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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태어난 천진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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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한상린 2006년 05월 291호
천진동자 매년5월이되면
여느달보다설렌다.
물론휴일이많다는
느낌이기도하지만어두운밤에
환한등이켜져있는풍경이
생각나기때문이다.
바로초파일무렵이다.
타지사람들은그날이휴일겸
절에오는날이라고인식하지만
여기에터를잡고일하고있는
사중직원들은1년중가장바삐
움직여야하는큰행사인것이다.
특히일명회계실보살인나로서는
프라이팬에콩볶듯
이리저리부르는데로
뛰어다녀야한다.
정신이쏙~ 빠지게….
중학교를들어가면서부터
초파일엔항상시련에동참했었다.
하기싫어서빠지고싶었지만
학교에서단체로동참하는일이라
빠질수가없었다.
휴일에그것도교복을입고
제키보다2배는큰듯한오방번을
들고경내에서룸비니동산,
다시경내…지금도들기힘든데,
그때는더작았을텐데
어떻게견뎠는지웃음만난다.
그시련행사참석은
고등학생때까지했었다.
고등학생때는불교학생회에
가입했었기에절에와서
심부름도하고차茶도팔고
친구들과 수다떨며 밤을 새우기도
했었다.
그리고그때는등이
종이주름등이많았었고
대부분촛불을켰다.
잘못하면등끼리부딪혀서
불이나기도했고툭하면바람이
불어초를다시켜야 하는경우가
허다했던것같다.
초파일밤사람들이돌아가고나면
우린켜져있는등을끄러다니기
시작했다.
등밑에서폴짝이며뛰어다니며
손으로등을툭하고가볍게치면
매캐한 촛불 꺼지는 냄새를 맡으며
서로많이끄겠다고
일종의놀이형식으로뛰어다녔다.
주위사람들이조심하라고
말리셨지만그만한때
아이들이어른말을
쉽게들을리가있을까.
그러다결국일이벌어졌다.
한친구가촛농에손등을심하게
데이고만것이다.
얼마나뜨거웠을까….
(지금도그친구손등엔
흉터가남아있다.)
그리고문득그때를
다시떠올리니불교학생회를
담당하셨던스님이지금동자승
그림으로유명한원성스님이셨다.
친구들끼리만나서그얘길하면
이렇게유명해지실줄몰랐다며
그때그림많이얻어놓을걸
하며아쉬워도한다.
농담으로….
스님과생라면을부수어먹으며
게임을하던일들도
주마등처럼스친다.
지금은우릴기억이나하실는지,
벌써10년전일인데.
그뒤로대학을가고도시에서
사회생활을하며몇년은
그냥휴일로만보냈다.
남의일인양.
그러나해인사에서
일하게되고부터는
엄청바쁜날로다시바뀌었다.
불전함을챙겨야하고등표를
써서달아야하고(등표쓸때는
노보살님들과 실랑이도 한다. 등값
깎아달라고.) 이곳저곳의사정도
살펴야하고….
배운적은없지만좋아하는
사진찍을시간마저사라져버렸다.
환하고울긋불긋화려한
연등밑에서찍는설렘을
잃어버렸었다.
행사가끝나는시간부터는
숫자와의 싸움, 본격적이고 중요한
일이남아있기에.
그러다보면 시계는 어느새 자정을
향해가고있었다.
피곤하던날이끝나는순간,
아무생각할겨를도없이
안그래도무거운(?) 몸을이끌고
문을여는순간.
그순간눈부시게, 그러나
조용히주위를밝히고있는
그것을보았다.
아무인적도없는경내를소리없이
환하게비추는붉고노란연등.
그순간
울컥하는알수없는느낌.
난늦은시간까지꼼짝하지않고
바라만보고있었다.
시간이가는줄도모르고.
그날이후5월이오고
초파일이되면등을끄며
뛰어다니던예전, 그리고
그붉고환하던연등만이생각난다.
잊지못할만큼조용히그러나
강렬하게머릿속에
각인되어있는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