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량석 때문에 일어난 재미난 일화가 또 있다.
어떤 거사님이 산사에서 처음으로 하룻밤을 묵었단다. 다음날 새벽예불에는 꼭 참석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고 객실 한 칸을 얻을 수 있었다. 이 거사님은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일찍 잠이 들었다. 새벽이 되자 도량석 목탁소리를 듣고 일어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량석 하는 스님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자라, 자라!”
‘더 자라’는 말 같아서 다시 잠자리에 눕자, 잠시 후에 스님이 또 이렇게 말했다.
“마라, 마라!”
이번에는 ‘자지 마라’는 말 같아서 다시 벌떡 일어났다. 스님들은 참 변덕도 심하다고 생각하면서 새벽예불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한참을 웃고 말았다. 알고 보면, 그 말은 도량석 때 외우는 천수경에 ‘신묘장구대다라니’ 염불이 있는데, 이 소절 중에 나오는 ‘자라자라 마라마라’ 의 내용을 천천히 끊어서 듣다보니 생겨난 해프닝이었다.
지금도 나는 예불을 할 때마다 불경스럽지만 재미난 상상을 해본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이 염불을 이렇게 대입하면 더 재미있게 들린다.
“석가홑이불, 석가홑이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