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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心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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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숲 - 무무생 1999년 02월 204호
농부가 손톱을 깎지 않는 것은 손톱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일년 내내 흙 손을 묻고 살다 보니 손톱이 자랄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손톱이 긴 농부는 그 밭도 잡초가 무성합니다.
여린 손으로는 모 한 포기 진흙 속에 내릴 수 없습니다. 모를 심을 때 가끔 마다 진흙 속에서 자갈들에 부딪힐 때나, 손톱 속으로 흙이 가득 배일 때마다 아야, 아야 온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이 세상 찬바람 앞에서도 허리를 꺾는 갈대 같은 인생이게 합니다.
그렇습니다.
농부의 손이 산이라면 그 손톱은 바위와 같습니다. 산이 나무를 키우고 도랑을 내고 나물을 키운다면 바위는 그 산을 지키는 상징으로 남습니다. 그 바위가 곧 농부의 손톱입니다.
손톱의 그 단단함과 그 두께는 농부의 삶의 두께입니다. 농부 삶의 상징입니다.
수행자의 삶은 마음 밭을 가는 농부와 같습니다. 농부가 손톱 자랄 틈이없이 일하듯 수행자 또한 번뇌자랄 틈 없이 정진해야 합니다. 농부가 일을 놓으면 어느새 그 손톱이 자라나고 여려지듯 수행자 또한 마음의 밭을 가꾸는 정진을 놓아버리면 수행자의 밭은 번뇌 무성한 밭이 됩니다.
손톱이 자랄 틈 없이 일하고 번뇌가 자랄 틈 없이 정진한다면 진실한 농사꾼이라, 수행자라 하겠지요.
농부가 일없이 가을수매 값만 생각하는 것이 농부의 망상이라면 수행자의 망상은 지혜의 증장 없이 팔만대장경 무진 보배를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오늘 너와 나의 손톱이 너무 길어 있습니다.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행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당신의 손톱은 당신의 밭은 어떻습니까.
납월 팔일 성도절.
당신은 어떻게 새벽 별을 바라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