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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강원의 생활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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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07 해인사 승가대학 - 무경/해인사 강원 화엄반 2007년 02월 300호
관음전 큰방에서 간경을 하고 있는 모습 남자들이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군대 이야기라 합니다.
\"우리 때는 내무생활이 어떻고, 빳다가 어떻고, 훈련과 군기가 어떻고...\"
자기부대가 최고인 양 \"요즘 군대가 어디 군대야?\"

승가에도 이런 곳이 있습니다.
해인강원 동문들이 만나면 그시절 이야기로 추억을 회상합니다.
\"우리 땐 대단했지. 지금 강원이 어디 예전만 하겠어? 힘도, 패기도 없이...\"

2007년에 바라본 해인강원의 오늘을 300호의 특집으로 준비했습니다.
해인지를 탄생시키고 발전해온 원동력이 바로 해인승가대학에 있기때문입니다.

세속을 떠나 사미계를 받고 정식으로 불교와 인연을 맺어, 강원이라는 곳에 와서 생활을 한지도어느덧 삼년이 지나 이제는 일년 정도의 시간이남아있다. 많은교육기관과사찰 중에서 여러 면에서 힘들기로 유명한 해인사 강원을 선택했고, 여러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제는 남들에게 해인사만의 매력을 말할 수 있는걸 보니, 이제는 나도 강원을 떠날날이 가까워지는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특히요즘들어서많은생각을 하게되는건, 올해부터 해인사승가대학이 교육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청규를 포함한 생활 전반에 대하여 많은 변화를 계획하고 있고, 지금도 그것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꼭필요한변화이고,언젠가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알고 있지만, 새로운 것으로 인해서 사라지게 될 것들이 아쉬움과 함께지난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해인사 승가대학이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 불교계에서 특별한 위치에 있었던 이유가 해인사 장경판전의 팔만대장경이나, 당대 선지식으로 추앙받던 어른스님들뿐만은 아닐것이다. 그러한역사와전통을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변화에 맞춰, 같이 변화하며 그 시대가필요로 하는 수행자를 배출했기 때문이아닐까?
불교정화로 인해 중단되었던 강원을1955년 주지로 계시던 자운 스님께서 운허 스님을 강주로 모시면서‘법보전문강원’으로 복원시키셨고, 그 동안의 여러 변화를 겪으며1987년‘해인사 승가대학’으로 개명하여지금에이르렀다. 그동안해인사는 <신심, 원력, 수행>의 교훈을바탕으로 승가대학을 부처님 법을가르치고 전해 받는 학습장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강원생활 자체를 수행의 일환으로 인식하여, 지식의 전달에 국한되지 않고 수행을 기본 덕목으로 삼았기 때문에 철저한 시
간 관리와 예불, 공양, 대중 운력의 참석을 통하여 완전한 승가대중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탁마 시키는역할을해왔다.
여기에 해인사만의 특징은 성철스님, 일타 스님, 혜암 스님과 같은 선사스님들께서 많이 주석하셨던 까닭에 강원에도 선禪과 관련된 부분이 많이 중시된다. 다른 강원에서는 배우지 않는 육조단경과 돈오입 도요문론과 같은 선어록들을 추가해서 기존의 다른 선어록(사집과)들과 함께, 타 강원의2학년과정을4학년에 배우게 함으로써 강원을 마치고 바로 선원에서 참선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선원의 하안거와 동안거 용맹정진도 학인스님들이 함께 참여한다. 다른 사찰들이 강원과 선원의 선을 엄격히하는편인데, 해인사에서는 강원의 스님들도 선원에서 일주일간의 용맹정진에 같이 정진함으로써, 책에서 배운 것들을 본인 스스로 참선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준다.
그리고 여느 전통강원보다 많은 학인들이 모여 교육과 수행을 하다보니 청규 및 규정이 군대보다 힘들다고 할정도로엄격하다. 해인사강원에는 청규가 있어서 그것을 기준으로 강원을 유지시켜
나간다. 강원의 청규는 생활의 외면을 규제함으로써 생활의 내면을 순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이러한 청규는 대중들이 정기적으로 날을 정해, 저녁 예불 후에 관음전에모여서 내용을 읽어 뜻을 되새기고,그 동안의 생활에서 소홀했거나 지켜지지 않았었던 부분들을 청규에 비추어서 판단하고, 탁마하는 시간을갖는다. 물론수행을목적으로모인 집단이기에 자율성을 원칙으로 하지만 아직 출가한 지 얼마 안 된초심자들이기에, 판단하기 어려운일을 대비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거론한다. 예를 들면 예불이나 공양하는 방법에서부터 도량 내를 다닐 때는팔을흔들거나장난하지말라, 방에출입할때는문을조용히닫아야한다. 거기다해우소사용법까지, 모르는 분들이 보면 이렇게까지 해야할까하는의문이생길법도하다. 하지만평상심이도道라고이야기하며작은 마음의 변화도 중요시하는 곳이기에, 생활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순간순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꼭 이상하게 생각할것도아니다.
또한 해인사의 학인들은 상호간의 생활규범과, 총림에서 함께 승가의 대중으로 생활하시는 어른스님들시봉뿐만이아니라선원, 율원및종무소 소임스님에 대한 예의범절 또한습의해야할주요사항이다. 그 중에서도 해인사강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지는 것이 예불과 공양 그리고 대중운력이라할수있다.

