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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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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설세설 - 편집실 2006년 07월 293호
어머니 전상서 어머니, 당신을 떠나온 후 호거산 아래 평지에서 한 그루 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가 되어 뿌리를 서려 물
고가지만큼조밀한물길을찾아발을내립니다. 그간평안하셨는지요. 태어난이래줄곧걸어서오가던학교
길, 눈감아도선하게떠오르는임영고개, 하나의이미지가되어떠오르는화부산花浮山. 떠나오던날아침그
날따라등뒤에선그길들이왜그다지뼈저리게느껴지던지요. 한번도돌아보지않았지만멀어져가는뒷모
습을 눈물 속에 담고 오래도록 대문 앞에 서 계셨을 당신과 함께 말입니다. 한때 의미 있던 일들이 이제는 마
른 꽃처럼 스러져 쓸쓸한 향기로 흩어져도 당신의 그림자만큼은 먹빛으로 남아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삶
속에서 쇠기둥을 갈아 바늘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아서 푸른 녹도 다 벗기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나는언젠가반짝이는은빛바늘을가질수있으리라는것을확신합니다. 내속에는역경속에서도이루어내
는 성취의 어머니 당신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까실한 손끝과 곧은 가르마는 여의주처럼 위력이 있어서 정직
해라성실해라시작이있으면끝이있어야지. 보이기위한몸짓이나허세가없는, 일에임해진실한실사구시
實事求是의 정신을 보며 자랐습니다. 어머니! 의도적으로 좁혀진 한 곳에 초점을 맞춘 채 이십년을 침잠하려
애써온시간입니다. 그한점이온세계로통하는길임은훨씬이후에야알게되겠지만나의내부에서통제되
어채워진힘속에는늘당신이계십니다. 누군가를진정으로사랑했던사람은혼자가아닙니다. 당신과함께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습니다. 쇠기둥을 갈아서 은빛 바늘이 되는 날 제일 먼저 어머
니이름을새겨부처님전에올려드리겠습니다. 풍수지탄風樹之嘆이라나무고요하고자하나바람잘날없고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지요. 증자처럼 양지지효養志之孝하지 못하고 어머
니의 힘없는 회초리 앞에서 백유佰兪처럼 울지도 못하며, 노래자처럼 80 나이에 색동옷 입고 노래 부르지 못
하지만먼곳에서마음으로금혼식金婚式축하드립니다.
추신 : 부처님께서도《심지관경心地觀經》에서 자모慈母가살아집에계실때는밝은달밤과같고큰부자와
같은 것이니 부처님 모시듯 부모를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먼 땅의 명공 아버지께도 문안 전해주세요. 머잖아
우란분절일입니다. 내 부모뿐 아니라 만 중생의 은혜를 기리며 소중하게 사랑하는 날이지요. 오늘 내가 있기
까지7대를거슬러올라간조상까지은혜를기리며무주고혼마저천도하려지극한효심을내겠습니다.□
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