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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불교문화축제를 되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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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김희철 / 송광사 총무과장 2005년 02월 276호
승보종찰로 이름이 알려진 송광사는 그 이름에 걸맞게 많은 스님들이 수도 정진하는 수행도량이다. 고려 16국사를 시작으로 수많은 고승들을 배출하고 조계총림으로서 승가교육을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삼고 있는 송광사에도 시대가 바뀌어 감에 따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불교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매년 실시하던 여름수련회로는 그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이에 송광사에서는 문화와 환경이 21세기의 중요한 화두임을 인식하고 매년 음력 3월 27일 송광사 국사전에서 봉행되던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종재와 보살계 수계산림, 부처님오신날을 연계한 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축제였다. 당시 이라크전 발발로 인하여 축제의 주제는 세계평화기원 연등축제가 되었고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행사, 공연행사가 2003년 음력 3월 26일부터 4월 8일까지 진행되었다.
첫 시도치고 꽤 성공적인 성과를 일궈낸 연등축제는 순천시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고 2004년도에는 축제와 관련하여 전년보다 증액된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다. 축제의 기획과 진행과 관련한 순천시와의 협의가 늦어져 축제는 11월 3일에 열리게 되었다. 조계산의 단풍이 절정인 시기를 겨냥한 행사의 방향은 송광사의 역사와 전통 불교문화를 일반에게 널리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되었으며 이를 받쳐주는 공연행사가 기획되었다.
전통적인 불교 축제 기간에 열린 축제와 만추의 단풍을 배경으로 삼은 축제. 시기와 성격이 다른 두 행사를 통하여 쌓은 경험으로 송광사는 현재 2005년도 불교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과거 두 번의 행사가 나름대로 독특한 시기와 성격을 가지고 실험적으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그 속에서 송광사만의 색깔을 명확히 하고 일반인들에게 우리의 불교문화와 전통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그리고 지역민과 하나 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송광사 불교문화축제를 돌아본다면, 먼저 2년간 송광사가 축제를 진행하면서 그 중심에 모신 것이 있으니 이는 보조국사 지눌 스님을 포함한 16국사였다. 승보종찰을 상징하는 16국사를 배제한다면 승보종찰인 송광사의 불교문화를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16국사를 중심에 모신 것이 2003년도의 보조국사 종재, 2004년도의 16국사 진영 이운의식이다. 16국사 진영 이운의식은 16국사를 모시고 축제의 시작을 고하는 행사로, 그 행렬에서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송광사를 상징하고 축제의 중심을 잡는 의식으로서 매우 중요한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를 특화시키는 것이 숙제이다.
시대가 변하고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일반인들의 여가 활용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를 호기로 삼아 전국적으로 템플스테이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그저 보고 즐기는 여가문화가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여가문화로 그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반증한다. 불교문화축제도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읽고 기획하는 것이 중요한데 서울의 연등축제에서 이러한 점이 적극 반영되고 있다. 송광사에서는 일반인들이 종이컵으로 연등을 만들고 전통차를 시음하는 등의 참여 코너를 만들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으로는 보편화된 컵등 만들기와 인경체험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시키면서 좀더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 대중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보통 불교문화축제가 2~3일간 진행되므로 이 기간과 템플스테이를 접목시킨다면 순천이나 광주시내에서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송광사로서는 일반인들의 참여도나 호응도를 배가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축제의 예산과 관련하여 송광사는 2003년도의 경우는 총 축제 비용에 있어서 순천시의 보조금이 약 20%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4년도에는 상당히 증액되게 되었다. 불교문화축제에 대하여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후원을 하게 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보조금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관광만을 목적으로 하는 행사를 기획에서 배제할 수 없게 되는 단점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의 후원은 축제를 운영함에 있어서 매우 요긴한 재원이기는 하나 그 재원의 비중이 높아지기 전에 사찰축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사찰에서 원하는 불교문화축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힘이 된다.
이러한 색깔과 목적, 프로그램과 예산 등의 준비와 함께 사찰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동네에서 지자체 전체까지-의 지역민들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사찰이라는 특성상 축제의 운영에 있어서 신도회의 지원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축제라고 할 때는 사하촌부터 그 절이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크고 작은 참여가 축제를 축제이게 만드는 원천이 된다. 송광사의 2003년의 경우, 명상음악을 중심으로 한 공연무대와 국외의 예술인들이 펼치는 불교 문화공연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하였으나 지역의 문화예술인과의 관계를 잇지 못하였고 지역민들의 참여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기억된다. 2004년에는 광주지역 창작국악단의 공연 행사로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운영과 관련하여서도 2003년도의 축제가 종무소와 종무원들에 의해 진행되었다면 2004년도에는 지역 불교합창단과 청년회, 상가 번영회 등의 참여를 유발시켜 미약하나마 함께 만들어가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이러한 집행, 공연, 경연대회 등의 참여로 지역민들이 함께 한다면 불교문화축제가 지역의 중심 문화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간략하게나마 송광사에서 치렀던 행사들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짚어보았다. 일반인들에게 불교를 널리 알리고 결국 이것이 포교라는 점이 불교문화축제의 궁극의 목표라고 할 때, 불교문화축제는 단순히 유행처럼 지나가는 행사가 아니라 추진하고자 하는 사찰에서 문화축제를 통한 포교의 간절한 원을 세우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철저한 준비 속에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