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악연을 짓는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해인리포트 - 편집실 2006년 09월 295호
경전 가운데 전쟁과 관련하여 하신 부
처님의 말씀은 상당히 많다. 부처님이 사
셨던 당시에 국가(부족) 간의 전쟁이 많
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부처님의 가
르침이 삼독심三毒心, 즉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여의라는 것이기에 전쟁 또
는 원한, 갈등에 관한 일이 자주 나오는
것이다. 전쟁에 대한 것 중 자주 인용되
는 것이《본생경》에 나오는 물 전쟁을 중
재하신내용이다.
카필라의 석가족과 이웃나라 콜리족
사이에는 로히니강이 흐르고 있었다. 이
콜리는 예전부터 카필라와 국교가 매우
두터운 사이였다. 같은 사캬족인데다 싯
다르타를 낳은 마야 왕비와 그를 길러준
마하파자파티 그리고 태자비 야소다라까
지도 모두가 콜리 출신이었다. 두 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농업국이었으므로
농사철에는 물이 많이 필요했다. 그런데
어느 해 여름 가뭄이 몹시 심하여 로히니
강물은 바닥이 나고 강변에 있는 저수지
물도 얼마 남지 않았다. 카필라와 콜리
사람들은 저수지 양쪽에서 서로 물을 끌
어들이려다가 싸움이 벌어졌다. 이 말을
전해들은 부처님은 급히 로히니강으로
나가셨다. 부처님을 보자 그들은 들고 있
던 연장을 놓으며 합장했다. 부처님은 말
씀하셨다.
“당신들은여기서지금뭘하고있소?”
“저희는 지금 물 때문에 싸움을 벌이려
던중입니다.”
“왕이시여, 대체 물은 얼마만한 가치가
있습니까?”
“얼마안됩니다.”
“그렇다면토지는어떻습니까?”
“가치가있습니다.”
“그럼 당신들과 같은 사람들은 어떻습
니까?”
“저희의가치는헤아릴수없습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왜 그다지 가치
없는 물을 놓고 소중한 목숨을 걸고 싸
우는 것이오? 싸워 보아야 별 수 없는 것
입니다.”
그리고 나서 부처님은 다양한 전생 이
야기를 하나씩 들면서 사람들을 일깨우
셨다.
…(중략)… 왕족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깨끗한 믿음을 일으키며 이렇
게말하였다.
“만일 부처님께서 이곳에 오시지 않았
더라면 우리는 서로 죽여 피바다를 이루
었을 것이다. 부처님 덕택으로 우리는 생
명을 건지게 되었다.”( 《가려뽑은 경전》,
조계종포교원, 2005, pp.188-190)
한달 넘도록 진행돼온 이스라엘과 레
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전투는 지
난 8월 13일 휴전 상황으로 들어갔다.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었다. 더 많은 사람들은 불구가 되었으
며, 피땀으로 일군 삶터는 말 그대로 폐
허가 되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불안한 분석이 휴전에 즈음
하여나오고있다.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18일 <아시
아타임스>와 중동문제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휴전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전
망을 내놓았다. “<아시아타임스>는 17일
이 같은 인식을 단숨에 깨는 분석기사를
내놓았다. ‘헤즈볼라의 무기는 여전히 싸
울 이유가 있다’는 제목의 이 기사에서
<아시아타임스>는‘양측이 서로 승리했
다고 주장하는 하나의 전투가 끝났을 뿐
이다.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
고단언한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차
대전 이후 끊임없이 이어져온 전쟁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과의
전쟁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중동문제의
복잡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전쟁이다. 이
번 교전은 7월 1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
엘 군인 2명을 납치하고 이스라엘 북부
나하리야를 포격, 이스라엘 민간인 1명
을 살해하자, 다음 날 이스라엘군이 레바
논 남부를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선 것까지는 이해
하겠는데, 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을
납치하고 포격을 가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이 의문과 헤즈볼라라는 무장단체
는 무엇이며, 왜 조직되었는가가 이 전쟁
의배경을말하는키워드가된다.
일부에서는 헤즈볼라를 이슬람 테러단
체로 부른다. “헤즈볼라=‘신의 당’이라
는 뜻으로, 이란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노
선에 영향을 받아 1983년 레바논에 시아
파 이슬람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2000년 5월 이스라엘군이 레
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기 전까지 가장 활
발한 무장투쟁을 벌였다. 조직원이 3000
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중동 최
대의 테러리스트 조직이지만, 레바논 이
외의 지역에서 벌어진 테러사건과는 무
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군이 군사
훈련과 종교교육, 물자지원 등을 담당하
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베이루트
미 해병대 사령부 차량폭탄 공격, 1992
년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대사관 폭탄 공
격 등 많은 반미 테러를 수행했다.”(조선
일보, 2001. 9. 14)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
서“이들의 공통된 목표는 친미 정권을
축출하고 이슬람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라고소개하고있다.
그러나 정작 이슬람교도들은 헤즈볼라
를 테러단체라고 부르는 데 대해 거부하
고 있다. “레바논의 주요 정치정당이고
레바논 국민들의 선거에 의해 선택된 합
법적인 조직인 헤즈볼라를 테러조직으
로 규정하고 이를 무력으로 와해하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
히 규탄한다”는 입장이다. 이 내용은 한
국 이슬람교 중앙회가 지난 1일 발표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과 민간인 학살
에 대한 긴급 호소문’의 일부인데,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는 이 호소문에서 이번
전쟁의 원인을 이스라엘의 영토 점령에
있다고밝히고있다.
한국에 와 있는 이슬람교도들도 이번
전쟁의 원인을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
에 있음을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
가를 세운 그곳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던 땅이었다. 그것이 역사의 진실이다.
지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일부, 그리고 남부 레바논에 걸쳐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협조와 전 세계적인
선전을 통해 이 땅을 유지해 왔다. 이스
라엘은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나가길
바란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레바논인들
이다! 이스라엘은 그 땅을 아직도 원하
고 있다. 그들이 그 땅에서 나간다면 모
든 분쟁은 바로 그 순간 멈출 것이다. 이
것은 점령 문제다. 그것이 전부다.”(강이
현, 프레시안, 2006. 8. 9)
부처님은 전쟁의 원인을 탐욕과 원한,
성냄, 어리석음이라고 보았다. 이번의 이
스라엘-레바논 전쟁의 원인은 이스라엘
의 레바논 영토 점령에 있다. 원인을 없
애지 않고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부
처님은 석가족을 침략하는 유리왕의 마
음을 돌리기 위해 세 번이나 잎사귀 없는
나무 밑에 앉으셨다. 그러나 끝내 석가족
의 나라 카필라국은 멸망했다. 오랜 인연
때문이었다. 지금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어떤 인연이었으며, 또 지금 그들은 어떤
인연을 짓고 있는 걸까? 선연보다는 악
연을짓고있는것이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