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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장원, 지성의 휴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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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이야기 - 일진 운문사 승가대학 도서관장 2004년 09월 271호
삼장원 지금의 이야기
삼장원은 운문사 승가대학의 도서관이다. 그리고 운문사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건축 연대로는 아마 운문사 40여 동의 건물 중 가장 최근의 것이 될 것이다. 1998년도에 시공하여 도서관으로 개관한 지 올해로 5년째.
운문사 도서관 삼장원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선 우선 외형적인 규모와 그 건축시기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겠다. 왜냐하면 1400여 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도 도서관기능을 했다는 건물의 기록은 보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그 속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형식이나 겉모양이 무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운문사 도서관 ‘삼장원’의 실제 크기는 668.88평방미터(약 210여 평)로 1층은 열람실과 서고, 그리고 도서 대출을 담당하고 도서관 관계의 전반적인 소임을 집행하는 도서 대출실과 자료 복사실이 배치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한옥건물의 2층(다락이라고 해야 정확하겠지만)에는 넓고 높아 누구나 완전히 서서 자유롭게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서고가 있다. 이곳에서는 고서古書·각종 논문류·학인들의 외전교재(60권 이상)들과 비디오 강의 및 법문자료 등을 소장하고 있다.

삼장원의 옛날이야기
삼장원의 옛날 명칭은 도서실이었다. 현재의 회성당 전산실 자리에 있었던 도서실은 외형적인 규모나 장서량 등을 감안하여 도서실로 부르라고 하셨던 강주스님(현 운문승가대학 학장 명성 스님)의 세심한 배려에서였다.
삼장원의 옛날이야기는 33년 전인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가 사집반 학인이었던 그 시절, 강주스님께서 방학을 맞아 학인들을 각각 본사로 돌려보내시면서 읽었던 책 혹은 본사에 여유 있는 책이 있으면 한 권 이상씩 가져오라는 당부를 하셨고 우리는 무슨 책이든 상관치 않고 이런저런 종류들의 책 200권을 모아 소규모 도서실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장주 소임을 내어 빌려보고 돌려보면서 현재 삼장원의 시초가 된 것이다. 그리고 여유 있는 책들은 군부대 및 교도소 등 필요로 하는 곳으로 보내기도 하면서 나름대로 도서관의 기능을 해 온 것이다.
세월을 거듭하면서 좀더 풍부한 장서들을 기증받을 수도 있었고 직접 구입할 수 있을 만큼 여건도 조금씩 나아지긴 했으나, 지금의 삼장원 건물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책을 보관할 만한 장소조차 여의치 못하였으니, 도서관의 태동은 이미 있어 왔으나 현재와 같이 제대로 구족한 도서관의 출범은 늦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도서관의 본래 의미가 좋은 건물 안에 훌륭한 책들을 많이 보관해 주는 ‘박물관’도서관에 있는 것이 아닐진대, 규모의 크고 작음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도서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일반적으로 도서관의 역할이라면 기록으로 남은 여러 가지 형태의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보관하고서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신속하고 효과적이며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겠다. 그 역할을 대체로 5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도서관 자료의 선택·주문·납본納本·구입·기증교환 등을 실행하는 수서收書의 역할
2) 도서관 자료의 서지적書誌的 분석과 해석을 행하는 목록과 주제에 의한 배열을 행하는 정리整理의 역할
3) 도서관 이용자에게 자료의 배포·선택과 이용을 편리하게 지원하고 관내·외의 열람 및 복사 서비스 등의 역할
4) 정보를 얻고자 하는 독자와 자료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질의에 회답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참고參考의 역할
5) 도서관 각 부서의 관리·각 기관과의 연락 및 홍보 등을 담당하는 관리管理 역할

이와 같이 온갖 도서·문서·기록·출판물 및 그 밖의 자료들을 모아두고 일반 대중들이 함께 볼 수 있게 된 시설로서 위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 우리들의 주지하는바 도서관의 일반적인 역할이다.

운문사도서관의 역할과 특징
운문사 도서관은 승가대학이라는 특성상 이용자들은 오로지 학인들과 교수스님들에 국한되어 있다. 그러나 도서관 소장의 불서나 외전 등에 관해서는 학인들과 외부사찰 특히 타승가대학의 정보를 서로 공유·교환하고 있다. KORMARIC 지원의 도서관 전산화 작업은 1998년부터 시작되어 현재는 16,000여 권이 이미 전산등록 처리되었고 아직 전산 처리되지 않은 장서는 5,000여 권이 있으며, 그 외 소장된 장서로는 80 화엄경 60질을 비롯한 금강경·능엄경·기신론 등 목판본 교재와 고서古書 5,000여 권이다.(목판본과 고서는 그 특성상 전산화하지 않고 별도의 고유번호로 관리함)
소장되어 있는 도서는 주제별 도서 분류 방법을 통하여 불교 관련 도서·일반문학·각종 원서·각종 사전류·교양도서·논문·정기간행물이 관리되고, 대장경에는 고려대장경·신수대장경 외 10여류가 소장되었고, 법문 테이프 200여 세트와 비디오 테이프 400여개·운문승가대학 출판부에서 발행된 도서가 20여종 5,000여 권이 별도로 소장되었다.
빛의 속도보다도 더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 시대에 비록 산중사찰이긴 하지만 학인스님들의 미래를 위해 도서관이 보다 효율적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교과 관련자료와 법문자료들을 모두 전산화하여 현재까지 150GB가량의 데이터 자료를 이미 작업 완료하여 활용 중에 있다.
또한 학인스님들이 도서관을 통하여 이 모든 자료들을 열람하고 관외로 대출하여 충분히 이용하며 사경·개인명상과 휴식·독서 등에 함께 할 수 있도록 150여석의 열람실이 항상 개방되어 있다.
어린 시절 도서관에 가면 지켜야 할 예절과 규칙이 있었던 것처럼 운문사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 모두가 기본적인 삼장원 습의를 함께 익히며 지킨다. 도서관 내에서는 묵언하기, 도서관의 책은 아주 소중히 다루기, 자신이 선택하여 본 책은 반드시 제자리에 본인이 정리하고 빌려가서 본 책은 약속된 기간 내에 정확히 반납하기(어겼을 경우 연체료가 부가됨) 등이 그것이다.
운문사 삼장원은 어린 시절에 찾았던 도서관 공간 같은 곳이기도 하지만, 학인들의 지식과 지성을, 그리고 신선한 문화를 창출해 가는 공간일 뿐 아니라, 바른 수행의 안내처이고 시공을 초월하여 스승과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열림의 장이며, 지성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이러한 운문사도서관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부각되는 특징을 가진다.

첫째, 모든 도서관 업무는 학인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둘째, 전산화로 인하여 도서의 대출과 반납 및 도서 검색과 분류정리 기능 등이 보다 신속하게 처리된다.
셋째, 충분한 교재준비로 학인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외전(4서5경) 등도 모두 대출이 가능하다.
넷째, 언제든 필요한 자료들을 즉시 복사할 수 있다.
다섯째, 비교적 바깥소식과 단절될 수 있는 큰방 학인스님들을 위하여 일반자료 및 중요한 언론의 기사 등 세상소식 및 불교계 이슈들을 스크랩하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도서관의 특성과 장점을 통해, 휴식과 긴장 간의 적절한 하모니를 이루며 진정으로 각자의 수행에 모태이며 심장이 되고 있는 곳이 바로 운문사도서관 “삼장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