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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인재양성 시스템 확립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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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범우/통도사 선원 수좌 2005년 12월 286호
최근의 출가자 통계를 보면 10여년 전부터 출가연령이 30세가 넘고 있으며 최근에는 40대의 출가자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승가교육의 문제로 인하여 출가연령을 40세까지로 제한하였다가 그 부작용으로 다시 50세로 상향조정하였다. 과거에는 동진출가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20대에 출가해도 동진이라 봐야 할 정도로 출가자가 노령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출가자가 군대를 갔다오고 대학을 졸업하거나 직장에 다니다 출가하면 나이가 30세 전후에서 출가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출가 연령이 더 낮아질 것이란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다. 불교신도의 분포에서 보면 청소년층의 불교인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고 제반 청소년 신행단체의 신도수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니 출가연령의 하향화보다는 더 상향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현실에선 55세가 돼야 행정참여
이런 상황을 근거로 현 조계종의 교육과정을 대입해보면, 행자교육 1년과 기본교육 최소 4년 후 구족계 수지, 선원 4안거 의무과정 후 10년이 지난 후에 3급 승가고시 합격 후 말사주지나 본사국장 종단의 행정참여가 가능하다. 이렇다고 하면 종단의 핵심실무를 볼 수 있는 자격은 최소 15년 후에나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그러면 승려의 평균연령이 50세가 넘게 되어 실무경험을 하게 되고 포교기획에 참여하게 된다. 곧바로 업무에 대한 습득이 안 되니 몇 년의 경험을 거치게 되면 나이가 55세에 다다르게 된다.
물론 평생 선방에서 수행을 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상당수의 승려가 포교일선에 직접 뛰고 사찰운영과 복지사업, 교육사업 등의 활동을 하고 신도 교육과 지도를 한다고 한다면 얼마만한 힘과 정열을 쏟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혹자는 다른 종교의 성직자 양성과정을 비교하는데, 조직화의 대표적인 곳인 천주교 사제 양성의 실례를 들어보자. 카톨릭사제의 대부분은 20대 초반에 카톨릭대에 들어가서 기숙사생활을 하며 성당 일을 도우면서 카톨릭대를 졸업한다. 그리고 부제품을 받는데 이때 사제가 될 사람은 한 달간의 피정을 거쳐 신앙심에 대해 집중적으로 개개인의 신앙검증을 받는다. 다음은 대학원을 진학하고 나서는 성당에 거주하면서 청소년신도를 지도하는 임무를 갖는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사제 서품을 받는데 이때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대다수이다. 군대는 대체로 대학중에 다녀오는데 군종신부는 서품 후에 다시 군대에 재입대하여 선교한다.
서품 후에는 각 성당의 보좌신부로서 일을 하다가 성당의 주임신부를 한다. 이때 나이가 대체로 30대 중후반이 된다. 경우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이와같은 과정을 밟는데 주목할 것은 천주교는 철저히 인재를 각각의 역활을 부여하여 관리하고 육성한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조계종 교육은 어떠한가. 가장 기초교육이라 할 수 있는 행자교육원만 보더라도 집단적인 갈마와 집단적인 교육 후에 어떠한 개개인의 대하여 인터뷰나 관찰을 한 적이 없다. 사미계를 받고 각자의 개별적인 생각에 따라 우왕좌왕하고 심지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소재파악조차 안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한 은사스님의 의사도 없이 제멋대로 하다가 승적을 삭제한다고 해서야 겨우 말이 먹히고 그것도 기본교육을 이수하고 비구계수지 후에는 아예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파악도 안 되는 실정이고, 심지어는 10년에 한번하는 승려분한신고 하는 것조차 버젓이 혼인상태인 것도 있는 것이 조계종의 현실이다.

사회활동연령 점차 낮아져…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보면 일을 핵심적으로 하는 연령이 낮아져 40대의 명퇴는 부지기수이고 이제는 30대의 명퇴자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국가를 경영하는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들의 연령이 계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이런 것은 차치하더라도 사십대 중반이면 체력적이나 정신적으로 뜻을 세우고 추진하는 나이이기보다 생각을 접을 나이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 이 나이가 되면 새로운 일을 벌여서 힘있게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정리하는 시점이다.
