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선인거천재孤雲仙人去千載 고운 선인 떠난 지 천 년
삼산묘묘유고대三山渺渺有高臺 삼산 아득한 곳에 높은 대가 있네
안득수휴상인거安得手携上人去 어찌 하면 상인과 손잡고 가서
환득고운일소개喚得孤雲一笑開 고운을 불러 한 번 웃어볼까
라고 읊어, 오늘 호당헌이 그 곳으로 가는 길에 함께 손잡고 올라 천 년 전의 고운 선생과 만나고 싶은 간절한 희망을 피력했다. 이 시의 마지막 수에서는 ‘춘풍이 무한히 영남에 인다(春風無限嶺南興)’고 했는데, 이는 해인사가 영남에 있고 또 이 때가 마침 춘풍의 시기였기에 그렇게 읊었을 것이다.
당시에 고운을 매개로 이루어진 사가와 호당헌의 송별이 또한 운치 있지 않은가. 사가가 호당헌을 보낼 때의 절후가 아마 가야산의 춘풍이 이는 이즈음을 전후로 해서였으리라.□
필자 주 위의 시는 《사가시집》 권13에 <해인사로 돌아가는 호당헌 상인을 보내며(送浩堂軒上人還海印寺)>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인용한 시의 상인上人이란 말은 불가에서 안으로는 덕지德智가 있고 밖으로는 뛰어난 행실이 있는 승려를 일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