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음악법회 “화엄 만다라”를 준비하며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 달의 이야기 - 정선구/공연기획사 A&A대표 2005년 05월 279호
5월 7일 주말의 해질 무렵,
꽃 향기 그윽한 산사에는
좌종坐鐘 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질 것이고,
대나무 피리와 비파소리가
피아노 건반에 실려
가야산 산자락을
가득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해인사 1,200년 만에
처음 열리는 음악법회,
‘화엄 만다라’는 불교 문화가
전해진 경로를 따라
인도와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의 음악가들이 함께
법음法音을 연주하는 것으로
기본 테마를 설정했다.
‘화엄 만다라’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곡은
해인사의 화엄사상을
바탕으로
불교문화 국가인
한국, 일본, 중국, 인도의 대표적인
불교 음악가와 스님, 불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협연곡이다.

보경당 앞마당에서
70여 명 스님들의 큰 좌종 소리가
묵직하게 울리면
12명의 사물놀이 연주자들과
30여명 불자들의
작은 좌종 소리가 뒤를 잇게 된다.
이어서 인도의 민속악기인
반수리(대나무 피리)와
중국 악기인 비파,
일본의 타악기
그리고 한국의 피아노 선율이
어우러지는
대규모의 합주가 연주된다.
법음의 극적인 부분에 이르면
가야산 자락 멀리서부터
다듬이 소리가 아련히 들려오면서
다시 자연스럽게 화음이 이뤄지고
다같이 대규모의 협연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해인사에서
처음 연주하게 될
‘화엄 만다라’의 흐름이다.

음악회에 앞서
일반 관람객들과
함께 행해지게 될
저녁예불 순서에는
해인총림 방장이시고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정이신
법전 스님의 특별한 법문이
있을 예정이다.
이 법문은 다시 즉흥 시조창으로도
노래되어 색다르게 불심이
전해지게 된다.
대금 연주와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판소리 합창,
대규모 불교합창단의 우리 나라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에 이어
관객들과의 탑돌이로
음악법회는 마무리짓게 된다.

신비로운 한국의 소리
-100여 개의 ‘방짜유기-좌종’
‘화엄 만다라’에서
처음 선보이게 될
대규모의 좌종 연주는
음악의 비전문가인
해인사 승가대학 등 70여 명의
스님들이 직접 ‘방짜유기’를
연주하여 신비로운
한국의 소리를 들려주게 된다.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의 독특한 합금비율(78:22)로
제작한 우리의 유기로
동양의 신비로운 소리를
만들어준다.
또한 주물기법과 달리
두드리는 과정
(네핌질, 우김질, 닥침질, 벼름질 등)을
거침으로써
‘방짜유기’만의
특징이 잘 살아난다.
이렇듯 서로 다른 금속이
합금되어 두들김이라는
단련 과정들을 거쳐
결국 하나가 되는 과정은
‘화엄 만다라’의 ‘우리는 하나’라는
진리와 연결된다.
헌공음악 ‘화엄 만다라’ 연주에
참여하는 일반인, 스님,
음악가는 인간세상을 구성하는
3부류의 인간이 하나가 되어
조화로운 음악을 만들어가는
화엄적인 소리를 뜻한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하게 될
100여 개의 ‘방짜유기’는
납청유기의 제작기법을 이어온
이봉주 유기장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이
특별히 만든 것으로,
악기로서 살아 있는 소리를
만들어낸다.
특히 ‘방짜유기-좌종’의 소리는
다른 유기의 일정한 음과는
달리 음이 흔들리며 변화하는
‘맥놀이’ 현상으로
해인사 사찰은 물론
가야산 일대를
신비로운 음악세계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5월 멋진 자연과 법문,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지는
가야산 해인사의 음악법회는
불교문화가
한층 대중들에게
다가서는 진정한 불교적 의미의
산사음악회가 될 것이다.
사찰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에
번잡한 마음을 벗고,
정화수에 기도하듯
고요한 몸가짐을
법보종찰 가야산 해인사에서
느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