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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멸起滅마저도없는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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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법문 - 조계종정 해인총림 방장 법전 스 2007년 02월 300호
2007년 조계종 하례회 시수기멸是誰起滅이며
기멸시수起滅是誰오
상공착설相孔着楔하고
안통변추按痛便錐로다
누가일어났다멸하며
일어났다가멸하는것이누구랴.
구멍을보아서쐐기를박고
아픈곳을살펴보고침을놓는다.

복주福州나산도한羅山道閑선사가처음에석상경저화상을뵙고물었습니다.

“일어나고멸함이멈추지않을때가어떠합니까?”

이에석상이대답했습니다.

“식은재나마른나무같이하고한생각이만년동안가도록하고, 함函과뚜껑이서로맞듯이하고맑은하늘에티가없는것같이하라.”

그러나선사는이말에계합되는바가없어다시암두전활선사를찾아갔습니다. 그리고다시

‘기멸起滅즉일어나고없어짐이멈추지않을때가어떠합니까?’

라고물었습니다. 그러자암두는크게할을하면서말했습니다.

“누가일어났다멸했다하는가?”

이말끝에나산도한선사는그자리에서깨치게되었습니다. 나산이물은것은천하사람들의본보기가되는것이라고하겠습니다. 요즈음초학자들은간혹그말속에서살아날궁리를하면서마치물위에서조롱박을누르듯이하면서번뇌를굴복시켜끊으려고만합니다.
공부하는납자들은절대로그런마음과짝을해서는안될것입니다.그런마음이없다면그마음이그대로스스로편안해질것입니다. 만약그마음으로짝을삼고자하면마음이움직일때마다일어나는그마음에속게될것입니다. 짝한다면바로망심과짝하는것이요, 짝하는것이없다면그망심도없는것입니다.
조사께서서쪽에서오시어직지인심直指人心견성성불見性成佛토록하셨거늘 어찌종놈을서방님으로잘못알도록내버려두셨겠습니까?
사실나산이물은경지는진眞에미혹하여망妄에집착한것이라하겠습니다.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일어날때마다사람들을홀딱속입니다. 하지만 이 이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절대로 거기에 속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웃하지도 않습니다.
또 가는 곳 마다 이 도리를 남들에게 일러주어 다른사람들도 그것을 제대로 알게해줍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 길을 끊어버립니다. 지극한 제대로된 말 한마디가 범부를 고쳐서 성인으로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성인과 범부가 본래 같은줄도 알고있습니다. 나산도한선사는 덕산선감선사의 제자인 암두전활선사의 법을 이었습니다. 당시의 선지식인 동산양개의 제자인 소산광인疎山匡人선사와의 유명한 문답이 선가에 오늘날까지 전해져옵니다.
소산에게도감스님이연수탑(延壽塔;부도탑) 조성을마쳤다고사뢰거늘선사가물었습니다.

“그대는그것을만든장인에게돈을얼마나주었는가?”
“모두가화상에게달려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서푼을주어야겠다고여기는가, 두푼을주어야겠다고여기는가? 아니면한푼을주어야겠다고여기고있는가? 만일바로이른다면나를위해서제대로탑을세워준것이되리라.”

그러나도감은한마디도대꾸하지못하고나중에나산도한에게그일을말하게되었습니다.

“그물음에누가대답을했는가?”
“아무도없습니다.”
“그대는돌아가서소산에게이렇게전하거라.서푼을장인에게주면화상은금생에결정코탑을얻지못할것이요,만일두푼을준다면화상은장인들과함께한손을내어야될것이요,만일한푼을준다면장인들에게누를끼쳐눈썹이떨어지리라.”

그도감이돌아와서선사에게그말을아뢰었습니다.
그러자선사는위의를갖추고도한선사가사는대령大嶺쪽을향하여절을하고는이렇게찬탄하였습니다.

“안목있는이가아무도없다고여겼더니대령고불의광채가여기까지이르렀구나. 섣달의연꽃이로다.”

고인들은이렇게불사를불사로생각하는것이아니라공부하는방편으로삼았습니다.
도감에게한마디던짐으로써그것이의심이되었고그의심이다시선지식을찾아가게되는계기가되었고
또소산에안목을가진본분종사가법석을펴고있음을만천하에알리는계기가되었던것입니다.
그 외에도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산도한선사는 민왕王이 약사도량을 새로세우고 여러장로들에게 정진염불을 해달라는 청을받고는 함께갔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혼자만 염불을 하지않고 단정히앉아있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자고산鼓山장로가이를의아하게여겼습니다. 이는그옛날동인도국왕이반야다라존자를공양에청하여독경을부탁했을때 침묵하고있는모습을보고가졌던바로그의문인것입니다.

“다른대사들은모두가경을읽는데스님만은어째서경을읽지않습니까?”
“저는숨을내쉴때뭇인연에간섭되지않고, 숨을들이쉴때오음五陰과십팔계十八界에머물지않나니 항상이와같이백천경을읽습니다.”

그리하여 독경과 염불마저 도선으로 회통을 한 본분종장이었던 것 입니다.
나산기멸羅山起滅공안에대하여마무리를짓고자합니다.나산이석상을보고서‘일어나고멸함이멈추지않을때가어떠한가’라고물으니‘식은재나마른나무같이하고, 한생각이만년가도록하고, 함과뚜껑이서로맞듯이하고, 맑은하늘에티가없는것같이하라’고했으나뭔가마음에계합되는것이없었습니다. 그래서다시암두를찾아가‘기멸起滅이멈추지않을때가어떠한가’라고물었습니다.암두의할끝에떨어진말인‘누가일어났다멸했다하는가?’라는한마디에견처가열렸던것입니다.
더이상별다른말이더필요없지만그래도사족삼아몇마디덧붙여보겠습니다.‘일어나고멸함이멈추지않는다’고한것은중생들의망념이마치창틈의햇살에오르내리는먼지가아물거리듯, 깡통의불을빙빙돌릴때바퀴모양으로이어지면서끊어지지않는것과같은것입니다.
‘식은재와같다’고한것은마르고담박하고적멸한경지요,‘ 한생각이만년가도록한다’는것은 변하지도흔들리지도않는경지를말합니다.‘ 함과뚜껑이서로맞듯하다’는것은 이치에맞고현실에맞는경지이며‘맑은하늘에티가없는것같이하라’는말은희고맑아서 때가없는경지를말합니다.
‘누가일어났다멸했다고하는가’라는말은일어나고멸할때에본래일어나고멸함이없다는도리입니다.
이번병술년동안거정진은망상이일어나고멸할때에일어나고멸함이없다는그도리를깨치고자한것입니다. 그 도리를 단박에 깨치는 용맹정진이 되길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백운사가이청봉白雲乍可離靑峰이어니와 명월나교하벽천明月那敎下碧天고 흰구름은 잠시푸른봉우리를떠나게할수있지만 명월이야어찌푸른하늘에서떨어지게할수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