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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문제외면 골프장 확대... 환경정책 없는 참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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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리포트 - 해인 2003년 06월 256호
개혁을 표방한 노무현 정부의 탄생은 여러 개혁 프로그램 중 국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환경문제의 해결을 중요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취임 전 인수위원회 시절, 인수위원회에 환경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나타냈으나, 그때는 말 그대로 걱정수준에 머물렀다. 당선 이후 ‘경황이 없겠지’ 하며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의 몇 가지 사례를 보면, 환경에 대한 관심의 부족이 아니라 아예 ‘반환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녹색연합이 4월 8일 발표한 환경단체와 대학교수, 연구원 등 환경전문가 1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설문조사에 나타난 전문가들의 견해는 매우 비관적이다. 국가정책 중 환경정책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77.8%의 응답자들이 아무런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경기회복 후 환경정책 우선순위를 낮출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94.2%가 우리 나라의 환경문제를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개발위주의 정부 정책(50%)과 국정책임자의 환경철학 부재(23.1%)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에 비해 환경문제를 개선해 나갈지를 묻는 질문에는 44.2%가 ‘변화 없다’고 답했고 28.8%는 ‘나빠질 것이다’, 26%는 ‘좋아질 것이다’고 밝혔다.<연합뉴스 2003. 4. 8.>
대표적인 예가 새만금 간척 사업이다. 쌀이 남아돌아 휴경보상제(1헥타르의 논에 3년 동안 농사를 짓지 않으면 매년 300만원씩을 지급하는 제도)를 실시하면서 금쪽 같은 갯벌을 메워 농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바다를 막아 만경강과 동진강 물을 받아 호수를 만들면 농업용수로 쓸 수 있는 4급수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 환경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인데도 시화호의 실패를 뒤따라가고 있는 것 또한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안이다. 일단 바다를 막는 방조제 공사를 중지해 갯벌을 아예 죽이지 말고 활용 방안을 찾아보자는, 누가 들어도 합리적인 제안조차 무시되고 있다. 전북 부안 해창갯벌에서 서울 광화문에 이르는 305㎞의 거리를 3보1배로 고행을 하며 호소해도 메아리가 없다.
경유승용차의 도입도 그렇다. 정부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승용차를 2005년부터 운행토록 한다는 방침을 정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조치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육성이라는 논리이다.
골프장 건설 면적의 상향 조정도 경기활성화라는 명목을 내세웠다. 이전까지 골프장 건설 가능 면적은 시·군 녹지의 3%로 제한했는데, 5%로 늘렸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 경우 최소 14개의 골프장이 더 들어설 수 있게 된다.
골프장은 여러 사업 중 가장 반환경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특히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 문제점을 살펴보자.<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골프장에서는 잔디 이외의 생명체는 살 수 없다.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수십 만평의 대지에서 수백 종의 식물을 모두 걷어내야 하고, 흙 1g에 미생물이 1억 마리까지 살고 있어 생명체의 모태라고 불리는 흙을 40~70㎝까지 파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지표면을 고려잔디와 벤트그라스로 거의 덮어야 하므로 이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모조리 파내고 이것도 모자라 몇 만 년에 걸쳐 형성된 기름진 흙까지 파내어 버려야 하는 것이다.
수십만평의 골프장 지역을 경계로 동서나 남북, 혹은 상하나 좌우의 동식물 분포가 달라지는 생태계의 변동 사례도 발생한다. 산의 아래와 위, 산의 좌와 우에서 생활하는 동식물이 반대 방향으로 오가며 먹이를 구하거나 양분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수십 만평 골프장의 장벽으로 동식물의 생활통로가 가로막히는 것이다. 골프장이라는 인위적 장벽으로 골프장 주변의 동식물이 고사 또는 아사하여 사멸될 위험에 처해 있다.
골프장은 또 숲을 없앤다. 1997년까지 골프장 건설로 편입된 토지 약 210㎢ 가운데 약 65.9%인 139㎢가 임지林地이며, 체육 용지(전체의 24%)로 용도 전용된 임야까지 포함하면 골프용지의 대부분은 산지로부터 공급되고 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골프장 건설로 인한 산림훼손은 여의도 면적의 24배에 달한다. 특히 경사가 급한 산지가 전국토의 65%에 달하는 우리 나라는 외국에 비해 더욱더 심각한 삼림훼손을 경험하고 있다. 게다가 골프장 27홀 규모의 면적인 60만평에 서식하는 생물종은 1,000종 이상이 된다고 한다. 산림의 훼손과 함께 많은 생물종들의 터전 또한 사라지고 있다.
농약 살포도 큰 문제이다. 비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골프장 1㏊당 연간 비료사용량은 10.9Kg에 달한다. 골프장을 건설하기 전에는 이 지역이 농경지가 아니어서 비료를 줄 필요가 없었는데 골프장 건설로 비료를 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분말 비료는 물과 함께 뿌리는데 골프장은 비만 그치면 곧바로 골프를 칠 수 있을 정도로 물이 잘 빠지게 되어 있기 때문에, 물에 녹은 비료 중 반 정도는 잔디가 흡수하지만 나머지 반은 흙에 축적되고 일부는 배수가 잘되는 토양과 암석을 통과하여 구역 외 수역으로 유출됨으로써 빗물에 씻겨 내려가 주변 하천의 수질을 악화시킨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골프장에서의 농약사용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방류구放流口에 잉어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잉어는 수질이 오염되더라도 산소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어족으로 잉어 사육을 증거로 농약 오염의 무해를 입증할 수는 없다. 주변의 농약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골프장에서 유출되는 물을 받아 높은 독성을 줄이는 목적의 연못(14일간 저류)을 만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와 같이 비가 집중적으로 많이 오는 경우에는 저류조의 물이 넘쳐 농약으로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골프장은 지하수를 고갈시킨다. 골프장 한 개의 물 사용량은 1일 1천여 톤(18홀 기준 하루 600~800톤 사용)에 이르고 지하수를 파서 이용함으로써 인근지역의 농업용수와 식수를 고갈시킬 수 있다. 여러 개의 골프장을 동시에 건설한다면 지하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
지난 5월 11일 노무현정부의 ‘환경정책 실종’을 규탄하는 1,000인 선언이 있었다. 노무현정부의 열린 자세를 기대한다. 적색등과 황색등을 녹색등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요구가 참여정부에게는 부담스러운 기대인가.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