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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총선을 희망과 상생의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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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이야기 - 김충관/수원 환경운동센터 2004년 04월 266호
오는 4월 15일은 17대 국회의원 선거일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299명을 뽑는다. 지역구 243명과 비례대표 56명을 선출하여 4년간 우리 나라의 살림을 논의하고 펼쳐나갈 대표를 뽑는 날이다. 바르고 깨끗한 선거문화가 정착된다면 이번에는 진실한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17대 국회가 새희망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그동안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돌이켜보면 돈과 연고, 색깔론, 그리고 상호비방으로 무조건 당선되면 된다는 식의 혼탁한 선거의 연속이었다. 당선된 후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는가 하면 급기야 국회의원 당선이 무효 처리되는 사례도 많았다.
17대 총선도 선관위의 엄정한 선거관리와 선거법 위반에 관한 엄정한 처벌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혼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후보경선과정에서부터 금품이 오가고, 인신비방과 욕설이 난무하는 걸 보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선거관리위위원회는 최근 식사대접과 향응을 받은 유권자에게 제공받은 향응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부과 방침을 통보했다. 하지만 해당유권자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점심 한 끼 얻어먹는다고 그게 무슨 큰 잘못이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사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러한 향응대접과 불법 선거운동은 우리의 선거문화 발전의 커다란 걸림돌이다.
선거는 정책에 대한 판단과 후보자의 자질 및 능력을 검증하여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라는 내용에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선거 때가 되면 이러한 원칙과 기본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
후보의 정책보다는 지연, 혈연, 학연 등에 얽매이게 되는 선거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2004년 3월 12일, 17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16대 국회에서 대통령탄핵안 가결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국회에서 국민의 의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을 탄핵 소추함으로써 이번 선거가 탄핵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이슈에 묻혀 정책선거는 실종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16대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선거문화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의 욕심에 의해 추태를 보여온 16대 국회, 이와 같은 전철을 또다시 밟지 않기 위해서도 이번 선거는 중요하다.

이번 2004년 총선에는 많은 후보들이 출마를 하고 있다. 평균 5.2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만큼 다양한 후보자들이 국가 비전과 지역 비전들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논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참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은 섣부른 것 같다. 상호비방 그리고 욕설, 기만, 욕심들이 국민들의 의견 수렴과 국민의 대표로서의 역할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로 치부되는 한 아직 우리의 선거문화는 선진적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선거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며, 또한 각 후보자나 정당이 내세우는 정책의 선택과정이다.
얼마 전 오랫동안 알던 지인이 후보자들의 이력이나 정책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내가 관여하는 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을 아는 것이 전부라고 말하면서 머리를 긁적인 적이 있다. 그렇다. 많은 국민들은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람이 국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온전히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매일 매일 부딪치면서 살아도 그 사람의 생각을 알 길이 막막한데 하물며 선거 시기에 반짝 나타나는 후보자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래서인지 우리는 정치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낯설어 하는 것 같다.
선거법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바뀐 선거법에 대해 후보들조차도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우리는 더더욱 내용을 인지하기 어렵다. 특히 바쁜 일상사에 쫓기는 서민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1인 2표제, 그리고 선거구 획정, 선거법 등 수많은 일들이 국민들에게는 소상히 알려지지 않은 채 개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비정상적으로 나쁜 쪽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뇌물을 수수한 국회의원들이 구속되고, 돈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 후보자들이 결국 선거에 나오지 못하는 과정을 보면 예전보다 우리의 정치는 많이 나아지고 있다.
그리고 정당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나뉘어지긴 하였지만 예전보다 지역색이 엷어지고 있고, 항상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색깔론도 이제 조금씩 없어지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이렇게 나아지고 있는 정치문화가 더 깨끗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관심보다는 관심을 통해 좀더 성숙시켜야 하는 게 우리의 선택이라고 여겨진다.
2004년 총선을 통해 우리는 제대로 된 선거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낡은 선거문화로 국민을 속이거나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그런 행태는 없어지도록, 그리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화합하고 그리고 자신의 미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토론의 장으로 이번 선거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유권자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후보자의 정책, 자질과 능력 그리고 정당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선택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평가를 통해서 죽임의 문화가 아니라 살림의 문화로 바꾸는 선거풍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선거권은 중요한 국민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흔히 찍을 사람이 없어서, 정치에 신물이 나서 투표를 할 필요가 있나라는 무관심으로 중요한 국민적 과제를 덮어 버릴 수는 없다. 만약 모든 국민이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정치문화는 개선될 수 없을 것이다. 항상 국민과 후보는 동떨어진 채 국회에서 우리의 살림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국민은 소외될 것이다.
선거는 우리의 대표, 대리인을 선출하는 과정이다.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서 정책에 반영하고 나의 살림살이를 윤택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선거에 대한 희망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들어서 많은 지역개발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도로, 경륜장 등 생명이 살아 숨쉬는 산과 하천을 헤집고 그리고 국민의 사행심만 조장하는 눈앞의 이익에 미래의 희망을 저버리는 일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선거시 눈앞의 이익보다는 미래의 희망과 온 생명이 같이 숨쉴 수 있는 삶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푸른 숲이 회색의 아파트가 되어 시원한 바람이 없어지고, 물이 더러워지면 우리는 그 수많은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번 2004년 국회의원 선거는 무릇 온 생명이 함께 숨쉬는 화합과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 상생의 국회가 되어야 한다. 서로를 끌어내리고 서로를 멸시하여 서로를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듬고 서로의 의견을 잘 조화시켜 모든 생명체가 그물코 같이 나눔의 장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