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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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그림마당 - 이철수
1993년 05월 135호
잣은 기 •혈을 보하고 기침을 멈추고 내장을 녹여 주며 속을 덥게 한다.
성미는 달고 따뜻하여 현기증을 낫게 하고 오장을 윤택하게 하며 배고픔을 잊게 한다.
해송자. 잣. 원산지는 우리나라.
책에 적혀 있기는 그러하고, 다방에 앉으면 다리 이쁜 색시가 날라다 주는 인삼차•쌍화차나 식혜 따위에 떠 있는 고소한 잣알 씹히는 맛이 떠오르기 십상입니다.
「조주록」에는 백수자라 하였으나 잣나무이기 마찬가지일 터. 천 년도 더 지난 옛적 그 잣나무가 이 땅에 지금도 청청한 것을 시기함은 아니되, 조주의 시절을 어서 보내고-이제 뜰 앞도 뜰 뒤도 없는 지 오랜 무정無庭의 시절에는 거기 걸 맞는 공안•화두도 찾아지면 좋으리란 생각하였습니다.
그 잣나무 어린 싹이 자라서 우리들 시절의 마음에 기 •혈을 보하고 입에 씹히는 잣향도 향기로우면 좋겠으나, 그 잣나무가 뜰 없는 시절 허공에도 뿌리내릴 수 있으실지?
한번 헛짚으면 우리 손으로도 잣나무 다 죽이지.