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문화포교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전”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이 달의 이야기 - 박재현 / 월정사 기획차장
2005년 02월 276호
흔히들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 말한다. 즉, 문화는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이 시대의 핵심코드이다. 불교 또한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찾아오는 신도를 대상으로 하는 포교방식을 탈피하여 찾아가는 포교를 통해 불법을 홍포하여야 한다. 특히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포교의 가장 좋은 방편은 다양한 문화행사이다. 산사에서의 문화행사는 사찰이 지역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함께 어울리면서 불교적 가치관과 삶의 모습을 전달하는데 있어 좋은 방편이라 할 수 있다.
찾아가는 문화포교의 길을 열었다는 과분한 평가를 받고 있는 월정사는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갈증과 욕구를 수용하되, 일회성 놀이문화가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행사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몇 가지 문화행사를 추진하게 되었다. ‘오대산 천년의 숲길 걷기대회’, ‘월정사 주지배 평창군민 족구대회’, ‘산사영화제’ 등이다. 이러한 문화행사를 치르면서 얻은 교훈을 통해 지역의 대표적 문화축제로서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전’을 기획하게 되었다. 축전은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개최하여 내외국인 5만여 명이 참여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전과 비슷한 규모의 문화행사는 대부분 전문 기획사에 의뢰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정사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사중스님들과 재가종무원들이 아이디어회의에서 나온 프로그램과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하였다. 이로 인해 문화행사에 대한 노하우를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다.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전의 모토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강원도의 대표적 축제”이며, 기획의 취지는 첫째, 오대제 축제위원회 중심으로 매년 9월 중에 개최되었던 오대제를 8월에는 “평창 산꽃약풀 축제”와 10월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전”으로 특성화하여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 지정되어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불교문화축제로 승화시키고자 함이며, 둘째로는 우리 역사서에 기록된 최초의 헌다의식인 보천태자의 헌다례와 자장 율사께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오대산으로 이운하는 의식을 재현함으로써 역사전통의 체험을 통해 불교가 우리 민족문화의 원형을 이루고 있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알리고자 함이다. 셋째, 한·중 오대산 불교문화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중국 오대산 스님들을 초청하여 한국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나아가 국제 불교문화교류를 확대하는 계기로 활용하며, 넷째로는 월정사를 지역주민들의 열린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체험의 기회를 확대하여 강원도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확대하며, 나아가 불교문화자원을 관광문화자원으로 활용하여 국가경쟁력 강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첫 날은 산천개광山川開光의 날로 대법륜전 점안식 및 낙성식, 보살계 수계법회, 개막식, 오대산 사진공모전 시상식, 석가모니 진신사리 이운식, 헌다례 및 육법공양, 행복등 밝히기와 탑돌이, 산사영화제 등으로 꾸며져 있고, 둘째 날은 심심부心心富의 날로 청소년 사생 및 백일장대회, 불교사물소리와 체험, 문화공연(사찰학춤, 중국오대산 스님 문화공연, 영산작법, 초등학생 라틴댄스공연, 불교합창단 향연, 국악 등), 연등빛과 음악의 만남, 산사음악회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셋째 날은 해우解憂의 날로 오대산 비로봉 명상등반대회와 ‘강원불교 문화재의 문화자원 활성화’ 학술 세미나로 회향하였다. 이 외 축전기간 내에 ‘보고 느끼고 나누고’란 주제로 다례체험, 유물로 보는 문수신앙 특별전, 중국 오대산 사진전, 전통등 전시회, 티베트탕카전, 서각전, 장애우돕기 주봉 스님 서묵전, 서예전, 탁본체험, 특산물 마당, 불우이웃돕기 자선 먹거리 장터 등의 다양한 장을 마련하였다.
이번 축전은 제1회로서 지역의 인지도가 약하고 준비기간도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추진하여왔던 문화행사와 사업들에 대한 긍정적 성과로 인해 강원도와 평창군에서 총 예산의 3분의 2를 지원받는 등 지역 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이끌어내었다. 특히 오대산 사진 공모전과 청소년 오대산 백일장 및 사생대회는 강원도 내에서는 유일하게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대상으로 하여 그 격을 높였으며, 지역민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축전은 강원지역의 대표적 일간지인 강원일보사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각 단위행사는 지역주민 및 신행단체들이 직접 참여해서 꾸미도록 하여 축전 자체가 지역의 축제로서 승화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문화행사로 인해 지역주민들의 경우 월정사의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지역주민들이 월정사의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결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월정사에서 청소년 문화탐방활동의 일환으로 평창지역 중고등학생 850명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중인 야단법석 관람을 추진하자, 지역의 라이온스클럽, 번영회, 청년회 등의 단체에서 차량 및 간식 등 천여만원 상당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사찰에서는 최초로 청소년 인성교육을 중·고등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게 되었으며, 이 학교는 강원도 인성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었다. 내부적으로도 활동이 지지부진하거나 와해되어가던 거사림회, 불교청년회, 불교학생회 등의 각종 신도·신행단체의 활동이 활성화되고, 회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바라밀회, 운전기사불자회, 대관령불자회 등의 신행단체가 새롭게 창립되고 있다. 이는 찾아가는 문화포교가 그 지역과 사찰 내에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나 기획안이더라도 실행할 의지나 마인드가 없으면 그림의 떡이듯,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결국 시대적 흐름을 읽고 대중의 욕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여 이를 한 발 앞서 실행하고자 하는 ‘찾아가는 포교’에 대한 주지스님의 열린 마인드와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월정사의 변화는 주지스님의 세상을 보는 안목과 열린 마인드, 사중스님들과 재가종무원들의 헌신적 노력, 지역주민과 신도들의 적극적 동참이라는 삼발이가 구축되어 이루어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월정사는 수행과 문화, 복지라는 삼대 기본방향에 입각하여 이 시대의 수행자상을 정립하고 바람직한 교구의 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고 있다. 많은 분들의 경책과 고견을 부탁드린다.
나무문수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