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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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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엄변상도 - 김양수 2003년 06월 256호
신화엄변상도 오늘은 깊은 농가農家에 몸과 마음을 놓았습니다.
낮과 밤이 따로 없는 듯 평화와 고요함이 가득합니다.
자연의 소리와 향기로 인해 이곳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개울물 소리 따라 길을 떠나보기도 하고,
들꽃 향기를 맡으며 그들의 속삭임에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밤바람에 묻어온 꽃향기에 놀란 듯 별똥 하나 떨어집니다.
나도 향긋한 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개구리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워봅니다.
“가 나 다 라 마 바 사……”
글자 놀이를 하는 것 같고
“1 2 3 4 5 6 7……”
숫자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촌로들의 시름을 달래주려는 아름다운 선율 같기도 하고
밤 깊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내 생각을 온통 정지시키고 있는 저 소리.

개구리가 무진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허상이라고 합니다.
와도 오는 곳 없고, 가도 가는 곳 없는 것,
인연 따라 맺어지고 인연 따라 흩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뒷날을 기약해 무엇하리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합니다.

별빛 달빛 받으며 법문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오묘한 힘만이
무게 없는 무게로 나를 누르고 있습니다.
세상이 다 변해도 변하지 않을
그들의 소리로 법문을 듣고 있자니 부끄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