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들려오는 한국의 장마와 그 피해 소식에 모두들
걱정이 많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미사일 문제로 우리
한반도는늘세계의관심에서떠날날이없는것같다.
우리와 더불어 또 하나의 관심은 바로 아랍과 이스라
엘의 분쟁이다. 매일 매일 들려오는 소식은 곧 터질 것
같은 화약고 같다.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그들의 소식
은 더운 여름을 더욱 덥게 만들고 이제는 더 이상 해결
책이있을까하는의구심마저들게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약 백여년 전에 유대인들이 조성
한 마을이다. 백년 전에 도로를 나누고 근처에 유대인
학교와 교회를 세우면서 집성촌처럼 모여 살았다고 한
다. 이제는 다른 인종의 사람들도 많이 살지만 여전히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만 되면 검은 옷의 정장들을 입은
가족들이교회에가는모습이많이목격된다.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 국기를 몸에 감거나 챙이 넓은
모자를쓰고다녀멀리서도금방눈에띈다.
여기서도 언제나 유대인은 무성한 소문의 주인공들이
다. 이들 대부분은 여러 대에 걸친 토지와 부의 축적으
로LA 시내주요건물과땅이그들의소유라고한다.
에릭카임암잘레그(Eric Chaim Amzaleg)
이들에게서 임대해 쓰는 사람 중에는 한국인이 압도
적으로 많다. 가끔 아는 분들에게서 듣는 그들의 장사
수완이나 이재에 밝은 이야기는 늘 하나의 소문처럼 따
라다닌다.
중학교에 간 우리 아이 반에 에릭이란 아이가 유대인
인데 아주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같이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우리집에 오기도 하고 우리 아이가 에릭 집에
가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생활 습관이나 종교
에대해이야기할기회가있었다.
마침 여름 방학이라 우리집에 놀러 왔기에 에릭 엄마
와 에릭의 동의를 얻어 이번 호 해인지에 그들의 가족과
에릭을소개하기로했다.
에릭은 11살 반의 남자 아이이다. 갈색의 긴 곱슬머리
와 긴 속눈썹과 예쁜 눈을 가진 멋쟁이 소년이다. 이 아
이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16살의 형과 14살의 누나와
같이 산다. 취미는 농구이고 좋아하는 음식은 칠면조 요
리이다. 어린아이인데도 그룹 퀸의 노래를 대부분 알고
있어놀랐는데음악은R&B를좋아한다고한다.
에릭 할아버지는 모나코에서 태어났고 할머니는 이스
라엘이 건국되기 전 이스라엘 땅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리비아에서 외할머니는 이라크에
서 각각 태어나 네 분 모두 이스라엘이 건국된 후 이스
라엘에정착하게되었다고한다.
에릭 아버지의 형제는 모두 열 분이며 현재 이스라엘
에 살고 있다고 한다. 에릭 부모는 이스라엘에서 만나
결혼하였고 그후 미국에 여행 와서 한두 달 머물다가 형
이태어나서미국에살게되었다고한다.
이스라엘에는 안전할 때 매년 한두 번 방문한다고 했
다. 올 여름 휴가 때도 갈 예정이지만 현재 상황이 불안
하기때문에어떨지모르겠다고대답한다.
에릭의 말에 의하면 그들의 집에서도 유대교의 엄격
한규율을지킨다고한다.
특히 매주 금요일 오후 해가 질 때부터 시작하여 다음
날 토요일 저녁까지 일체의 전기를 쓰지 않고 지낸다고
한다. 해가 지기 전에 미리 촛불을 켜두고TV도끄고음
식도모두조리해둔다고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은 천지창조를 마친 신들이 쉬는 것
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만찬을 즐긴다고 했다. 토요일은
안식일에 해당되기 때문에 아침부터 가족들은 교회에
가서 하루종일 지낸다고 한다. 물론 이때도 차를 이용하
지않고걸어서간다.
에릭은 일요일에는 히브리어 학교에 가서 히브리어를
배우는데 집에서는 아버지와는 히브리어를 쓰고 엄마와
형제들과는영어로대화한다고한다.
유대교에서는 금기식품이 엄격히 정해져 있는데 돼지
고기와 새우는 먹지 않는다고 했다. 생선이나 고기는 유
대인들의 정해진 가게에서 이미 성직자가 성스럽게 의
식을마친것만구입해서먹는다고한다.
에릭은 어디를 가든지 먹을 것을 가지고 다닌다. 심지
어 우리집에 올 때도 늘 점심을 가져온다. 아이들은 이
런 상대방의 문화에 익숙해져 가져와서 먹는 아이나 그
것을보는아이나아무렇지도않게생각한다.
에릭은 여러 가지 나의 질문에 상세히 답해주었다. 11
살의아이라는것이믿기지않을정도이다.
그 옆에서 우리 아이도 유대교와 그들의 생활에 대해
서 열심히 듣고 있었다. 모르는 것은 부모님한테 더 물
어서나중에알려주겠다고한다.
눈이 너무나 예쁘고 베레모가 잘 어울리는 이 소년은
우리가 베레모 쓴 모습을 좋아한다고 하니 이 날도 멋진
모자를쓰고와서포즈를잡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