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국에서는 항상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부지런한 스님 밑에서 보조를 맞추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가끔은 스님의 거침없는 추진력에 못 따라 갈 때도 있을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지루하지가 않고 늘 새롭게 다가온다. 힘든 하루하루 속에서도 웃으면서 지낼 수 있는 건 다양한 변화를 맛보기 때문인 것 같다.드디어 5월 7일.
어제 하루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려 걱정거리를 더해주더니 다행히도 오늘 아침에는 안개와 구름만 잔뜩 끼고 비는 멈췄다. 그래도 어째 불안 불안하다. ‘부처님 제발… 비는 뿌리지 마세요….’
할 일은 무지하게 많은데 머릿속은 정리가 되질 않는다. 어쨌든 뛰어다니느라 바쁘고 정신없었다. 고무신 밑바닥이 다 닳아버릴 정도로… 사실 다 닳아버렸다..도움이필요한 곳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살핀다. 적재적소의 투입~!!! 자봉의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
오후 3시… 보경당 앞마당에 준비가 한창이다.
아까부터 야로고등학교 학생들이 좌복을 깔고 있다. 30분이 지나도 1시간이 지나도 계속 깔고 있었다. 어찌된 일일까? 두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이유인즉 깔고 나서 쉴 만하면 번갈아 스님들이 오셔서 모두 한마디씩 잔소리를 하고 가시는 거였다. ‘이렇게 깔면 안 된다’ ‘방향이 이게 아니다’ ‘다시 깔아라’ 모두 시어머니가 따로 없었다. 나중에는 깔다 깔다 지쳐 좌복 위에 주저앉은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아무튼 사연 많은 좌복이다. 스님들은 그 좌복이 두 시간에 걸쳐 완성된 학생들의 작품인 걸 아실라나? 아무튼 엄청 고생했다.
6시 50분 어스름 저녁 해가 진다.
7시가 다가온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마음으로 이미 화엄의 세계를 맛보고 있는 것인가…. 아~ 흥분된다.
둥~~둥~~탁~! 탁~! 둥둥둥
법고소리가 안개 낀 가야산을 휘돌아치고 음악법회의 막이 올랐다. 마음속으로 울려 퍼진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
그동안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생각들이 봄날 눈 녹듯 사라져버린다. 화엄만다라라는 도수 강한 독주를 마시고 취해버렸다. 이 꿈속에서 한동안 깨어나기 힘들 것 같다. 음악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 서 있는 내가 새로워짐을 깨닫는다. 너무나 행복했다.
이런 행복함을 맛보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더없이 감사함을 느낀다.
마지막 피날레가 장식되었다. 꿈만 같은 시간 속에서 꿈을 꾸고 나왔다. 가야산의 짙은 어둠 속에서 초를 밝히며 너와 내가 모두 하나임을 느껴본다. 사방 천지에 화엄만다라가 활짝 피었다.
음악법회와 템플스테이를 겸하는 바람에 정말 정신이 없었다. 특히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변하는 우리 시어머니 일감 스님의 일정에 맞춘다고 더 정신이 없었다. 보경당 참선 프로그램을 잡아놨는데 갑자기 법당에서 법문을 하지 않으시나, 또 끝나고 보경당으로 안내했더니 사리탑에서 참선을 하자고 하셔서 갑자기 좌복을 다 준비해놨더니 또 날이 춥다고 안에서 하자고 하신다. 휴~~정말 그때 그때 달라요~^^ 못 말리는 시어머니가 따로 없다. 어쨌든 새벽예불부터 참선, 마당 쓸기, 사리탑 포행까지 모든 일정을 좌충우돌 무사히 잘 마쳤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자원봉사를 함에 있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이때가 아닌가 싶다.
음악법회와 템플스테이 모두 끝이 났다. 음악법회라는 새로운 장르를 1200년 역사 해인사에서 성공적으로 해낸 것이다. 그 자리에서 함께 자원봉사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스러웠다.
스스로에게 다짐해본다.
마음은 쉬되 몸은 쉬지 말며, 몸은 움직이되 마음은 흔들리지 말며,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피곤하게 하지 말자~!
여기서 보낸 시간들이 나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오늘의 나는 더 이상 어제의 내가 아니다.
그리고 내일의 나도 오늘의 내가 아니다.
매순간 새롭게 태어나는 진영이를 꿈꾸며 오늘 하루도 보람차게~!!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