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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출발점을 다시 찾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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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리포트 2007년 02월 300호
2006년 종교계의 한 해를 결산하면서 한 언론은‘유감’이라는 착잡한 단어로 기사를시작했다.

“유감스럽게도, 거룩해야 할 동네에 거룩하지 못한 소식이 많은 한 해였다. 불교계도 개신교계도 수행이나 구원과 같은 종교적 과제와는 동떨어진 문제들로시끄러웠다. 불교는 비리와 잡음으로 눈총을 받았다. 공주의 천년 고찰 마곡사가주지 임명 과정 때 오간 뇌물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불교계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고, 조계종의 최고 입법기구인 중앙종회 선거는 타락 금권선거로 규탄을 받았다. 마곡사 압수수색에 대해 마곡사 스님들은 불교 탄압이라고 항의했
지만 바깥의 시선은 달랐다.…”(한국일보인터넷판06. 12. 22)

관람료, 어떻게 살 것인가가 해법최근 언론은 불교를 주요한 기사로 다루고 있다. 바로 문화재관람료를 둘러싼 논란이다. 대체로 종단에 부정적인 견해들이 배어 있다. 한 언론은 관람료사찰
주지 자리를 둘러싼 불미스런 사태를 거론하면서, 문화재관람료를 법에 의거해받을 수는 있겠지만 받은 돈의 용처도 밝히지 않는 등 받는 이의 자세가 바르지않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

“ 조계종은 전국 67개 사찰이 2005년에 거둔 문화재 관람료가 320억원이고, 이는 연간 사찰 문화재 유지ㆍ관리비 807억원에 훨씬 못 미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음대로 걷고 어디에 쓰는지 밝히지 않으면서, 꼭 필요한 최소 경비니 받아야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무조건 돈만 챙기려는 이기적 욕심으로 비칠 수도 있다. 문화재 관람료 수입이 연간 수십 억원에 이르는 몇몇 절 중에는주지 자리를 놓고 다툼 끝에 칼부림이 난 곳도 있음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사찰
의 이익보다 민심을 먼저 살피는 조계종의자세가아쉽다”(한국일보인터넷판, 1.19)

라고지적했다. 종단은‘문화재관람료 관련 종단 입장’을통해

“실제 정부의 국유문화재에 대한투자와 비교해 볼 때 불교문화재 보존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진하며 실지 지정·비지정의 모든 불교문화재 보존의 몫은 불교계이다”

라며 불교문화재 보수·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정부예산에서 대폭지원해야한다고밝히고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의 말이 맞고 틀리느냐는 차원이 아니다. 종단의 입장이 시민들의 가슴에 다가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종단의 입장이 틀려서가 아니라 밉기때문이다. 따라서 시민들이 보이는 차가운 반응을 해방 이후 조계종의 행태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해법 찾
기는 요원하다. 문화재관람료를 어떻게 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여기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지금 우리는 또 다시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어리석 음을짓고있다.
왜 우리는 삭발염의하고 있는가?
마곡사 주지와 관내 말사주지 사이의말사주지 임명 대가 금품수수 및 마곡사주지의 국고보조금 횡령 혐의 기소 사건,현직 중앙종회의원의 흥천사 토지 무단매매 사건, 범어사 말사 마하사의 산내암자인 반야암 승려 입적 사건 등은 우리의 출발점을 다시 찾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치욕적인 사건들이다. 승복 대신 수의를 입고 포승줄에묶여와 재판장 앞에 선 수행자의 뒷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한 언론은 검찰이 마곡사 주지를 배임수재와 국고금 횡령
우리의 출발점을 다시 찾아야하는 분명한이유 혐의로 기소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돈맛들인 큰절 큰스님’이라는 제목을 달기도했다.거룩해야 할 승가의 위의와 권위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사건들로 납의가 얼룩지고 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것들이 지켜지지 않은 사건이라는 점이다. 공동체정신은 온데간데없고, 우리가 딛고 선 땅을 뒤흔드는 아찔한 사건들이다. 또 종단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분들이 사건들의 중심이라는데 이르러서는 맥이 탁 풀리고 만다. 후학들의 눈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앞이깜깜하다.
여기서 우리는 묻는다.

불교에서 추구하는 궁극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삭발염의하고 있는가?
우리의 초발심은 무엇이었나?

불교의 궁극은 한마디로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실현이다. 즉, 열심히 수행정진하여 스스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성취하신 바와 같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고, 이 깨달음을 중생들에게 베풀어 참된 지혜와 자비의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조계종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달마넷’에서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이렇게 설명하고

“그러므로 우리도 부처님을 본받아 스스로의 완성된 삶을 추구해 나감과 아울러 이웃에도 일깨
워 도덕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각성된 사회, 다시 말해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어가는 것, 그것이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라면서정진을당부하고있다.삭발에 대해서도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화를 인용해 설명하고 있다.

“석가세존께서 출가를 결심하고 가비라성을 빠져 나와 마부인 찬다카와 작별을 고할 때‘지금 나는 사람들과 더불어 고苦에서 해탈할 것을 서원하는 뜻으로 삭발을 하겠다’고 말한 후 머리를 깎고 수행 길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어 삭발의 의미를 번뇌를 여의고 수행정진하여 중생을 제도하겠다는서원이라고풀이하고있다.
어쩔 수 없나! 집단우울증이런 사건들을 접하며 많은 스님들과 재가자들이 깊은 자괴감에 빠져 있다.‘우리 종단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라면서, 자포자기의 내리막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내 살림이나잘 챙겨야지. 방도가 없지 않은가’라는말로 독살이를 합리화하고 있다. 집단 우울증세를보이고있는것이다.
집단 우울 증세가 깊어지면, 개인주의와 쾌락주의로 나아간다. 역사가 가르쳐주는 교훈인데, 이 단계에 이르면 개인주의와 쾌락주의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나아가 그 흐름은 터진 댐의 물과 같은 기세로 번져나가기 때문에 감당해낼수없는지경에이르고야만다.
얼마 전 가칭‘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공사’라는 이름의 승가운동이 시동을 걸었다. 불교단체에서도 최근의 상황에 대해깊이 우려하면서 입장을 발표해 주목을끌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우리의 집단우울 증세를 치료할 수 있을까? 아직 모른다. 그러나 그 답은 우리에게 있다. 다음과 같은 물음을 자신에게 던질 때만이그렇다. 불교에서 추구하는 궁극은 무엇인가? 왜 나는 삭발염의하고 있는가? 나의초발심은무엇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