예불

외부에서 해인사를 찾은 분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이 장엄한 예불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둠과 함께 고요한 새벽 산사에 울려 퍼지는 북과 종소리 그리고 시작되는 대중스님들의 예불소리는 산속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현대의 오페라 하우스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부처님에 대한 예경이 주목적이 지만 사찰 안의 스님들의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는 몇 안 되는 부분이기에 해인사에서도 예불에는 많은 신경을쓰는편이다.
대부분 사찰의 생활과 마찬가지로 강원학인스님들의 일과도 새벽 3시의 도량석과 함께 시작된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세수와 양치를 하고, 예불이시작되기전에정해진자신의 법당자리에서 예불을 준비한다. 해인사 조석朝夕예불은 경쇠를 이용해서 선창자의 선창에 의해 대중스님이 따라가는 형식이기 때문에 선창을 하는 스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창이높게시작을하면전체 예불이 높아지고 낮게 하면 너무 느려지기도 한다. 선창은 강원학인 스님들이 하루에 한명씩 돌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강원 생활 중에 누구나 한번은 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스님들이 목소리가 좋아 듣기 좋게 잘하는것은아니다. 자신이없는스님들은 자신의 차례가 되기 전에 산에 혼자 올라 연습을 하기도 하고, 잘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한다. 하지만누구라도막상법당의 부처님과 많은 스님들 앞에서 혼자 서면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 긴장한 탓에 목소리가 떨리기도하고, 시작할타이밍을놓치는경우도종종있다. 처음해인사에와서 이러한 상황을 몇번겪은후에야 진짜로 예불이 편해지고 신심도 우러난다. 그러기 전까지는 예불은 언제나 긴장이고, 자신의 차례가 가까워지면 많은 연습으로 인해서 목소리가쉬는스님도있다. 그렇게예불에서 반야심경까지 끝이 나면 강원의 학인스님들은 아침에는 천수경과 108참회를, 저녁에는 금강경 독송을하게된다. 하지만강원의 상황에따라 쉬는날이 많은편이다.
그렇게 예불을 마치면 대중들이함께 모여 간경으로 아침의 시작과 하루의 마무리를 하게된다. 새벽예불후의 간경은 아침 공양 준비 때까지계속된다.

