfulness)을 통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아
낸최초의인류집단이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