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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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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 종현 2005년 12월 286호
지난 1999년은 신출귀몰 신창원 때문에 사회가 깜짝 놀랐었다.
97년 감옥을 탈옥한 신창원은 2년여 동안 감쪽같이 경찰을 따돌리며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고
지역마다 여러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신창원이 검거되기 전의 일이다.

진성 스님이란 분의 이야기이다.(진성 스님이 전국에 하도 많아 실명을 거론해도 무난할 듯 싶다)
진성 스님은 제방을 다니며 정진하는 선원 수좌로 그날도 오대산 상원사에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국립공원 매표소를 걸어서 지나갔다.
매표소 직원들과 눈인사를 하고 길가에 늘어선 전나무 길을 한가로이 걸어가고 있었다.
매표소에서 절까지 거리가 꽤 있어 조금 걷다 보니 다리가 아파왔다.
그래서 지나가는 차가 있으면 세워서 함께 타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 뒤를 바라보며 걸어갔다.
마침 다행히도 경찰차 한 대가 싸이렌을 울리며 지나기에 세우니 친절히도 스님을 태워주었다.
“가봤자 앞이 월정사인데 절에 뭔 일 있는가요?”
“아 예!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글쎄 신창원이 나타났다는데요!”
“신창원이 절에를요?”
“예, 한 20분 전에 매표소를 통과했다고 매표소에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글쎄 승복을 입고 승려로 위장을 했답니다.”
스님으로 위장했다기에 궁금해서 어떻게 생겼냐고 다시 물었다.
“머리를 깎고요 승복을 입고 수염이 덥수룩하니 안경까지 썼…….”
얘기하던 경찰관이 스님을 쳐다보며 얘기하다가 말을 멈추었다.
스님과 경찰 사이에 잠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진성 스님이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정황으로 봐서 매표소 직원이 신고한 신창원이란 사람이 나를 보고 신고한 것 같은데….”
잠시 차를 갓길로 세우고 스님은 신분증과 승려증을 경찰에게 보여주며 신원 확인을 하였다.
경찰아저씨는 미안한지 상원사까지 경찰차로 호위해주며 꼭 성불하시란 인사까지 하였다.
몇 개월 뒤 신창원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금도 주목받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수배전단이 뿌려지고
관공서 벽마다 변장 가능한 몽타주 10여 가지를 합성한 사진이 붙는다.
그곳에는 단골메뉴로 승복에 가사장삼까지 걸친 승려사진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어 씁쓸할 때가 많다.
마치 스님이 죄인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경찰에서 이런 관행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진성 스님이 겪은 해프닝을 생각하면서 이제는 없어져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