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주담판睦州擔板을목주도명선사가납자를불렀습니다.
“대덕이여!”
납자가고개를돌리니말했습니다.
“담판한擔板漢이로구나.”
‘담판한’이란말은널따랗고긴판대기를등에지고다니는사람을말합니다.
따라서고개를돌릴수가없기때문에한쪽면밖에볼수없습니다.
그러므로사물의한면만을보고전체를보지못하는사람을비유한것입니다.
즉사물이나생각의한편에매몰되어치우친행동을하는사람을꾸짖을때쓰는말입니다.
단견에빠져있는외골수내지는외고집이라는의미입니다.
목주도명선사가즐겨쓴말이기도합니다.
당나라의목주도명선사는남악문하로황벽희운선사의법을이었습니다.
대중일천여명을모아서종풍을떨쳤기때문에총림에서는진존숙陳尊宿이라고불렀습니다.
그리고말년에는대중을떠나허름한집에서짚신을삼아노모를모신까닭에
사람들은선사에게‘진포혜陳蒲鞋’라는별명을달아주었습니다.
그는팔고남은짚신은문밖에걸어두고오가는사람들이누구나가져갈수있도록 보시를베풀었습니다.
송곳은아무리감추어도호주머니에서삐어져나오기마련이고사향은 아무리싸도냄새가퍼지기마련입니다. 승속을 막론하고 절이아니라 마을에 살면서도 짚신을 삼는도인이 있다는 소문이 널리퍼지게되었고 또이풍문을듣고서많은공부인들이찾아왔습니다.
하지만존숙은사람들을멀리하였습니다.
목주도명선사는항상납자가오는것을보기만하면문을걸어잠갔습니다.
즉이것은만나주지않겠다는뜻입니다.
아니면굳이만나야할필요가없다고생각했기때문일것입니다.
자기공부는자기가알아서하면될일이지사실묻고대답하고말고할것이없기때문입니다.
그런진존숙에게어느날운문선사가찾아왔습니다. 역시똑같이그는문을걸어잠갔습니다.
그런데운문의근기도보통이넘습니다. 운문은문두드리는것을한두번에그친것이아니라 거절해도 세번을 찾아가서 계속두드렸습니다.
아마 다른하근기납자였으면 두번은 고사하고 단 한번에 발길을 돌렸을 것 입니다.
세번째찾아오자마침내그노장이문을열고나왔습니다.
문여는 소리에 기뻐할새도없이 진존숙은 다짜고짜 달려와 운문의 멱살을 쥐고서는 한마디 쏘아붙이는것이었습니다.
“말해라! 말해!”
이예기치않은상황이벌어지자 문언은깜짝놀라대답할틈도없었습니다.
그러자밀쳐버리고는바로뒤돌아서들어가버리는것이었습니다.
얼떨결에놀란마음을추스르기도전에그노장이다시문을열고튀어나오면서
“아무쓸모없는놈이로다”하고는다시문을열고서돌아서는것이었습니다.
그와중에함께들어가려다가결국밀려서나왔는데운문의나머지한발이미처문에서빠져나오기도전에
문짝을꽝하고닫는바람에오른쪽발목이부러졌습니다. 그런데그순간운문은한소식을하게되었던것입니다.
운문에게이런대접을하였으나어느강사가찾아왔을때는곧바로한번만에문을열어주었습니다.
그리고는‘좌주여!’하고불렀습니다.‘ 예!’하는대답이끝나자마자이렇게말했습니다.
“담판한이로다.”
운문이세번을두들기고들었던‘아무쓸모없는놈’이라는말이나
좌주가한번만에들었던‘담판한’이란말은모두별다른차이가없습니다.
분심을일으키게만들어납자니학인이니할것없이모두를공부하게만들었다는점은똑같습니다.
사실목주도명선사가불렀던그대덕이고개를돌리니‘담판한’이라고하였는데 설사고개를돌리지않았다고하더라도역시‘담판한’소리를들었을것입니다.
고개를 돌렸느냐 돌리지 않았느냐 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것 이아니라 불렀던 그 말의 낙처를 제대로 알고있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 이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장령長靈탁卓선사는이렇게말했던것입니다.
“직요환불회直饒喚不回라도야시허담판也是虛擔板이로다. 설사불러서돌아보지않았다고하더라도역시담판한이로다.”
조주선사역시자기소리를내지못하고남의소리를흉내내는납자를‘담판한’이라고꾸짖었습니다.
어떤납자가조주선사회상에새로방부를들이려고하니선사께서물었습니다.
“어디에서오는가?”
“남방에서옵니다.”
“불법이모두남방에있는데그대는거기에서무엇을했는가?”
“불법이어찌남북에매여있겠습니까?”
“그대가설사설봉의존선사나운거도응화상의회상에서왔다고하더라도담판한일뿐이다.”
설봉이나운거는당대의대선지식들입니다. 누구밑에서공부한것이중요한것이아니라
스스로안목이열렸는가열리지못했는가하는것이더중요했기때문입니다.
육조혜능선사의나무꾼행자시절정도의수준으로, 그것도모방해서한마디대답했으니‘담판한’이라는욕지거리를들어도할말이없습니다.
하지만이제그담판한이라는말마저도들을수있는사람이귀한시절이되어버렸습니다.
담판한을사실제대로알고서보면담판한이아닌것입니다.
진정한 공부인은 우직하게 자기 공부길만 찾아가면서 옆도뒤도돌아보지않는 진짜담판한이되어야하기때문입니다.
이제석달살림살이를마치고동안거해제를하는날입니다.
해제를하면서행동거지는담판한이되어앞만보고걸어갈일이지절대로옆눈을팔아서는안될것입니다.
화두역시담판한처럼절대로망상을붙이지말고한길로만쭉밀어붙여야할것입니다.
결제는앉아서몸을담판한을만드는것이요, 해제는서서마음을담판한으로만드는일입니다.
몸과마음이함께담판한이되어도반과선지식으로부터‘진짜담판한!’이라는소리를들을수있을때
참으로담판한을벗어나는도리가그속에있음을알게될것입니다.
담판한擔板漢이낙수가落誰家오
일척안一隻眼으로여하변如何辨고
심산오야월명중深山午夜月明中에
규곡석인심중전叫哭石人心中箭이로다
담판한이라는말이누구에게떨어질것인가를
한쪽눈만가지고서어떻게가릴수있겠는가?
깊은산한밤중에달은밝은데
울부짖는돌장승은심장에화살을맞은탓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