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재동자는 덕운 비구가 말씀하신 제불상념의 광명이라는 법문을 새기며 남으로 향하였다. 많은 부처님들이 차례로 출현하시는 모습이란 어떤 것일지, 부처님을 뵐 수 있을지, 그러한 보살의 명상법은 어떠해야 할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부처님의 하늘을 우러러보며 남으로 남으로 향하였다. 어느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해문국에 도착하여 해변에 앉아 계신 덕운 비구를 뵈었다. 동자는 합장하는 즉시 여쭈었다.
“성자님, 저는 무상의 깨달음을 구하며 발심하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살은 끊임없는 생과 사에서 벗어나서 보살행을 이룰 수 있을까요. 어떻게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취의 창을 닫고 승천과 열반에 이르는 창을 열 수 있을까요. 욕계, 색계, 무색계, 삼계의 도성을 문을 타파하여 모든 것을 깨달은 성자의 성문을 어떻게 열면 됩니까?”
“착한 이여, 그대가 무상의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발심하였다고 하는 것은 실로 좋은 일이지. 나는 이 땅에서 12년간이나 넓은 바다를 보아왔다. 바다는 끝없이 넓고, 깊으며 때묻지 않고 맑으며 그 깊이는 잴 수도 없다. 이 세상에 이런 바다는 또 없다고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바닷속에서 커다란 연화가 나타났지. 그 줄기는 금강보석이며 그 화관은 유리, 잎은 황금이며 백단향의 화탁으로 장식되어 화심은 마노로 되어 있었다. 그 크기로 말하자면 마치 바다와 같았지. 그 대연화 위에 셀 수 없이 많은 천왕이 천상의 눈부신 향료를 뿌리며, 용왕이 향수의 비를 내리게 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전륜성왕이 칠보를 손에 들고 공양하며 셀 수 없이 많은 바다의 신들이 나타나 합장하였지. 자세히 보니 그 대연화 위에 한 분의 여래가 가부좌를 틀고 설법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그 여래의 얼굴의 신비함이란 광륜이 빛나며 위엄이 넘치며 깨끗하고 자재한 변설을 하고 계신 모습의 신비함이란 여래가 뇌명을 울리며 중생에게 설법하고 중생에게 은혜를 베푸는 모습의 신비함 등 다양한 신비를 보았지요.
그러자 여래는 손을 뻗어 나의 머리를 쓰다듬고 보명이라는 법문을 해주셨다. 그 법문은 모든 여래의 경계를 밝히고 모든 법문이 화합하는 모습을 밝히고 모든 중생의 마음 깊은 곳을 밝히며 모든 중생의 염원에 응해 교화하고 모든 중생의 근기를 밝히는 것이었지. 나는 이 보명이라는 법문을 배우고 마음에 새겨 사람들에게 널리 알렸다네. 그 법문의 배움에 필요한 땀이란 바다의 물만큼이었을까. 그걸로도 모자란 것이었지.
착한 이여, 나는 실로 이렇게 보명의 법문을 배우고 익히며 체계를 세웠다. 하지만 나는 단지 이 보명의 법문을 알고 있을 뿐이네. 어찌 내가 다른 보살행을 알며 그 공덕을 말할 수 있겠는가. 가십시오. 이 땅에서 백리 정도 남쪽에 사가라티라, 능가라는 해안의 나라가 있어 선주라는 이름의 비구가 계실 것이오. 그분에게 가서 물으시오”
선재동자는 해운 비구에게 작별의 예배를 드리고 남으로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