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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인 라다크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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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강보향 2007년 01월 299호
녹색평론사에서 펴낸‘오래된 미래’라는 책은 스웨덴의 언어학자이면서 환경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1975년 지금의 인도 북부에 있는 라다크에 들어가 소위‘개발’이 시작될 무렵인 1991년까지 머물면서 체험한 이야기를 서술하고있습니다. 부제가‘라다크로부터 배운다’라고 쓰여져 있듯이 진정한 미래는오랜옛지혜속에있기때문에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한방향을이책에서찾아낼수있다고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특히 감명을 주는 것은라다크 주민들의 삶의 방식입니다.그들의 삶 전체가 부처님의 가르침과뗄수없는깊은연관성을지니고있습니다. 즉 이 지역의 사람들은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심리적정서적으로 안정된 평온한 삶을 누려왔는데 그 토대가 불교의 기본 교리에있기때문입니다.아기가 맨 처음 태어나면 그 아버지는 일주일 동안 밭일을 피하는데,자기도 모르게 작은 곤충을 해쳐서영혼을 어지럽힐까 염려해서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 후의 축하 잔치에는 온 마을이 참여하는데‘옴’자가 장식된 털모자를 씌운다고합니다. 두세달뒤에는승원에데려
가 인쇄된 기도문을 받고 높은 라마승에게서 불교적 개념에서 유래된이름을받습니다.
우리 불자들이 5계를 받아 지님으로서 진정한 사람으로 태어난다고하는데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계율이불살생입니다. 글자 그대로 산 생명을 죽이지 마라는 계율을 신생아의아버지는 하찮은 미물을 자기도 모르게 죽이게 될까봐 아예 밭일을 나가지 않으면서까지 지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무리 미물이라 하더라도 산 생명을 죽이지 않으려는 태도는 땅과 아울러 살려는 마음으로 나타나는데, 씨뿌리기전에우리와달리경건한의식을행하는데서알수있습니다. 흙 속의 벌레들, 개울의물고기, 땅의 영혼들은 쉽게 노여움을 타는데, 단순히 그 위를 걷거나삽질을 함으로써 그들의 평화를 깨뜨릴수있기때문이라고합니다. 승려들은 하루 종일 그들을 위해 경을읽고, 의식에참가한그누구도고기를먹거나술을마시지않습니다.특히 라다크 주민들이 씨를 뿌리면서 부르는 노래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할정도입니다.

문수사리, 지혜의 화신이여, 들으시라!
신들이여, 류여, 그리고대지의신령들이여, 들으시라!
한 개의 씨앗에서 백 개의 식물이자라기를!
두 개의 씨앗에서 천 개의 식물이자라기를!
모든곡식이쌍둥이이기를!
부처와보살들을섬길수있도록,승가에 공양을 바치고 가난한 이에게 보시할 수 있도록 넉넉히 주
시기를!

문수사리보살을 향하여, 부처와보살들에게 공양하고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게끔 넉넉히 곡식을 달라고 기도의 노래를 부르면서 씨를 뿌리는것입니다. 또 라다크 사람들은 겨울에 염소나 야크 고기를 먹는데 물고기를 먹는일이없습니다. 사람의생존을위해 생명을 빼앗아야 한다면 많은 사
람에게 음식을 공급할 수 있는 커다란 동물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를 먹는다면 훨씬 많은생명을 빼앗아야 하니까요. 또 짐승을 죽이는 일을 가볍게 여기지 않아서, 반드시용서를빌고많은기도를올린후에야그짐승을죽입니다. 이때의기도문은다음과같습니다.

내가타고짐을싣는짐승들,
나를위해죽임을당한짐승들,
내가고기를먹은모든짐승들,
그들이빨리부처가되기를.

이런 기도들을 접하면서 우리가지장재일에 행하는 방생에 더 깊은뜻을두어야될뿐아니라일상생활
속의 자그마한 행동 하나하나에서‘불살생’을 실천해야 함을 생각했습니다. 또개인적으로는밥먹기전에

“이 음식이 어디서 왔던고. 덕행이부족한 나로서는 받기 부끄럽네…”

라는 구절들을 더욱 감사한 마음으로겸손히읊어야함을깨칠수가있었습니다.
이 책의 필자는 많은 민족들을 만나보았지만 라다크 사람들처럼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안정된 사람들을만난일이없다고합니다.일년에반이상이눈속에파묻혀있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게 4개월
밖에 되지 않는 12,000피트 이상의건조하고 먼지가 많은 히말라야의척박한 땅에 사는 그들에게 평온하고 해맑은 미소가

- 국민총생산이높은 게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가세계에서 으뜸가는 것이 - 어떻게가능할까요?

그것은 땅속의 벌레와 미물들, 물속의 고기들과 땅위의 모든 생물들을죽이지않고그들을위해늘감사하고 잘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그들이 사람에게 퍼붓는 가장 심한욕이‘화잘내는사람’이라고 하는것이납득됩니다.
이 나라에서 여승들의 역할은 융통성이 큽니다. 대부분의 여승들은머리는짧게깎으나주로집안에살
면서 다른 가족보다 기도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라다크는 전통적으로일처다부제의 나라인데, 몇 남자를거느리기 위해서는 여자가 사람들과의 친화력도 있고 공정하고 관대한 품성을 지녀왔습니다. 그러기에여승들의지위도굉장히높습니다.
한 스님은‘새가 두 날개가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듯이 지혜와 자비심을 함께 하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을수없다’고 말하면서

- 우리들 관습으로는 잘 납득되지 않지만 - 지혜로 얘기되는‘여성성’과 자비심으로 얘기되는‘남성성’의 균형을 강조하고있습니다.라다크의 전통 의사들은 질병을진단할 때 환자의 전체 상황을 검진합니다. 한개인의질병의원인은신체 어느 한 부분의 기능이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몸 정신 영혼의 불균형에서 유래한다고 보는것입니다. 그결과치료를위한처방에는 흔히 진언을 외거나 절을 한다든지하는일이포함됩니다.
라다크 사람들은 집집마다 가장비싼 보물들로 치장한 기도실을 두고 있고, 아침마다 향 냄새를 집안구석구석마다 피워서 영혼을 정화시킵니다. 사람이 죽어 장례를 치를때는 승려가“티베트 사자의 서”를읽어주러 옵니다. 죽은 이의 혼령에게 내생의 경험들을 얘기해주고, 마귀들을 두려워하지 말고‘순수한 흰빛, 맑은 공의 빛’을 향하라고 말해줍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불살생’이라는계율이 내 주변의 식물 동물 미물들과 또 나의 몸 정신 영혼에 미치는엄청난큰힘을느꼈고, 이런진리를말씀해주시고 접하게 해주신 부처님께 마음으로부터 감사가 우러나옴을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