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획이나 일이 추진되려면 많은 시간을 두고 자료조사를 하고 여러 가지의 사항을 고려하여 시안을 작성하고 검토하고 최종결정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승려의 참여는 많은 부분 결정과정에서의 참여이고 그나마 전문성이 많이 결여된 상태가 많다 보니 장기적인 안목의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고 추진되던 일마저 소임자의 취향에 따라 중단되어지는 일이 많은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종단의 기획행정은 더욱더 재가 종무원에 의한 의존도가 심화되어 이제는 단순 보조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결정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스님들의 일 처리조차도 재가 종무원을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며 일의 판단 여부의 결정까지도 재가자에 의해 기획되고 결정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을 찾는다면 종단의 기획업무나 행사진행업무에 스님들의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앞으로 중요사찰 주지나 각 국장 임명요건에 있어 일정기간(1년이나 2년) 종단의 업무참여를 시킨다면 행정경험과 기획역량을 배양하는 계기가 되리라 보여진다. 이것은 스님들이 책임 있는 소임을 볼 때 각자의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리라 보여진다. 현재의 불교포교의 문제는 지도인력을 얼마나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종단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수행하고자 하는 스님들에게는 거기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여야 하고 포교행정을 비롯한 대사회적인 일을 하고자 하는 스님들에게는 그것에 맡는 역할을 부여하고 그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리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리라 보여진다.
최근의 십여년 사이에 총무원의 제 분야에 재가 종무원의 인적 확대가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종단의 대부분의 업무가 재가자만의 논리로 기획되어지고 있는 측면이 있어서 출가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곳곳에 있는 것 같다. 사안에 따라서는 재가자가 보는 관점과 출가자가 보는 관점은 다를 수도 있다. 이것을 간과한다면 업무추진에 많은 시행착오를 가져올 수밖에 없으리라 보여진다. 다른 종교를 예로 보더라도 천주교나 원불교의 시스템을 참고하여 본다면 출재가의 역할분담의 방향이 설정되리라 보여진다. 소임을 맡기려고 해도 사람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종단 차원에서 관리하는 인재의 부재도 있다고 본다. 이제 하루 속히 문중 차원이나 본사 차원에서 맡겨두어 각종 이해관계에 얽히어 인재가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종단 차원에서 직접적인 인재양성과 관리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본다.
끝으로 종단의 행정은 불교적인 가치기준에 의해 기획되어지고 실행되어질 때만이 종단의 역할을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스님들의 참여를 통해서 종교적인 가치부여가 되어지고 이후에 직접적인 결정과정에 참여할 때 올바른 판단의 지견이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결정과정에서도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로 인해 올바른 결정과 일의 추진이 힘있고 신속하게 되리라 본다.
새로운 집행부의 출발을 보며 희망과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