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로 1·2차 수련회가 끝났다. 스님들의 출가생활에 초점을 맞춘 해인사 수련회는 4박 5일에 걸친 단기출가 체험으로 그 어느 사찰 수련회보다 엄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해인사 홈페이지 수련회공고란에는 수련회 내용을 띄우지 않는다. 프로그램 내용을 보면 힘든 것을 예상하고 접수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또한 관리자의 지혜가 아닐까!수련회에는 다양한 경력의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눈에 띄는 것은 부부와 대학생들의 참여가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를 정년 퇴임하고 참여한 수련생들이 최고령을 차지하며 한 부분을 차지했고 직장단위의 연수차원에서 참여한 그룹도 많았다. 배낭여행 중 잠깐 쉬러온 학생, 군입대 전 각오를 다지기 위해, 복잡한 생활을 사색으로 정리하기 위해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조용히 이것저것 물어보시던 목사님, 신부님이 보냈다는 학생, 후반기대회의 참여정신을 굳건히 하고자 어머니와 함께 온 프로골프 선수, 공무원, 간호장교 등등 다양한 연령, 계층이 참가했지만 사찰수련회가 이럴 줄 몰랐다는 놀라움은 이구동성으로 똑같이 나왔다.
역시나 재치있는 진행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진 스님은 지난 겨울수련회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신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임산부가 태교를 목적으로 수련회에 참여했다가 반나절 참여해보고는 뱃속의 애 잡겠다며 급하게 하산했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전해온다고.
이번 수련회 역시 부부나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았다. 2차 수련회에 참여한 최충수, 서성애 부부는 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올라 내려오다가 경부와 대진고속도로가 갈라지는 부분에서 길에 대한 의견차이로 부부싸움을 한판 하고 화가 나서 돌아가려고 하다가 고생 좀 해보란 마음으로 일부러 참여했다고. 1080배를 마치고 서로의 땀에 젖은 모습에 더욱 부부애가 깊어졌다고 한다.
김은겸, 이교영 부부는 소감발표시간에 화장실의 입측진언과 발우공양을 얘기하며 이런 정신이라면 IMF나 힘들고 기나긴 인생역정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지 않겠냐며 불교의 생활화를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충남 천안에서 왔다는 이종기, 김관숙 부부는 “일찍 온다구 서둘러 왔는디유…”라고 말해 충청도다운 말씨로 수련생들의 박수를 받기도.
남매가 참여했다는 팀도 있었다. 남동생과 참여했던 이경민 법우님은 다음날 남동생이 사라진 것을 알고 한바탕 소란을 떨었는데…… 장마기간이라 하루종일 비가 오고 으스스한 사찰 밤분위기에 걱정을 많이한 누나는 습의사스님 몰래 공중전화로 집으로 확인전화까지 했었다. 알고봤더니 입재식 당일 밤에 담배 피우다 습의사스님께 걸려 일찌감치 깨달은 바가 있어 하산했다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벌에 발을 쏘인 누나는 고생고생하며 1080배까지 마칠 수 있었다. 동생의 하산이 책임감을 더욱 무겁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프리랜서라고 직업을 밝힌 이 청 수련생은 이번 수련회에서 세 가지를 꼭 완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첫째로 금연, 둘째로 졸지 말자, 세 번째로 1080배의 완벽한 회향이었는데 다른 것은 철저했지만 1080배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며 1080배를 위해서라도 다음해에 꼭 참여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기도.
한편 1차 수련회에 참석한 한 법우님은 위성안내시스템만 믿고 영천까지 내려갔다가 이 기계의 “유턴하세요”란 말을 듣고 다시 올라와 힘들게 수련회에 참여했다고….
수련회를 통하여 회향을 못하고 U턴한 수련생들이 많았다. 1차에 19명이 중도에 하산했으며 2차에는 불참자 9명, 귀가자가 14명이나 되었다.
1·2차 240여 명의 수련생들은 힘들지만 스스로에게 치열했던 하계수련회가 그립다며 해인사의 풍광, 습의사 스님들의 엄하면서도 친절했던 모습, 도반들과의 우애를 그리는 글들로 해인사 홈페이지를 메우고 있다.
꿈속에서까지 윙윙대는
습의사 스님들 말말말……
쪾이빨 보이지 마세요.
쪾남자화장실에서 건너편 여자화장실을 향해 “안 보인다고 막 하자는 겁니까!”
쪾거기 몇조 몇번입니까!
포교국장 현진 스님 말말말……
쪾해인사는 조계종에서 가장 터프한 절이다.예불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법당문앞에 “임산부 출입금지”라고 써놔야 될 입장이다.
쪾예로부터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스님은 해인사로 보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쪾수련회에 불만이 많겠지만 절에는 불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초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