공양

일반적으로 스님들의 공양은 발우공양을원칙으로한다. 발우는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그릇의 의미를 넘어 음식을 수행의 약으로 삼는 불교적인의미를담고있다. 발우를통해 음식을 먹는 발우공양은 최근에 음식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친환경적인 식사방법으로 인식되면서 불교의 환경에 대한 사상을 엿보는 방편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음식을 통해서 탐욕을 제거하고 발우공양에 담겨 있는 평등, 절제, 공동체, 복덕, 생명, 자비사상의총체는현대를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도 의미 있는메시지를던지고있다. 하지만 사찰의 스님들이 모든 공양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안거 철의선원대중스님들을포함해총림대중이 다 모여 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평소에는 후원에서 공양을 하게 창불패되는데, 시간에 맞춰서 목탁과 공양종소리가울리면산중의어른스님들부터차례로공양을시작하신다.
사찰의 수련회를 경험하신 분들께서 가장 힘든 부분이 발우 공양이라고하시는데, 출가한지얼마되지않은 학인스님들도 마찬가지다. 대중들 각자가 먹는 양이나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맞추려면 공양시간 내내 신경을 써야 한다. 거기다가공양 준비 및 뒷정리와 청소까지 학인스님들의 몫이기 때문에, 단순히밥을 먹는다는 생각 이상의 의미가있다. 평소에도 대하기 어려운 어른
스님들 앞에서 수저를 들고 놓는 것까지 절집 나름대로의 법도에 맞게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긴장으로 인해서 밥을 어떻게 먹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날이 지나고 익숙해지다 보면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법도에 맞게편안한공양을할수있게된다.이렇게 하루 세 번 이루어지는 예불과 공양은 하루 일과의 기본 틀로서 강원 대중생활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차지하고있다.

운력

산중생활에 필요한 일들은 수행자의 위의에 어긋나지 않는 한 스님들이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근래에는사중의 처사님들과 보살님들이 많은 일들을 하지만 지금도 스님들이담당하는 부분들은 여전히 많이 있다. 스님들에게 운력은 단순히 일을하는것을넘어, 대중과어울리는과정에서 하심과 공경을 배우고 흐트러지기 쉬운 마음을 스스로 돌아보고 경책할 수 있는 하나의 수행으로여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떠나서라도 강원에서 행해지는 대중 운력은 출가하기 전에는 접해보지 못했었던 산중에서의 생활을 익히기도하고, 계절에따라사찰에필요한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밭에 감자를 심고, 그것을 수확한후에 그 자리에 다시 배추를심어 겨울에 김장을하는것, 또는창호지로 문을 바르는 것 등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운력이 있고, 초파일 행사나 팔만대장경 수호 정대불사와 같은총림 전체의 전통적인 행사에도 참여한다.
이런 총림 전체에 필요한 운력과는 별도로 강원의 학인만이 참여하는것들도있는데, 대표적인것이축구 운력이다. 가야산은 산불이 잦은곳인데 산에 불이 났을 때 스님들이 다리에 힘이 없어서 불난 곳으로 빨리 가지 못해, 다리 힘을 기르기 위해 축구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앉아있는시간이많아서운동이 부족한 스님들에게 땀 흘리며 활동할수있는시간을주자는작은배려인것같다.
평소의 조용하고 정적인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축구를 할 때만큼은 공을 따라 운동장의 여기저기를 누비며 소리도 지르고 강원의 모든 스님들이 어우러져 웃고 즐길 수 있는장이 벌어진다. 축구라고 해서 격렬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스님들의 축구는 그렇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시합을 하지만 승리에 집착하지않고, 최대한 상대를 배려하면서 경기를한다. 그렇기때문에그냥축구나 운동이 아니고 축구 운력이라고 말하는것이다. 이렇게한주에하루정도는 축구를 하고 하루는 가야산으로 산행을 하면서 학인스님들의 평소부족한운동을보충한다. 물론 승가대학이기에 경전을 이해하고 불교를 정확히 알기 위한 공부에도 최선을 다한다. 다만 전통강원의 장점인 선지식을 모시고 생활하면서 승가의 가풍과 법도에 젖어들고, 공동생활을 영위하며 승려의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을 살리면서도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절집에서는 강원이 중물 들이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마치 투명한 종이에 회색 물을 들이면 회색이 되고 검정색 물을 들이면 검정색이되는것과같이강원은갓출가한 사미, 사미니 스님들이 승려로서 위의를 갖추고 기본성품과 지혜를 갖춰 초기에 바른 불교적 가치관을 심는데목적이있는것이다.
나도 출가하여 이러한 강원에서 3년을보냈다. 적지않은시간속에서 많은 걸 느끼고 배웠지만 중물이 잘들었는지는알수가없다.지금 해인사 승가대학은 큰 변화를준비하고있다. 새로운것들이만
들어지는 만큼 없어지는 것이 생겨날것이다. 물론그러한것들이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누구도 알 수없다. 다만 그러한 변화들이 부처님의 말씀에 부합하고, 그렇게하기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간다면, 해인사강원이 지금까지의 위상이나 명성에못지않은중요한역할을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