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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총림은 본디 대중스님들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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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편집실 2006년 06월 292호
\"요컨대 총림은 본디 대중스님들을 위한 것이다.\"

며칠 전 교계의 한 인터넷신문은‘통도
사는 어디로…’라는 제목을 달아“방장
추대문제로 장기간 갈등을 겪고 있는 영
축총림 통도사. 통도사 문제의 해결 기미
가 보이지 않고 있어 종단 안팎에서 우려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축총
림 통도사 주지직무대행 현문 스님과 총
림 집행부, 현 주지직무대행 측의 반대편
에 있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여서 방장과 주지 임명을 둘러
싸고 장기화되고 있는‘통도사’라는 큰
배가 어디로 키를 잡고 나아가게 될지는
미지수다. 통도사는 여전히 안개 속이
다.”(불교포커스, 5. 17)며 톱기사로 통도
사관련내용을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통도사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목산)는지난5월14일회의를열
어 주지직무대행 후보로 선진 스님, 지종
스님, 지은 스님을 추대했다. 현 주지 직
무대행 현문 스님은 6월 6일로 3개월간의
임기가 만료된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총
림 정상화를 위한 산중회의를 5월 26일에
소집하겠다고 공고했다. 비대위는“지난
해 8월 22일 열린 산중총회에서 총림대중
의 결의로 방장후보 스님을 추천했으나
중앙종회 추대를 앞두고 후보를 사퇴해
야 하는 중대 사실이 있었고 총림방장 부
재 사유로 총림 해제가 중앙종회에서 거
론되기도 했다”면서“이에 통도사비대위
와 각 문도회는 총림정상화 방안을 협의
하고 의결하기 위해 산중회의의 개최를
공고한다”고밝혔다.
이 기사에서는 총무원의 움직임도 전
해주고 있다. “총무원 기획국장 성묵 스
님은 17일 종무브리핑을 통해‘종헌 106
조 2항과 총림법 4조 2호에 의해 방장이
궐위된 지 1년 이내에 추대하지 못할 시
는 총무원장이 총림 지정 해제를 중앙종
회에 제청하도록 되어 있다’면서‘총무
원의 원칙적인 입장을 담아 통도사 방장
추대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
혔다.”공문에는“영축총림은 2년여가 지
나도록 방장이 궐위된 상태에 있어 종단
안팎으로 총림해제의 여론이 야기되고
있으므로 더 이상 총무원도 이 문제를 방
치할 수 없으며, 총림대중의 뜻을 모아
빠른 시일 내에 방장이 추대되기를 바라
며, 만약 차기 종회까지 방장을 추대하지
못할 때는 총림법 제4조 2호 규정을 적용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종헌 규정에 의해
주지직무대행을 임명할 수밖에 없으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이행하시기 바란다”는
내용이담겨있다.
교계의 또 다른 인터넷신문은 서울 인
근에 위치한 청계사의 주지를 둘러싼 잡
음이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번에는 출
처불명의 괴문서가 나돌았으며, 괴문서
에는 몇 스님들의 법명을 거명하며 불미
스런 사생활이 있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주지 자리를 둘러싼 추악한 싸움이 있다
는 것이다. 괴문서의 내용이 사실에서 거
리가 먼 것이라고 믿는다. 잘못이 있다면
종단의 사법기관에 알려 바로잡는 것이
상식이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
이런 소식을 듣는 불자들의 심정은 착
잡하다. 그리고 왜 갈등을 빚고 시끄러워
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방장을 모시
고 주지를 뽑는 제도가 있다. 의견이 다
르더라도 제도에 따라 절차를 밟으면 되
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제도 외의 방법
을 고집하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불교를위태롭게하는행위이다.
