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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삼릉골 마애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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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影池 - 김대식 2003년 08월 258호
경주 남산 삼릉골 마애관음보살상 삼릉골 초입의 마애관음보살상에는 경배, 찬탄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나그네는 그러나 관음보살이 어떤 분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법화경을 뒤지다가, 관세음보살 보문품에서 이런 대목을 만났습니다.

“큰 불구덩이에 밀어 넣어도
저 관음의 힘을 생각하면 불구덩이 변하여 연못 되고

바닷물에 빠져서 용이나 물고기에 잡히게 되어도
저 관음의 힘을 생각하면 파도에 빠지지 않으며

높은 산 절벽에서 원수에게 떠밀리어도
저 관음의 힘을 생각하면……”

압니다, 나그네는 그 관음의 힘을 알고 있습니다.
신라 때, 희명이라는 여인의 눈먼 딸을 눈뜨게 해주고, 탈춤으로 고승 경흥의 병을 낫게 해주고,
태수의 딸을 사모하던 조신의 번민을 하룻밤 꿈으로 떨치게 해주고,
광덕과 엄장 그리고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의 성불을 도와준, 관음보살의 행적을 나그네는 알고 있습니다.

신라 때라면, 마애관음보살상이 이미 여기에 자리잡고 있었던 때가 아니겠습니까?
탈춤으로 경흥의 병을 낫게 해준 여승이나, 엄장을 꾸짖어 성불을 도운 분황사 계집종이나,
한밤 부득과 박박의 처소를 찾은 묘령의 여인은 여기 이 관음보살의 응신應身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나그네는 새삼스럽게 마애관음보살상을 바라봅니다.
관음보살의 시선은 그러나 아미타여래가 계신다는 서방정토 쪽을 향하고 있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