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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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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 현응 / 해인사 주지 2005년 01월 275호
희망을 안고 을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인총림 결제대중은 여느 때와 같이 부처님 전에 감사와 서원의 예불을 올립니다.
가야산의 한겨울 풍광도 백설에 반사된 눈부심으로 우리들 가슴속을 따뜻이 비추고 새벽을 깨우는 산새의 울음소리가 천지에 진동합니다.
지난해 해인사는 방장스님 이하 원로 대덕스님 그리고 사부대중의 치열한 구도열로 가득한 언제 보아도 총림 그 자체입니다.

주지 취임 후 3개월여가 흘렀습니다. 총림 교구 발전위원회를 꾸려 4차에 걸쳐 대중의 여론을 수렴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종무소임 7직 이하 소임자들의 임명을 완료함으로써 종무행정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현재 종무업무를 현대적 통합시스템으로 구성하기 위해 종무소(사운당) 건물을 새로이 보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을유년에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도 해봅니다.
지난해 이야기되던 동판 팔만대장경 조성사업과 신행문화도량 건립사업은 지속적인 공개여론 수렴을 통하여 자연과 합일되고 21세기 사찰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대중적 불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을유년 새해에는 이러한 안팎의 상황들이 사부대중의 화합으로 공유된 의견이 원활히 풀려나가길 기원해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 해는 교계 안팎으로 격변의 한 해였습니다.
경제적 불황과 여야의 갈등으로 야기된 정치적 혼란은 국민들에게 경제적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을 함께 겪게 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개인주의적 사고가 사회 전반에 확대되며 웰빙 신드롬과 함께 새로운 사회적·문화적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과 반목, 불안과 절망이 우리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지만 현실에 머무를 수만은 없습니다.
진리에 대한 믿음과 수행만이 불안과 혼돈 속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서 밝은 눈으로 오늘을 직시해야 합니다.

을유년 새날 아침.
해인삼매의 법향기는 해인사와 인연하는 모든 사람들을 일깨워 진정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도록 길을 열 것입니다.
새해에는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 불자님들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바라시는 일들이 여의원만 하옵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