방장이나 주지는 권력의 자리가 아니
다. 대중들을 받드는 일을 하는 소임일
뿐이다. 일찍이 종색 선사는‘귀경문’을
통해“요컨대 총림은 본디 대중스님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후학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므로 대중스님들에게 불법의 방향
과 내용을 열어 보이는 까닭에 장로長老
가 있고, 대중스님들에게 위의를 보여주
는 까닭에 수좌首座가 있으며, 대중스님
들을 책망하고 감독하는 까닭에 감원監
院이 있고, 대중스님들을 화합시키는 까
닭에 유나維那가 있으며, 대중스님들을
공양하는 까닭에 전좌典座가 있고, 대중
스님들을 위하여 사무를 보는 까닭에 직
세直歲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출
납을 처리하는 까닭에 고두庫頭가 있고,
대중스님들을 위하여 글 쓰는 일을 주관
하는 까닭에 서장書狀이 있으며,…”(치문
경훈, 시공사)
종색 선사는 일일이 소임을 열거한 후
“이렇게 하여서 도를 수행하는 인연이
충분히 갖추어지고 몸을 돕는 도구들이
여러 모로 버젓이 이루어져 만사에 아무
런 근심이 없어야 한 마음으로 도를 위할
수 있는 것이다.… 대저 회오리 바람이
천 번을 돌아 불더라도 여전히 미치지 못
한 곳이 있는 법이니, 다만 단점을 버리
고 장점을 좇아서 출가의 일을 다 함께
끝낼 것만을 생각할지어다. 바라건대 사
자굴 안에서는 모두 사자가 되고, 전단나
무 숲에서는 순전히 전단나무가 되었으
면 하는 것이니, 이로부터 5백년 후에 다
시 영산의 모임을 볼 수 있도록 하자. 그
러한 즉 법문의 흥폐는 승려 무리에게 달
려있다”고당부하고있다.
그러나 옛 어른들의 가르침은 오늘에
이르러 무색할 지경이다. 어느덧 대중들
을 위하는 소임이 권세의 자리가 되어버
린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말없는 불
자들의한탄의소리가들려오는듯하다.
이런 상황이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만
해스님도《조선불교유신론》중‘사원 주
직의 선거법’을 통해 주지의 문제를 언
급하며 선거로써 주지를 뽑는 방안을 제
안했다. 이 글에서 만해 스님은 주지를
윤회주직輪回住職, 의뢰依賴주직, 무단無
斷주직의 셋으로 나누고 그 현상을 설명
하였는데, 오늘의 상황을 예견한 것처럼
읽힌다.
“무엇을 윤회주직이라 하는가. 한 사찰
에 거주하는 승려들이 지우智愚와 현불
초賢不肖를 가리지 않은 채, 혹은 나이 차
례, 혹은 법랍 차례 혹은 거실居室차례
로 해를 따라 나란히 주직에 취임하게 하
고, 감히 어김없게 해서 하는 일이 없이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 이것이니, 이 법
은 약간 큰 사찰에서 시행되었다. 그러면
무엇을 의뢰주직이라고 하는가. 혹은 행
정관에게 부탁하고, 혹은 토호나 세력가
에게 뇌물을 바쳐서, 그 위세를 빌려 남
을 꺾음으로써 자리를 빼앗은 다음 사찰
의 돈이 될 만한 재산은 가리어 착복하
고, 그것이 없어지면 자리를 내던지는 것
이 이것이니, 이 법은 외로운 암자나 절
에서 행해졌다. 다음으로 무엇을 무단주
직이라 이르는가. 중론에 따라 되는 것도
아니요, 의뢰해 남의 힘을 빌리는 것도
아니어서, 독자적 힘으로 주직이 되는 것
이 이것이다. 요약해 말하면 전적으로 완
력과 폭력으로 약육강식하는 것을 이름
이니, 이 방법도 외로운 암자나 사찰에서
시행되었다.”
통도사의 방장 추대, 청계사의 주지 문
제를 둘러싼 갈등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허물어뜨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마
침 중앙종회에서는 총무원장선거법을
비롯한 여러 법의 개정을 위한 작업을 하
고 있다. 지금이라도 총림과 불자대중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가장 중요한 판단
의 근거로 두어야 한다. 대중의 의사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선거라는 점을 염
두에 두고 총무원장선거법 개정 작업이
진행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