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스님은 치질로 고생해왔다. 증세가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지 하다가는 조금 좋아지면
미루고 미룬 것이 10여 년을 지내오게 된 것이다.
더 이상 미룰 상황이 아니라 큰맘 먹고 수술을 받게 되었다.
그리 소문낼 만한 병이 아니라 절 식구들에게는 그냥 지병이 있어 수술했다고만 알리고 말았다.
하지만 대중이 몇 안 되는 작은 절에 살던 S스님의 입원 소문은 금세 신도들에게 전해졌고,
무슨 병 때문에 입원했는지보단 그냥 스님이 2주간이나 입원을 했고
평소 몸집이 있던 S스님이 살이 많이 빠져서 돌아왔단 말이 퍼지게 되었다.
며칠 뒤 그 절에선 산사음악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S스님이 시낭송을 하게 되었다.
S스님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스님의 책을 통해 S스님에게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된
음악회의 사회자는 어떻게 스님의 수술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지
그날 스님의 소개말에서 “… S스님은 이 절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스님이구요.
근래에 수술을 받아 건강이 아주 안 좋은데도 자리를 빛내주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속히 스님이 건강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S스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물론 그 스님을 잘 알던 신도들과 스님들까지
S스님이 상당히 심한 중병에 걸렸나 보다 오해할 정도로 사회자의 소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음악회가 끝나고 도반스님들이 모여서 “스님 괜찮아? 정말 괜찮은 거야?”라며
우려의 말을 나누는데, 한 스님의 말에 그만 폭소가 터졌다.
“와! 아무리 스님이 병에 걸리면 ‘중(스님)병’이라곤 하지만
그렇게 죽을병에 걸린 것처럼 말하면 앞으론 아프단 소리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