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보기


남해관음원

이전 게시물 다음 게시물
유마의 방 - 장영효 2004년 09월 271호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연일 열대야 현상으로 밤잠을 설쳐 피곤하다. 바다와 산으로 더위를 피해 서울을 떠나는 피서객들로 고속도로 정체현상이 매일 저녁 주요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신용불량자가 수백만 명에 이르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현실에도 더위는 못 참겠는 모양이다.
이번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위를 찾아가는 출장이 생겨 무더운 여름을 보내게 됐다. 중국 남부지방과 홍콩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 더위가 섭씨 40도를 웃돈다고 하니 살인적인 더위라고 할 수 있다. 첫 도착지인 장가계는 호남성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중국 최초의 자연공원이다.
약 4억 년 전에는 망망대해 였으나 지각변동으로 인해 깊은 협곡과 봉우리·계곡 등이 만들어졌다. 경치는 그야말로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답다. 기암괴석으로 형성된 크고 작은 많은 봉우리와 봉우리마다 울창하게 우거진 수목이 말로 표현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아름답다. 중국 사람들도 죽기 전에 이곳을 다녀가는 것이 평생소원 이란다. 주변에 볼거리가 많은데도 다음 일정관계로 아쉬움을 남기며 발길을 돌렸다.
사실 이번 출장일정 중 중국의 사찰을 볼 수 있도록 일정을 잡은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 차례 중국을 다녀왔지만 사찰을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다. 장가계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1시간 20분을 가면 그곳이 광주라는 도시이고 남해관음문화원이 있는 곳은 광주에서 약 30Km 떨어진 불산시에 위치하고 있는데 불산佛山이라는 도시이름이 시내의 작은 언덕 위에 세워진 불상佛像에서 도시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니 이곳이야말로 불국토인 셈이다.
옛날에는 광주보다 더 크고 발달된 도시였으나 지금은 전성기 때의 3분의 1에 불과한 소도시로 금속주물·비단 도자기·종이재단기를 제조하는 등 지금도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은 중국의 대표적인 명물로 꼽히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업도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남해관음문화원은 서초산을 배경으로 관음좌상이 있는 일대의 풍경구를 말한다. 서초산은 광동의 명산으로 남해시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다. 서초산 정상에 순동으로 만들어진 관세음보살상이 있는데 이 관음상은 서초산 밑에 어촌마을 여인들이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고 있는 남편과 아들의 무운과 복을 빌기 위해 돈을 모아 조성한 불상이라고 한다.
처음 조성된 연대는 알 수 없고 1986년에 복원되었다고 하는데 1998년 이곳에서 개광대전이 열려 대덕스님들이 집전하였는데 의식 직전에 날씨는 흐려 관음상은 구름과 안개로 덮여 있었다.
이때 의식이 끝날 때 하늘에서 부처님의 법안이 열리며 모습을 보이시고 대지는 온화한 빛에 젖어들었으며 관세음보살 머리 위로는 오색으로 방광을 하는 동안 온 몸이 황금빛으로 덮여 이곳에 모인 4만여 명의 신도들은 환희심을 갖고 관세음보살을 염호하였다고 하여 세간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규모로 해발 292M 산 정상에 모셔졌으며 높이가 61.9M(연좌대 높이 14.9M, 불상 높이 47M) 직경 36M 크기의 결가부좌상이며 연좌대 밑은 사방이 연못으로 수많은 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이곳 주민들도 관세음보살님은 어느 곳이나 중생들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안 나투시는 곳이 없고 복과 지혜를 주는 보살님으로 생각하며 관세음보살 육자대명왕진언 옴마니반메훔을 염송한다.
관음상 앞에 있는 안내문에도 중국어로 ‘대자대비 구고구난 관세음보살은 모든 중생을 구원하고 복을 준다’고 적혀 있다. 관세음보살상 내부는 5층구조로 건축되어 있으며 여러 편의시설과 함께 법당 내에는 수많은 관세음보살님이 모셔져 있고 참배하는 장소도 있다.
이곳 사람들은 대형 향을 불사르고 폭죽을 터뜨리는 것으로 참배를 하고 기도를 하는데 우리 나라 기도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언어소통이 안 되고 주변에도 물건 파는 상인들만 있고 마땅히 안내를 받을 만한 사람도 없어 궁금증만 더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크고 작은 많은 어려움에 닥칠 때가 있는데 우연히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나는 이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바로 관세음보살이라 생각한다.
어느 날 새벽기도를 마치고 법당 문을 나서니 폭우가 쏟아지고 있어 난감해 하고 있는데 알고 지내던 보살이 우산을 받쳐준다.
서로 인사를 한 후 “보살님이 관세음보살이네요.”하니 “어째서요?”라고 한다.
“이렇게 비 오는데 우산을 받쳐주어 비를 안 맞게 해주니까 관세음보살이지요.”
“듣고 보니 그러네요. 새벽부터 관세음보살이라고 하니 기분이 좋은데요.”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뜻하지 않게 도움을 받는 경우 나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나한테도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면 밝고 청정한 정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오늘도 새벽에 봉은사로 새벽예불을 가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