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리 좋은 게 있었네. 지퍼 박음질을 했으니 표지재료도 튼튼한 것일 테고… 이거는 견적이 얼마나 됩니까?”
“스님, 그것은많이비싼겁니다.”
“재료가뭐길래그리비쌉니까?”
“스님, 요것은돈피라는겁니다.”
“아! 돈피, 가죽이구만. 그러니비싸지…가죽.”
그리고는잠시짧은침묵속에여러생각이지나갔다.
돈피. 한자로전달된말은그뜻을선뜻이해하기가쉽지않았다.
“돈피! 돼지가죽? 돼지껍데기?”
“맞습니다돼지껍데기. 가죽중엔싸고튼튼해서책표지로잘쓰입니다.”
아! 돼지껍데기. 돼지껍데기가이런데쓰일줄이야. 소나말, 개가죽이야북이나장고편으로자주쓰이는
것을알기에그무리중에끼지못한돼지는평소쉽게보아온것이사실이다. 각종고사와제사상에, 건강을위한식재료와산업용책의표지로까지쓰인다는말에돼지가새롭게보였다. 그날해인사법요집의표지로는돈피가좀(?) 부적절하다는것을깨닫고다른비닐류표지를선택하였다.
그나저나 해인사 수련동문회 법요집 표지가 돈피라니 좀 민망하기도 하다. 하긴 절에서 예불 전에 치는 법고도 동물의 가죽이니 이상할 것도 없겠지. 행여나 법요집을 들고 연탄불이나 장작불 주위를 가는 일이 없도록해야겠다. 후각이동할지모르니까.
올해가정해년돼지해이다.
떠도는말그대로황금을몰고오는한해가됐으면하는바람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