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재화를 생산·재생산하고 축적하며, 분배 교환하는 능력”
이라고 정의했다. 이 개념을 옮겨와 우리 사회의 종교들을 들여다보면, 종교 내부의권력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또한 종교권력을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라는 말로도정의할수있다.
종교권력이우리사회의주요한코드가된지는얼마되지않는다. 문제는종교권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싹은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커졌으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종교의 공신력도 커졌느냐는 의문에서 비롯되었다. 또 종교 내부의 권력의 획득과 유지 과정이 종교에걸맞는 모습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종교권력을논의하게된배경이다.
최근 발행된 <역사비평>(2006 겨울호,통권 77호)은‘한국사회 5대 권력 : 역사와 그 성격’이란 제목의 특집을 마련했다. 법조, 언론, 재벌, 교육과함께종교를정치권력 외의 우리 사회의5대 권력으로규정한 것이 우선 눈길을 끈다. 특집을마련한 편집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정치권력에만 초점을 맞추어온 그간의 권력논의를 넘어서서 사회 각 부문의 권력의 실상을 밝히고자 한 시도이다. … 사회 각 부문의 권력은 강성화되면서 과거의 비민주적 관행이나 제도를 온존시키고 있다. 인간집단에는 언제나 권력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권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권력의 민주화인데, 그것이 왜 각 부문에서 지체되고있는지를”
분석해보았다고 밝히고 있다. 종교를 비롯한5개 부문에서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며, 그 이유를 찾겠다는것이다. 그러면, 종교는 비민주적 관행과 제도를 온존시키고 있는가. 한신대 강인철 교수(종교사회학)는 종교 내부적으로는
“특정 종교가 보유한 인적·물적·조직적 자원의 양이 증가할수록 이의 배분 권한을 둘러싼 성직자 그룹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경향이 있다. 성직자 그룹 간의권력경쟁은 대부분 정해진 룰에 따라 진행되지만, 때때로 종교영역을 넘어서기도 하고, 폭력적 충돌로 비화되기도 하며, 심지어 교단조직의 분열과 새로운 교파의 창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 분석했다. 특히 불교에 대해서는
“1950년대 이후 수많은 신흥교단 창설과 100회 이상의 법률소송을 동반했던‘비구-대처갈등’을 비롯하여, 오늘날에도 문중, 거대 본사, 종책 모임 등의 형태로 파벌들이 교단권력을 분할하고 있다. 성직계층내부의 갈등이 자주 폭력사태를 동반했던것도불교의특징이었다”
고보았다.강 교수는 또 종교의 대외적 권력화(사회적 영향력)와 관련해서는, 비종교 영역과 타종교 영역 등으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비종교 영역의 대외적 권력화에서는 다음의 다섯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종교교리로부터 연역된 도덕적 규범·가치들을 시민사회에확대적용하거나 강요하려는, 한마디로‘도덕적 쟁점들의 정치화’로 요약될 수있는‘도덕정치’의 문제
▷정치권력의 종교적 이용, 혹은 정치권력을 동원하여 종교조직의 협소한 제도적 이익을 추구
하는 문제
▷종교 영역의 자율성과 특권을 강조하여 외부의 모든 개입을 차단하거나, 종교 영역을 시민사회 내의‘면제된-예외적’영역으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권력화된 종교에대한 조언종교 영역에 대한‘성역화’의 문제
▷시민들의 정서에 심하게 거슬리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공격적인 선교·포교 활동의 문제
▷정의상‘비영리조직’인 종교조직의 빈번한 혹은 증가하는 영리적활동으로 인한 종교와 경제의 경계 설정을 둘러싼 문제들이 민감한 쟁점들로 제기되고있다는것이다.
강 교수는 결론적으로
“거대종교들의사회적 힘과 영향력은 지난 한 세기 동안꾸준히 증가하였고, 민주화 이후 더욱 강
화되었다. 그러나 거대종교들이 자신들의‘영향력’에 걸맞는‘공신력’을 유지하지 못함으로써, 또한‘종교적 언어’와‘공중의 언어’사이의 괴리가 커짐으로써, 이러한 힘과 영향력의 사용은 점점추문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개신교와 불교의 경우, 성직계층 내부
의 경쟁 관리와 조직적 통합성 유지에 실패함으로써 난립한 교파들이 저마다 성직자들을 양산해낸 결과, 성직자들에 의한 비리와 추문, 범죄들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거대종교들의 사회적 공신력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며 거대종교의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근대사회에서 종교는 전적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투신과 참여에 의존하는 영역으로 변했으며, 따라서 외부자들을 억지로 조직 안으로 끌어들일 수도, 내부자들의 개인적·집단적 이탈을 강제로 막을수도 없다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상기할필요가있다.”
강 교수의 분석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면서도 반론이 없을 수 없다. 이런 반문이 나올 법하다. 2005년 11월 기준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종교 인구는 국민의 53.1%인 2,497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238만명이나 늘었다. 따라서 종교권력을 둘러싼 추문이 떠돌아다녀도 종교에 귀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어떻게설명하겠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강 교수만의 몫이아니다. 종교지도자들의 몫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대해 정답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강 교수의 지적과 조언은 유효하다. 위 질문에 답을 내놓기 전에 다음과 같은상황에 먼저답을 내놓아야한다.
상황은 이렇다. ‘2004년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한국갤럽 조사, 발표)에따르면, 종교 인구의 비율은 늘어났지만,종교적 성향은 하락했다. 한국갤럽은 종교의식 조사에서 기독교의 창조설과 심판설, 불교의 윤회설과 해탈설에 대한 동의 여부로 종교성을 파악했는데, 동의율이 .1~35.4%에 머물렀다. 즉, 우리 국민은 특정한 종교의 신자라고 하면서도 그 종교의 가치관에 밀착하지 못하고 있다. 각 종교가 신자 수 늘리기에는 성공했지만, 종교를 신념화하는 데는 이르지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요즘우리 주변에 품위나 자질이 부족한 성직자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질문에 86.7%의 국민들이‘많다’고 응답했다. ‘종교단체가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그렇다는 응답68.0%),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있으며(그렇다76.0%), 삶의해답을못주고있다(그렇다64.0%)고생각하고있다.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종교에 귀의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종교에대한 신뢰도는 크지 않다. 이는 종교 본래의 모습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종교권력의 민주화를 논의하는 것은 종교지도자들의 도덕성의 회복을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의미 있는 작업일수밖에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