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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의 또 다른 이름, 목판인쇄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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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김유신/축제기획 불무 대표 2005년 02월 276호
문화중심사회와 불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말했듯이 오늘의 세상은 ‘문화의 시대’이다. 보다 엄밀히 말하면 ‘문화중심사회’, ‘문화중심의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화중심사회’에서 불교가 도태되지 않고 사회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반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불교가 지닌 문화적 자산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는 문화적 자산을 일반대중들의 요구에 맞추어 가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욱이 ‘문화중심사회’에서는 여타의 종교에 비해 불교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지니고 있어 합리적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문화를 통한 사회와 불교의 건강한 관계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사회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하면서 해인사가 지닌 문화적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해인사 목판인쇄문화축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지역축제와 불교
2003년도 문화관광부에서 지정·지원한 ‘문화관광축제’를 중심으로 예를 들면 경주의 ‘한국의 술과 떡잔치,’ 하동 ‘야생차축제’, 진주 ‘남강유등제’ 등과 이외에 무안 ‘연꽃축제’ 등이 각 지역 사찰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활용 가능성이 높은 축제로 판단되고 이외에도 화순 운주사의 ‘운주축제’, 영주 부석사의 ‘화엄축제’, 대흥사의 ‘초의차문화제’, 향일암의 ‘일출제’, 전등사의 ‘삼랑성역사문화축제’, 월정사의 ‘천년의 숲길 걷기대회’, 송광사의 ‘송광사 불교문화축제’ 등은 지역 사찰이 중심이 되어 불교적 소재를 기반으로 한 지역축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해인사의 경우 사찰 전통으로 내려온 ‘3월 불사’에 맞추어 ‘팔만대장경 축제’를 개최하여왔고, 2003년과 2004년에 각기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 신청한 바가 있다.
팔만대장경 축제는 해인사만이 소장하고 있는 ‘팔만대장경’을 주제로 한 점, 팔만대장경의 이운경로를 재현한 역사성, 지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만든 축제라는 점에서 긍정성과 자기특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 고유 컨텐츠를 살린 프로그램의 부족, 사찰과 지역민, 행정기관의 유기적 관계형성 미흡, 홍보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팔만대장경 축제가 지닌 전통성과 순기능을 적극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보다 완성도 높은 축제로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하며 ‘해인사 목판인쇄문화축제(가칭)’를 제안해본다.

해인사 목판인쇄문화축제의 지향
먼저 ‘목판인쇄문화축제’는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문화를 꽃피운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국내 유일의 목판인쇄문화축제라는 점, 목판인쇄 전통의 재현과 교육적 체험, 목판인쇄문화의 다양한 응용, 팔만대장경의 교육·문화관광적 체험 등을 주요 목적으로 기획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해인사가 위치한 가야면, 나아가 합천군민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기획 초기단계에서부터 지역민과의 결합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행사 기간은 주말을 중심으로 3~4일 정도로 예정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기존의 ‘팔만대장경 축제’는 음력으로 기산하는 ‘3월불사’에 맞추다보니 주로 평일에 행사가 진행되어 지역민을 비롯하여 외부 관광객들의 참여가 저조한 편이었다. 이런 단점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주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고 행사 진행 역량에 알맞은 4일 이내의 집중된 진행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장소 선정시 해인사와 가야면 지역으로 행사지역을 집중화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기존 행사의 경우 합천읍과 해인사간의 거리는 차량으로 30~40분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 행사의 집중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외부 관광객들의 참여도 어려운 실정이었다.
‘목판인쇄문화축제’의 경우 해인사와 성보박물관, 가야면 일원으로 집중해서 행사장을 구성한다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판단된다.

네 번째, ‘팔만대장경 제작과정’ 전 과정을 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테마타운’으로 조성할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팔만대장경 제작은 목판인쇄문화의 결정판이요, 집합체이다. 그러므로 제작 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참여해볼 수 있는 형태로 행사장을 구성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즉, 목재 가공, 경판제작, 목각(판각), 인경, 한지제조 등 목판인쇄와 관련된 분야를 제조과정별로 구분하여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 3년~5년 정도 장기 전망을 갖고 시설투자를 해나간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축제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섯째,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재현 프로그램을 계속적으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팔만대장경은 제조과정의 신이로움, 보관의 과학성도 놀라운 일이지만 이운과정 또한 이에 못지 않은 독특하고 의미있는 소재이다. 이에 구간을 행사장 내로 단축하고 행렬 규모도 축소하되 행사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반복 운영한다면 기존의 노하우도 있는 만큼 행사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날에 있어 문화는 사회현상의 하나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흐름을 지칭할 정도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다행히도 불교계 안팎으로 문화에 대한 관심과 불교적 활용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오랜 수행전통의 창조적 계승과 현대적 활용을 통한 불교발전과 포교활성화의 모본模本이 되는 해인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불교가 불교인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생각하면서 오늘날에 있어 중생들의 공통근기인 “문화”를 통해 해인사의 새로운 천년이 열리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