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 사무실에서 <해인>을 펼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자, <해인>을 읽기에
가장 적당한 때입니다. 아직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지 않아 동료들도 덜 출근한 시간입니다.
이 때는 그렇게 쉴 새 없이 울려대던 전화벨도,‘ 부웅~부웅~’떨어대는 휴대전화도, 늘 코 박
고 지내던 컴퓨터도 저를 놓아줍니다. 심호흡 한 번 하고 펼쳐보면 <해인> 속엔 산과 절과 스님
이 있습니다. 책 속의 절을 보면서 제가 방문했던 사찰의 풍경이 떠오르고, 스님들의 법문이나
인터뷰를 읽을 때면 제가 그분 앞에 차 한 잔 놓고 마주한 느낌이 듭니다. 여름이면 서늘한 산 속 풍경, 겨울엔 눈 덮인 산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전해주는 표지의 사진 한 장까지. 그렇게 저는 <해인>을 만날 때마다 제가 앉아 있는 공간과시간을 넘어섭니다. 모처럼꿈을꾸는 시간입니다. 제가종교담당기자가된덕분에얻게 된큰 즐거움중의하나가<해인>과의 만남입니다. 아무쪼록 600호, 900호, 1000호까지 계속 이어져 많은 분들께 위로와 마음공부의 계기를 만들어주시기바랍니다. 다시한번300호발간을축하드립니다.
김한수 / 조선일보기자
삼백에서천으로
2007년1월5일밤11시.
해인사 아침 예불이 사무치게 그리워서 밤길을 재촉하였다. 달을 벗삼아 달린 길은 새벽3시가
조금 넘어서 해인사 경내에 들어섰다. 둥둥 당당~~~ 가야산 가득 울려퍼지는 법고 소리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찬 새벽 공기를 떨치고 힘차게 법고를 두드리는 스님의 장삼 자락이 출
렁일 때마다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뿌듯함에 마음은 온통 부풀어올랐다. 신새벽에 해
인사구광루앞마당에발을 들인것만으로도, 새벽 하늘에빛나는별들을볼수 있는것만으로도좋았다. 법고소리의 여운이 사라지고 목어의 빠른 질책이 등을 떠밀 때까지 꿈인 듯 망연히 서 있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대적광전으로 발길을옮겼다.
<해인>과의인연은가끔나를이렇게만사제쳐놓고해인사로달려가게한다. 오랜세월<해인>의편집과디자인을맡은 끄레에서 나 또한8년이 넘게 <해인>을 만들었다. 특히 성철 스님이 입적하셨을 때 만든 특집호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무렵 어느 절을 가도 <해인>을 모르는 곳이 없어 절집안 어디를 가도 당당하고 자부심으로 넘쳤다.
속가의문인명사들도모두<해인>에글이실리는것을기꺼워하였다. 그만큼<해인>을만드는일은신이났다.<해인>이 지령 300호를 맞았다. 햇수로 이십오 년이 넘는 세월이다. 절집안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그 맡은 바 몫이적지 않은 <해인>의 명성만큼이나 긴 시간이다. 300호를 만든 그 마음으로 <해인>이 1,000호까지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그때까지도 <해인>을 만든 스님들의 초발심이 살아 있는 <해인>이기를!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영원하듯 <해인>도영원하기를!□
조인숙 / 끄레 어소시에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