불교 청소년포교의 근원적인 문제는 포교할 지도인력의 부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불련이나 기타 청소년단체에서 법문을 해주고 신앙심을 심어줄 법사스님의 부재는 하루이틀 방기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포교의 첨단에 서 있는 말사주지와 본사국장의 노령화는 더욱더 청소년포교뿐만 아니라 신도포교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나이가 일정 정도 먹으면 아이들과 어울리기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가 느끼는 현실이다. 청소년은 젊은 스님들이 보다 가깝게 느껴지고 서로 이해의 폭이 넓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노령화는 새롭게 일을 진행하기보다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고 자기의 주관이 잘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말사 행정은 주무관청의 공무원의 연령이 대부분 낮고 같이 일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연령이 낮은 관계로 더욱 서로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현재 종단 본사국장의 상당수가 말사주지를 겸임하고 소임을 보다 보니 자기의 역할에 충실할 수가 없으며 상당수의 말사주지스님 연령이 노령화하여 지역에서의 불교적 위상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기복적인 불교의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겨우겨우 현상유지에 급급한 실정이다. 그나마 작은 말사는 아예 주지를 구하지도 못하여 겸직하거나 주지에 임명되더라도 빈번하게 바뀌어서 그 역할 수행이 제대로 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구계 수지 후의 승랍 기산은 승단의
위화감과 노령화를 부추겨…
90년대 이전 출가자의 학력을 보면 고학력자가 많지 않지만, 90년대 이후 출가자의 학력을 보면 고학력자가 갈수록 많아져 대졸자가 절반 정도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전반적으로 한국사회가 고학력화 되었고 출가자 자체도 멋모르고 출가하기보다는 나름대로 입지를 세우고 출가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볼 때 3급 승가고시의 의무과정은 이수하는데 4년이면 끝나는데, 자격제한을 95년 출가자부터 승랍 기산을 비구계 수지일로 하면서 4년을 더 늘리는 것은 한국불교의 현실을 도외시하지 않았나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에 각 개인에게 시간이 주어지고 있으므로 인하여 자칫 이 기간에 작게는 무위도식자로 전락할 우려도 있으며 크게는 상당수가 연령의 고령화로 인하여 의욕이 상실되어 더 이상의 대사회적 실천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치열히 수행하는 스님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의무과정을 살펴보면 전문교육과정을 이수하여야 하는데, 이는 많은 수를 수용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고 그리고 더 많은 전문교육기관의 증설이 힘들어 설사 수용을 한다해도 많은 스님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대다수의 스님들이 선원으로 몰리는데 의무안거 4안거에 전문교육과정 대신 4안거, 이래서 8안거를 나고 기초선원을 나온 스님은 대체할 다른 방법이 없어 8안거를 또 나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선원안거를 하는 스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선원의 수용인원이 한정되었는데 인원만 늘어나니 방부가 쉽지 않고 또 의무안거수의 증가가 선방의 정진 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선원안거를 많이 했다 해서 모든 것을 해결하여주지는 않는다. 4년이면 8안거를 마칠 수 있는데 10년이란 기간설정은 스님들을 그만큼 느슨하게 할 뿐 아니라 자칫 다른 수행을 경시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일례로 절에서 기도 수행하는 것에 대한 배려는 없다 보니 각 사찰마다 기도하는 스님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말사소임에 대한것도 특별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자칫 이름만 올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안거를 2번 난다 해도 6개월이면 나는데 남은 6개월이란 시간을 정진하는 스님도 있겠지만 많은 스님들이 특별한 소임 없이 지낸다는 사실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포교나 다른 분야에 열정이 있던 스님들도 선원에 있으면 포교나 일에 대한 의욕을 접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승려 전문인력 양성이 관건
수행을 하고자 하는 스님이라면 확실히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고, 포교나 행정을 할 스님은 거기에 맞게 전문인재로 양성해야 할 것이다. 종교는 그 종교가 지향하는 엘리트를 양성하지 않고는 그 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가 없다고 본다. 조계종의 미래는 각 분야의 엘리트 인재를 종단에서 얼마나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수행 부분에서도 각자 알아서 수행하라고 방기할 것이 아니라 공부를 지도하고 점검할 수 있는 스승과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것이며 각 직능별, 계층별 포교는 그만한 지도자를 양성하지 않고는 분야별 포교에 성과를 나타내기 힘들다.
그리고 양성만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역량에 맞는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인재가 있어도 사장되고 말 것이다. 일례를 들면 외국에서 오랫동안 유학하다 귀국하고 보니 자기의 역할이 없어 선방에 들어왔다고 한다. 학문이라는 것은 몇 년만 놓아버리면 녹슬어버리는 것인데 이제는 역할이 주어져도 할 자신이 없어져버린 것이다. 전문인력이 자기 일을 찾아다니기보다는 종단에서 전문인력에 대한 파악과 함께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종단차원에서의 인재양성에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개별적인 차원이나 문중차원에만 맡기어 문중의 역학관계로 인해 많은 인재가 사장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해야할 때이다. 종단차원에서 직접 관할하여 지도 인력을 양성하고 역할을 주어 육성하여야 할 것이다. 조계종 청사의 건립과 발맞춰 많은 스님들이 종단업무에서뿐만 아니라 포교나 대사회적인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여 거기에 대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다른 종교단체 예에서 찾아보면 대만의 불광사, 천주교, 원불교에서는 그 종교의 성직자를 최대한 그 종교를 위하여 기여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하고 점검하면서 더불어 노후복지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도록 보장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대사회적인 일에도 개인의 명망과 열정만 갖고 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이제는 종단차원에서 인재를 양성하여 역할을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조계종의 인재양성 프로그램과 인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보여진다. 이것은 다른 단체(대만 불광사, 천주교, 원불교)의 사례를 조사하고 연구하면 조계종만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공간의 문제를 제기한다면 개운사를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이제는 외형적인 불사에 치중하기보다 인재를 길러내야 할 때이며 청사의 개원과 동시에 그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일에 종단의 인재를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최근의 조계종 조직 진단에 있어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은 현 사회를 지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얼마나 양성하고 육성하는가의 문제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포교하지 않는데 출가자가 증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청소년 포교의 감소는 결과적으로 출가자의 노령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며 나아가 승려는 감소할 것이다. 출가자의 불교적 감성의 부재도 점차 증가되고 있다. 다시 이것은 불교신도를 질적 양적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제는 승가의 교육을 이야기하며 포교를 분리해서 보는 시각은 버려야 한다. 승가의 교육은 승려의 자질 향상과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의 수행과 불법홍포를 위해서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종단행정의 외형적인 부분에만 안주할 게 아니라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육성할 때만이 한국불교의 비전이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