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재동자는 선주 비구께서 말씀하신 무애의 법문인 지혜광명법문을 생각하며 남쪽으로 발길을 서둘러 자재성이라는 드라비다인의 마을로 향하였다. 마을에 이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인파를 해치고 앞으로 나아가니 미가 장자가 훌륭한 사자좌에 앉아 사람들에게 전자륜장엄轉字輪莊嚴법문을 연설하고 계셨다. 미가 장자는 유명한 의사이기도 하였다. 선재동자는 합장 예배하고 여쭈었다.
“성자님, 저는 최상의 깨달음을 구하며 발심하였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살행을 익히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깨달음을 구하는 보살의 맹세를 지킬 수 있는지, 어떻게 모든 법문을 밝히는 지혜의 광명이 생기는지, 모든 법의 의미를 음미함에 전념하면 얻을 수 있다는 보살의 삼매의 힘은 어떻게 완성되는 것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이런 물음을 들은 미가 장자는 선재동자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서둘러 사자좌에서 내려와 동자에게 합장 예배하였다.
“착한 이여, 당신이 무상의 깨달음을 구하며 발심하는 것은 대단히 훌륭한 것입니다. 당신은 모든 부처님의 계보가 끊어지지 않게 노력하는 분이며, 모든 욕망에서 벗어난(離欲) 방편을 밝히려고 전념하시는 분이며,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나아가시는 분이기도 하며, 모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보호받고 계십니다.
착한 이여, 저의 생각으로 이런 보살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하시는 분들이며, 모든 중생에게 있어 부모와도 같으며, 고뇌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평안한 곳과 같으며, 여러 공포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는 생기이며, 지혜의 광명의 빛을 발하는 태양과 같고, 유혹하는 마귀의 힘을 없애는 용기이며, 광대한 법문의 비가 오게 하는 구름이기도 하며, 법이라는 바다의 항로를 가리키는 뱃머리이며 모든 중생이 윤회전생의 강을 건너게 하는 다리와 같습니다.”
이렇게 미가 장자가 보살들을 상찬하며 선재동자를 칭찬하니 무슨 일인지 신비롭게도 장자의 얼굴에서 광명이 흘러나와 그 빛을 받은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며 환희에 가득 찼다. 사람들은 미가 장자의 전자륜장엄이라는 법문에 젖어 무상의 깨달음을 향한 불퇴전의 굳은 의지를 다짐했다. 미가 장자는 설법의 사자좌에 다시 앉아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착한 이여, 나는 묘음다라니의 광명이라는 법을 압니다. 이로서 나는 삼천대천세계의 여러 신들의 언어에 정통하고 사람이나 가축, 지옥에 태어난 자들의 말을 잘 압니다. 나는 여러 중생의 목소리이든 언어이든 이름이든 방언이든 모든 언어의 바다 같은 도를 깨달았으며 그것은 동방 남방 모든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모든 언어에 정통합니다.
그렇지만 착한 이여, 나는 이러한 모든 언어에 정통한 묘음다라니의 법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래도 모든 세계의 중생의 가지가지 잡다한 말이나 주장하는 바나, 호칭이나 서술의 바다에 있는 보살들의 수행이나, 모든 중생의 음성의 영역에 들어가 수레바퀴와 같은 문자를 회전시켜 분류하는 것에 통달한 보살들의 수행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가십시오. 여기서 남쪽에 바나바신, 즉, 주림住林이라는 땅에 해탈이라는 이름의 장자가 살고 있으니 그에게 어떻게 보살행에 전념하는지 어떻게 숙달하며 어떻게 명상할지 물어보세요.”
선재동자는 이미 생긴 신심을 체현하며 선지식이 통달한 일체지를 눈앞에 느끼며 눈물을 흘리고 미가장자에게 예배하고 길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