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삭풍朔風이 지나간 자리마다 실상實相이 드러나고생사투탈生死透脫하여 견문각지見聞覺知를 거두었지만
본래면목本來面目은 신령神靈하여 오고감이 없으며 시방법계十方法界에 충만充滿해 있습니다.
무형무상無形無相하여 진용眞容을 뵈올 수는 없으나
두두물물頭頭物物이 감흥感興하고 지나가는 바람이 스님의 본분소식本分消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깊고 고요하여 형상形象은 없지만 우주만물宇宙萬物과 더불어 벗을 하고
비록 텅 비었으나 스님의 생사자재生死自在한 묘용妙用은
만상萬象을 통通해 나투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찾아도 볼 수 없고 떠나도 항상 우리 곁에 있는
전신탈거全身脫去한 스님의 면목面目이 어느 곳에 있습니까
산하대지山河大地가 이 마음을 벗어나지 않았으니 두두물물이
스님의 법신法身이요, 일월성신日月星辰이 스님의 본래면목입니다.
구하려고 하면 창용굴蒼龍屈에 빠질 것이요
얻으려고 하면 본분本分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스님의 입적入寂이 생사투탈生死透脫입니까
신명상실身命喪失의 허물을 드러낸 것입니까
생사투탈이라고 한다면 불구덩이를 면하지 못할 것이요
신명상실이라면 육도생령六道生靈들이 금대金臺에 오를 것입니다.
이것이 노화상老和尙이 우리에게 전傳한 서래西來의 일구一句입니다.
대중大衆은 회마會(알겠는가)?
정저홍진생井底紅塵生
고산기파랑高山起波浪
석녀생석아石女生石兒
구모수촌장龜毛數寸長
우물밑에서 붉은 티끌이 일고
높은 산 봉우리에서 파도가 치네
돌계집이 돌아이를 낳고
거북털이 날로 자라네□
불기2548(2004)년 12월 4일 숭산 스님 열반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