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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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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의 방 - 김용식 2006년 06월 292호
며칠 전 친구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 속에 나는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첫째, 돈에자유로워야하고, 둘째, 남의말을들어줄수있어야하고, 셋째, 끝난뒤에
뒷말이 없어야 한다.
위 세 가지가 내가 갖고 있는 요즘 친구에 대한 생각이라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과연 오늘 뵙는 부처님은 나를 때리지나 않을까… 혼자 숨죽여 웃는다.
지난3월18일(토요일)은백양불자회의정기모임을해인사에서열기로하여아침일찍부터
서둘러, 오전6시에부산서면에서출발하였다.
모두23명(남14명, 여9명)이봄을재촉하는비를맞으며일찍이나왔다.
낙동강변의봄비를맞은풍경은고요하고신비롭기까지하다.
며칠전친구란무엇인가하는이야기속에나는이렇게대답한적이있다.
첫째, 돈에 자유로워야 하고, 둘째, 남의 말을 들어줄 수 있어야 하고, 셋째, 끝난 뒤에 뒷
말이없어야한다.
위 세 가지가 내가 갖고 있는 요즘 친구에 대한 생각이라고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과연 오늘
뵙는부처님은나를때리지나않을까…혼자숨죽여웃는다.
오전9시경에 해인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본홍 스님께서 우산을 드시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하신다. 본홍 스님의 안내로 현응 주지스님을 뵙게 되었다. 첫인상은 키가 훌쩍 크시고 목소
리는 시원시원하시어 상쾌한 느낌을 받았다. 해인사는 대처와 달리 멀리 산중에 있는 고로
찾는 이가 많지 않으니 자주 찾아오라는 말씀과 차와 달력을 선물 받았다. 주지스님 방을 나
와 법전 종정예하가 계신 퇴설당에 올랐다. 활짝 열어놓은 퇴설당에서 본 봄비는 마음을 폭
적게 한다. 퇴설당은 정말 간소하고 깨끗했다.
법전종정께서방에들어오시고모두삼배의예를올렸다. 숨소리도들리지않는다. 귀중한
인연이라는 말씀과 선문 같은 말씀에 나는 숨을 죽인다. 뜰에 있는 난과 바깥의 낙수 소리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무지하나 내 나름대로 느끼기에는 종정께서는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하
고매사에성심성의껏임해야한다는말씀을하셨다.
따뜻한 차와 함께 종정의 스승이셨던 성철 스님의 법어집‘영원한 자유’를 받았다. 내가 공
덕을 쌓아 다시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정녕, 나와 남에게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
해본다.

앞에 앉은 법우들의 발가락의 꼼지락거림을 보면서 50분간의 친견시간이 짧지 않구나라고
느낄때쯤종정예하께삼배의예를갖추고물러났다. 긴숨을몰아쉰다.
다음 차례는 팔만대장경 법보전에 대한 본홍 스님의 설명이 있었다. 16년에 걸친 판각작업
끝에, 그것도 외적의 침입에 피난하여 간 임시 거처인 강화도에서 이루어졌다는 말씀과, 경
판이모두81,258 판이며, 양면으로새겼으니총면수가162,516 면이나된다고하신다.
애국가의 배경영상에 대장경판이 나오는 것만 무심히 보아 온 내가 절절한 그 당시 고려인
의심정을어찌나알겠는가.“ 관세음보살…”
공양 후 본홍 스님의 방에 들러 여러 말씀을 들었다. 전심전력을 기울여 도를 깨친 다음
사바세계의 중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시겠다는 결연한 말씀… 참으로 본홍 스님답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꼭 무엇을 쥐어주고, 만져주고, 말해주지 않아도 느끼는 그런 소중한 만
남이었다.
가야산 약차와 선물로 염주를 받았다. 스님께 인사드리고 나오니 봄비는 잦아들고 상쾌한
산기운이온몸을싸고돈다.
꼭36년전인70년8월초에이쯤어딘가에야영을한적이있었는데, 그근처도못찾겠다.
그해여름은유난히더웠는데, 라디오에서는불볕더위, 최고로더운날이라고떠들고, 해운
대에 백만 인파, 광안리에 몇 십만 피서객이라고 하는데, 여기 산중에서는 모포 한 장으로 밤
새도록 이빨을 딱딱거리면서 떨고 잤던 생각… 그리고 같은 한여름이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
구나, 또한 모기도 없는 산중이라고 느낀 적이 있다. 36년이라는 기간이 길기만 하다. 그 후
처음찾는해인사라니…“관세음보살.”
해인사에서의모든일정을끝내고부산으로오는버스에서의감상을잠시적어본다.
BIGBANG 이란1초를 (-)40승으로 나눈 순간에 이 우주가 폭발하면서 지구가 생기고 저 하
늘의 별이 생기고, 소위 말하는 우주가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약 10억여년 전부터 지구에는
생명체가살기시작했다고한다.
몇겁의세월동안수많은현상이일어나고, 소멸하고를반복하는, 그리고우리는기뻐하고
슬퍼하고 후회하고 항변하는 그 기간 동안에 마음의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의 은혜를 생각해
본다. 법회뒤에는항시부족함을느끼게된다.
예전에 후배 혼례식 때 주례를 봐주신 은사님의 주례사 중에서“신랑 신부는 말을 많이 해
라. 이상 끝”하시며 딱 1분 만에 끝내시는 그 주례사가, 묵언하라는 가르침과 차이는 무얼까
하고반문해본다. 차라리부처님의말씀과말을많이해보는방편은없을까…?
비로자나 부처님의 두 손의 형상은 왼쪽 집게손가락을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감싸고 있
는데, 이는 중생과 부처가 하나 되고 번뇌와 깨달음이 하나 되어 모든 대립과 분열이 극복되
고화합하는의미라는데, 오늘이시간배움의시작이었으면…하고염원한다.
끝으로우리회원들을따뜻이맞아주신종정예하님, 주지스님, 그리고본홍스님께감사드
리며, 인연을맺었으니끝까지다하도록열성을다하겠습니다. 거듭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