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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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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엄변상도 - 김양수 2003년 11월 261호
글·그림 / 김양수 인연을 따라 산다는 것은
순리를 따라 산다는 것과 같습니다.
거역할 수 없는 것은 거역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갈 때
인연은 우리에게 옵니다.

무엇을 사랑한다고 이름 짓지 않고
무엇이 내 것이다 집 지어놓지 않고
무엇이 옳다 그르다 시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인연을 받아들이며 사는 것입니다.

나와 관계된 그 어떤 것들도
전혀 낯설지 않습니다.
스치는 바람, 발 밑에 뒹구는 낙엽까지도
내게는 더없이 소중한 인연입니다.

그동안 맑음을 말하던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가까이 다가왔던 인연을 보지 못하고
이미 나와 인연 맺은 것을 소홀히 하고
떠나간 인연에 대해 미련을 두었던
나의 혼탁한 마음을 맑은 하늘 앞에 내놓겠습니다.

이제는 방황하지 않겠습니다.
욕심부려서 얼굴 붉히지 않겠습니다.
미워해서 상처를 주지 않겠습니다.
불안해하며 방황하지 않겠습니다.

주위의 모든 것이 아름다운 아침입니다.
보이는 것 모두에게 감사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알뜰하고 귀하게 살아갈 수 있는 오늘입니다.
삶의 인연들이 더없이 소중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