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하안거는 매우 바쁘고 힘든 시기였다.흔히 우리는 어떤 시설을 비교할 때 그 규모로써 평가한다. 도서관의 경우 장서의 규모로써 평가한다. 도서관에 있어서 장서의 규모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이번 도서관 이전에서도 이 점은 기준이 되었다. 단순히 기존 도서관의 장서를 그대로 옮겨 놓는 것만이 아닌 10년 20년을 내다보는 도서관 이전이 되도록 하고자 해서였다.
또 장서의 규모와는 다른 문제이지만 희귀본과 고서의 수집도 절실한 문제이다. 이는 장서의 질적 향상을 통한 학문적 성취도를 향상시켜 주는 주요한 과제이다. 사실 부끄러운 지적이지만 선배 스님들의 희귀 필사본, 강본 등은 물론 고려대장경 인경본 전질이 우리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상당한 불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러한 자료를 수집하여 자료의 질적 향상은 물론 사찰 내 불교연구가의 연구 성과 향상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장가의 인식 전환과 관리체계의 수립이 절실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 이번 이전에서는 고서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하였다. 그러나 아직 서가와 보안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관리체계 가운데 도서 정보 전산화는 1993년부터 1998년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제작 보급했던 “KOLASⅡ”에 의해 입력된 데이터 복구로부터 시작되었다. 25,000여 권의 장서 가운데 9,900여 권이 등록된 이 데이터는 “KOMARK”라고 하는 체계로 입력되었다. 도스 버전이었던 “KOLASⅡ”의 데이터를 복구하여 윈도우즈 버전의 관리프로그램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도 진행중인 프로그램의 개발과정에서 도서전문가를 위한 많은 부분을 학인 소임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현재 해인강원에서 시도되고 있는 강원 교육방법의 변화에 맞추어 학보 검색과 논문, 잡지의 주제 검색기능을 추가하고 전산 파일의 검색과 실행 기능을 부여하였다.
도서분류의 방법 역시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분야인데, 이는 매우 전문적인 문헌정보학의 분야이다. 현재 해인사도서관은 한국도서분류십진법에 의해 분류되어 있다. 문헌정보학의 성과를 활용한 분류이기는 하지만 오랜 기간 이용자들 간에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것은 불교문헌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분류체계가 미흡하다는 점과 전문적 연구자가 아닌 승려 또는 불자가 불교문헌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KDC에서 220영역 불교도서에 배치하였는데 단단위와 소수점 이하를 세부적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불교문헌 영역을 표시하고, 저자명 코드영역 표기법을 단순화시켜야 할 것이다. 해인사도서관에서는 특히 저자명 코드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인 소임자에게 까다로운 문제이므로 도서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 생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관리체계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관리자의 문제이다.
해인사도서관은 학인들에 의해서 발의되고 설치되어 현재까지 학인들에 의해서 관리되어왔다. 여타 사찰 도서관 역시 이러한 틀에서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이전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이에 대한 개선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즉 사서를 채용하자는 것이었는데, 사찰도서관 그것도 강원의 학인을 주이용자로 둔 특수도서관으로서 신중히 고려해야 할 점이다.
아직은 학인 소임자를 중심으로 한 관리체계에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그것은 해인사도서관이 일반도서관과 같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개방도서관이 아니라는 사실과 출가수행자를 상대로 하는 특수전문도서관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한 것은 기본적으로 이용자와 관리자의 신분 차이 생활 태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위에 제기된 문제들은 교육법상 모든 강원은 일정 규모의 도서관을 설치하여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교육원과 각 강원들이 연계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쾌적한 열람실과 관리공간 확보, 고서 및 희귀본 창고, 도서수용공간 확대, 동선 안배, 장서 검색 용이성 보장, 전산자료의 활용등을 고려하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점들은 사찰도서관의 특수성과 전문성, 활용성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더욱 구체화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구광루를 도서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주지스님과 이전 공사 기간 동안 관심을 기울여 지도해주신 산중 스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